뉴스산업, 혁신적 비즈 모델은 어디에?
경기 불황으로 광고 수입이 격감하면서 언론계도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불황이 본격 현실화될 내년 초 이후의 생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꽤 높은 편이다. 당연히 광고 모델 이외에 다른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당위에는 다들 공감한다. '뉴스룸 혁신' 얘기도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일 터이다.
하지만 세상을 뒤흔들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대하는 건, 사실 굉장히 힘들다. 웬만한 것들은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언론의 변신이 힘든 것도 바로 그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을 터이다. 이런 고민은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닌 듯하다. 좀 지난 글이긴 하지만 온라인 저널리즘 리뷰에 '새로운 뉴스 비즈니스 모델들이 사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New business models for news are not that new)' 는 글이 실렸다. 꼼꼼하게 읽어보니, 꽤 흥미롭다.
실제로 요즘 나오는 혁신 이야기들 중 대부분은 1900년대 초반에 이미 한 차례씩 부르짖었던 것들이란 것이 이 글의 골자다. 주요 내용을 한번 요약해보자.
1923년 역사학자인 제임스 멜빈 리는 '미국 저널리즘 역사'란 책에서 대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 적 있다. 광고나 부수 확장에 얽매이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들 말이다. 그가 요약한 것은 크게 다섯 가지였다. 즉 기부 모델, 자치 뉴스 모델, 광고없는 신문, 종교 뉴스, 그리고 발행 부수에 대한 바추카포 적 접근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기부 모델. 이건 아마도 블로그 뉴스를 비롯한 많은 풀뿌리 저널리즘 사이트들이 관심을 가지는 모델일 것이다. 오마이뉴스도 한 때 자발적 기부 운동을 한 적 있다. 미국에서도 초창기에 기부 모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 적 있다. 하지만 당연히 이 모델은 제대로 등장하기도 전에 비판에 휘말렸다. 신문에 거액을 기부한 중 논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겠는가? 게다가 신문을 운영할 정도로 기부할 재력은 카네기 정도나 돼야 가능할 것이란 비판도 만만찮았다. 오늘날 이 모델에 가까운 신문은 '세인트 피츠버그 타임스'가 유일하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나온 것이 '자치 모델'이었다. 요즘 지역 특화적인 블로그 뉴스의 원조 쯤 될 것이다. 실제로 한 때 로스엔젤레스 지역에서 발행됐던 'Municipal News'가 자치 모델에 가까운 지역 특화적인 신문이었다. LA 시가 자금을 댄 이 신문은 자치 운영위원회가 관리했다. 자치운영위원은 시장이 임명한 세 명으로 구성됐으며, 무급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임기가 4년이었으며, 잘못할 경우엔 주민투표로 소환할 수도 있었다.
이 신문의 주된 수익원은 LA시가 지원하는 3만6천달러였다. 광고 수입은 부가적인 수익원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 신문은 주요 백화점 같은 대형 광고주는 받지도 않았다. 'Municipal News'는 지역 이슈에 초점을 맞췄으며, 전국 뉴스는 아예 다루지도 않았다. 이 신문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시에서 투표로 발행을 중단했다고 한다. 비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었던가 보다.
광고 없는 신문 역시 초창기부터 심심찮게 등장했다. 1911년 9월28일 시카고에서 모습을 드러낸 'Day Book'도 광고 없는 신문의 대표 주자 중 하나였다. 구독료만으로 운영됐던 이 신문은 처음 200부에서 한 때 2만2천938부까지 부수를 늘렸다. 하지만 1차 대전 이후 신문 제작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결국 몰락했다. 하지만 제작비 상승보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더 컸다. 백화점 광고가 없었던 탓에 여성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임스 멜빈 리는 '광고 없는 신문'에 대해서는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 그는 다음과 같은 '실현 불가능에 가까운' 전제를 달고 있다. 5만 명이 신문 한 부당 10센트(우리 돈 약 100원?)를 기꺼이 내고, 또 구독자 등록을 취소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면.
종교뉴스야 지금도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게다가 종교 뉴스는 매체 특성상 단기 수익 고민으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다 보니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처럼 아예 오프라인 신문 발행을 주간으로 돌리고 온라인에만 주력하는 등의 혁신도 가능하다. 그래서 제임스 멜빈 리는 "종교 신문은 혁신의 온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추카포 모델(Bazooka Gum Model)'이라고 명명한 것은 '자전거 일보'를 떠올리면 된다. 다양한 경품으로 독자들을 꼬이는 것이다. 1905년 미국에서 등장한 '데일리 오브 디트로이트(United States Daily of Detroit)'를 꼽을 수 있다. 이 신문은 자전거 같은 것들과 바꿀 수 있는 쿠폰을 증정했다고 한다. 물론 여러 장을 모아야 가능했다. 하지만 쿠폰으로 독자를 끌어모으는 것은 한계가 뚜렷했고, 결국 이 신문은 68일만에 망했다.
신문들의 비즈니스 혁신 고민은 1920년대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이 글 필자는 결론짓는다. 그 때도 답을 찾지 못했고, 또 지금도 여전히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과거를 돌아보면서, 미래의 길을 찾으려는 노력은 여전히 필요하고, 또 유효하다. 마치 '시지프의 신화'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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