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절필 논문 일기 2008.12.30 15:37
'당분간 절필'이라고 써놓고 보니, 영 어색하다. '절필 선언'을 할 정도로 대단한 활동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해를 보내면서 이런 다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얄팍한 지식을 소모하면서 산 듯한 느낌 때문이다. 

새 해에는 속에 있는 것들을 쏟아내기보다는, 속을 채우는 작업에 좀 더 매진하려고 한다.  속이 꽉 찬 느낌이 들었을 때 비로소 배설을 해야겠다. 그러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또 고민도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최근 들어 블로그에 올리는 글들도 무게감이 확 줄어든 느낌이다. 이 또한 '섭생'없이 '배설'만 해서 그럴 것이다.

2008년 한 해를 보내면서, 나름 적지 않은 성과물을 내놨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젠 양적인 결실보다 내실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위기의식을 느낄 때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해서 당분간 '절필'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물론 블로그에 글을 올리거나, 밥 벌이를 위해 기사를 쓰는 등의 활동까지 그만두겠다는 것은 아니다. 당분간 '저술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 축적한 저술 성과라고 해봐야, 미약하기 그지 없다. 그러니, '중단 선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ㅠㅠ)

새해에는 '다독과 다상량'에 힘쓰려 한다. '다작'은 그 뒤의 얘기다. 지켜봐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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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말에 논문을 끝내고 난 뒤에 다짐한 것이 있다. 다시는 '멀티태스킹 생활'을 하지 않으리란 것이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한 우물파기. 당시 나는 그것을 가슴 깊숙이 다짐했다.

지난 1학기 내 삶을 돌이켜보면 '건성 건성 생활'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논문에다 <Hypertext 3.0> 번역. 게다가 강의, 그리고 회사 생활까지. 돌이켜보니 그 중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도록 끝낸 게 없는 듯했다. (특히 강의가 그랬다. 그래서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했다. 진심으로.)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내 생활은 여전히 똑 같다. 우선 번역. <하이퍼텍스트 3.0> 끝낸 지 얼마 안돼 다시 다른 책을 잡았다. <Glut>이라는 책. 고대 이래 정보 시스템의 변천에 관한 책. 꽤 재미는 있다. 기한은 내년 1월말. 여기서부터 내 약속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술. <빌 게이츠>에 관한 책이다. 이건 원래 11월말까지 넘겨주기로 했는데, 본의 아니게 약속을 못 지켰다. 그래서 한 달 더 말미를 얻었다. 이제 마감이 열흘밖에 안 남았다. 요즘은 이 책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중. 나름대로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강의. 이번 학기엔 좀 멀리있는 학교로 뛰었다. 오늘 성적 입력 끝내고, 한숨 돌리는 중. 강의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상대 평가라는 게 참 잔인하다. 전체적인 평등을 위한 제도일텐데, 학생들을 석차별로 줄 세운 뒤 등급 비율에 따라 잘라야 하는 건 정말 잔인하다. 대학 강의 나가면서 제일 싫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사이에 또 다른 저술을 하나 했다. <뉴스의 미래> 프로젝트에서 한 챕터를 작성해서 넘겼다. 이 책도 내년 1월 경에 출간될 듯 하다. 지도 교수를 비롯해 여러 명이 공동 저술한 책이다. <뉴스의 미래>라는 테마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참여했다.

이래 저래 분주하게 생활하다 보니, 자꾸만 나를 소모시키는 느낌이다. 내공을 쌓아야 할 시기에 지금까지 쌓아놓은 얄팍한 지식을 갉아먹고 있는 느낌이다. 이젠 뭘 하더라도 좀 더 고민을 담아서 해야할 듯 하다. 그래야 나도 발전하고, 또 적어도 이 나라의 지식 체계에 먼지 부스러기 만한 기여를 할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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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그러니까 지난 25일 박사학위 수여식을 했다. 논문 넘길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더니, 학위수여식을 하고 보니 내가 진짜 끝내긴 했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학부나 석사 졸업 때는 졸업식장에 들어가 본 적 없으니, 사실상 제대로 된 졸업식을 해 본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가 어른들께서 참석해 축하해주셔서 더 즐거운 졸업식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건, 역시 졸업식은 겨울에 해야 제격이라는 것이다. 여름 졸업식은 분위기도 분위기이거니와, 졸업 가운 입고 있으려니 너무 더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맨 앞 사진은 졸업식 전날 서재에서 찍은 것. 나머지는 졸업식장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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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 그 날은 그 동안 낑낑 대던 <하이퍼텍스트 3.0> 번역도 끝내 기쁨 두배였다. 박사 논문과 번역 작업을 거의 같은 무렵에 시작해 같이 끝낸 셈이다. ㅎㅎㅎ. 그냥 혼자, '대견하다'고 자화자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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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휴가 논문 일기 2008.07.17 11:05

오늘부터 짧은 휴가를 떠난다. 아내와 함께 맛집 기행을 하기로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학생 노릇하느라 여름에 제대로 휴가를 가 본 기억이 없다. 5년 여 만에 처음인 듯.

전라도 쪽으로 한바퀴 둘러볼 생각이다. 휴가를 끝내고 나면 <하이퍼텍스트 3.0> 번역 작업 마무리하고, 9월달에 있을 컨퍼런스 발제문을 준비해야 한다. 멍청하게 쉴 틈이 없다. 그 속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찾아야 할 듯하다.

