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선 앤드류 설리번이란 인물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미디어 변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초미의 관심 인물로 부상했다. 스타 블로거인 그는 연초 1인 미디어 창업을 선언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 동안 앤드류 설리번은 자신의 블로그 디시(Dish)를 데일리 비스트 내에서 운영해 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데일리 비스트로 트래픽을 몰아주는 대신 일정 대가를 받아온 것이다. 그러다가 이젠 완전히 독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일리 비스트'란 이름이 생소한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웬 듣보잡?"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렇게 설명하면 좀 알까? IAC가 운영하는 데일리 비스트는 2년 전 미국 유수의 시사잡지 뉴스위크를 매입한 곳이라고. 나름대로 콘텐츠 업체로 탄탄한 기반을 과시하고 있는 곳이다.


앤드류 설리번은 The New Republic과 뉴욕타임스 매거진 등에 몸 담은 경력이 있는 언론인 출신. 그는 그 뒤 디시(Dish)란 블로그를 통해 미국 정치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기사를 써 왔다.타임, 애플랜틱에 이어 지난 2011년부터 데일리 비스트의 지원을 받으면서 글을 써 왔다. 







1인 미디어 실험, 첫 출발을 괜찮은 편


연초 설리번은 독립 선언과 함께 연 20달러를 내는 구독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7일 독자들로부터 약 5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공개했다. 50만 달러면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6억원 정도다. 이 정도면 1인 미디어로 몇 년 동안은 무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자금이다.


당연히 부럽다. 자신 있게 1인 미디어 선언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럽고, 또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2만5천명 가량의 구독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능력이 부럽다.


실제로 설리번은 독립 선언한 지 불과 며칠 만에 3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한다. 그 뒤에는 구독자 증가 추이가 급속하게 줄어들긴 했지만, 어쨌든 50만 달러 가까운 규모까지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아래 그림 참고) 





페이드콘텐트는 이 소식을 전해주면서 전통 미디어에게는 엄청난 충격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전통 미디어에 몸담고 있는 수 많은 기자나 능력 있는 필자들이 앤드류 설리번의 뒤를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리번의 1인 미디어 전략이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또 다른 인물이 있다. 바로 네이트 실버다. 네이트 실버는 지난 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귀신 같이 예측하면서 큰 인기를 모았다. 그 바람을 타고 'The Signal and The Noise'란 책을 출간해 꽤 많이 팔아 먹었다.


페이드콘텐트에 따르면 네이트 실버는 뉴욕타임스 전체 트래픽의 20% 가량을 몰아다주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가 콘텐츠 유료화 이후에도 어느 정도 트래픽을 유지하는 데 네이트 실버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네이트 실버와 뉴욕타임스간의 계약 기간이 조만간 만료된다고 한다. 당연히 네이트 실버는 뉴욕타임스에 엄청난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자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엔 독립하면 될 테니, 칼자루는 뉴욕타임스가 아니라 네이트 실버가 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이승엽이나 류현진 같은 인물이 구단에 대해 갖는 영향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내가 네이트 실버라면, 독립할 것 같다.


설리번의 독립이 미디어 지형도에 던지는 의미는?


이제 미디어 지형도는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전통 매체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반면 개인 브랜드에 대한 관심들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추세다. 능력과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프리 선언'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1인 미디어로 활동하면서 제대로 수익을 내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선)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민훈기 기자 정도가 그나마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민훈기 기자 역시 엄밀히 따지자면 네이버란 우산 아래서 활동하고 있다.




왜 우리나라는 안 될까? 란 질문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다. 안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이 작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의 인구만 따져도 엄청나게 다르다. 여기에 미국 사람들은 영어라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글로벌 독자들을 겨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얘긴 그만하기로 하자. 중요한 건 설리번의 이번 실험이 미디어 지형도에 던지는 의미다.


늘 해온 얘기지만, 갈수록 조직 보다는 개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다. 여론 소구력만 따지면, 이미 개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다. 설리번의 이번 실험이 의미를 갖는 것은, 1인 미디어로 돈을 벌 수도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드콘텐트 기사를 쓴 매튜 잉그램 기자가 지적한 것처럼, 앤드류 설리번의 실험 결과에 따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독립 선언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가뜩이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전통 매체들에겐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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