여행 끝내고 돌아오면 블로그도 본격적으로 관리해야 겠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하이퍼텍스트 담론의 메카로 만들겠다던, 오래 전의 다짐을 한번 실천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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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낑거리던 박사 논문을 마침내 끝냈다. 오늘 심사위원 교수들 도장 모두 받고 인쇄소에 넘겼다. 논문을 참 힘들게 쓴 것 같다. 어쨌든 다 끝내서 후련하고, 또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분이 좋다.

물론 가장 기쁜 것은 더 이상 논문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번 주만 지나면 시간이좀 날듯하다. 그럼 좀 더 여유있게 생활해야지.

숨 좀 돌리고 난 뒤에 블로그 생활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내가 봐도 지금 내 블로그는 너무 썰렁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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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까지 특목고 생각도 하지 않던 딸 아이가 10월들어 갑자기 외고 입학시험을 치겠다고 선언했다. 8월엔 오케스트라 캠프, 9월말엔 2주에 걸쳐 미국 연주 여행까지 다녀왔으니, 도무지 입시 준비와는 거리가 멀었던 터였다. 게다가 외고 준비생들은 필수적으로 간다던 학원 한번 가지 않던 아이 아니던가?

그 얘기를 듣자마자, 난 말렸다. 그건 시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속으론 떨어지고 난 뒤 겪게 될 마음의 상처를 걱정했다. 

조금은 황당한 우리 딸의 입시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옆에서 지켜보는 내 눈에도, "저런 식으로 시험쳐서 될까?" 싶었다. 떨어지고 난 뒤 절망할 아이를 생각하며, 그저 조마조마.

지난 화요일 시험 치고 나오면서 "영어 만점 같아요"라며 연신 싱글벙글할 때도, 불안하기만 했다. 저런 식으로 희망을 가지면 안 될텐데, 실망이 더 클텐데, 란 마음. 그게 부모 마음이었다.

어쨌든 3주 동안 벼락치기로 준비했던 신이가 오늘 외고에 합격했다. 수학이 무지 어려웠던 반면, 영어 독해와 리스닝 시험은 완벽하게 쳤다는 데. ^_^ 학교에서 성적을 공개하지 않으니, 사실 여부는 알 수 없고. 단기 속성으로 합격하는 딸 아이의 잠재력 하나는 높이 평가해줘야 할 듯. 물론지난 3주 동안 옆에 붙어 앉아 아이의 공부를 도와줬던 아내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합격 소식 듣고 도대체 외고 입시가 어떤가 싶어서 검색해 봤더니, 여름부터 온통 난리들이다. 외고 시험 대비한 맞춤형 학원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학원 근처에도 안 가보고, 덜컥 붙었으니 이 녀석이 기고만장해 할 것 같아 걱정이긴 하다. 평소에 해리포터, 나니아연대기를 비롯해 좋아하는 영어 소설들을 읽은 게(공부 삼아 읽었다기 보다는, 이야기가 재미 있어서) 도움이 된 것 같고, 아빠 졸라서 노트북 산 덕에 '의무감'으로 들었던 ABC 방송의 뉴스가 듣기 평가에 일조를 하지 않았을까?

녀석은 또 MP4 플레이어를 살 때도 영어 공부 핑계를 댔다. 영화를 다운받아 들어야 영어 듣기가 잘 된다나? (영어를 잘 하려면 문법책을 붙들고 있는 것보다는, 영어를 즐기는 게 훨씬 좋다는 건 나도 인정한다. 문법 책 속에 갇혀 있으면, 영어를 즐길 수 있는 경지에까지는 절대 도달할 수 없다.)

새 출발하는 녀석의 앞날에 축복을 가득 담아 보낸다.

PS.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 아니란 말에 힘입어 조금 '오버'했습니다. 양해하시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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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대학도서관에 있는 3평(?)짜리 독방이다. 대학원생이나 교수들을 위해 대여해주고 있는 곳인데, 한 달 전에 예약해 놓았다. 물론 논문 작업을 하기 위해서.

원래 계획은 이번 주에 코딩 끝낸 자료를 갖고 논문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아직 코딩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한 터라 오전 내내 코딩 작업에 매달렸다. 휴. 아직 갈 길은 멀고, 작업 진행 속도는 생각같지 않고, 걱정이 태산이다.

어쨌든 이번 주엔 휴대폰 전원 꺼놓고 외부와는 철저히 단절할 생각이다. 한 주 동안 어느 정도나 작업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지금 진행 속도로 봐선 다음 달에도 여전히 미궁 속에서 헤매어야 할 듯하다.

생각같아선 이 곳 사진이라고 한 장 찍어서 올리고 싶지만, 그냥 참기로 했다. 뭐, 대단한 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티내는 것 같아서 좀 '거시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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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글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논문식 글쓰기의 폐해'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물론 그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조만간 박사 논문 심사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Y대 도서관에서 박사 논문을 한 편 구해 정독했다. 꽤 관심있는 주제였고, 또 무엇보다 내 논문 주제와 관련이 있었기에, 정말 '안광이 지배(紙背)를 철(徹)할 정도'로 열심히 읽었다.

하지만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비문(非文) 투성이인데다, 문장 또한 엄청나게 길어서, 두 번 세 번 읽어도 그 의미가 잘 들어오지 않았다. 좀 심하게 얘기하자면, 어설픈 번역문을 읽는 느낌마저 들었다.

문제는 학술논문을 읽다보면 이런 '어설픈 글쓰기'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니, 정갈하고 깔끔하게 쓴 글로 구성된 학술논문을 만나는 것은, 첫 미팅 나가서 한 눈에 쏙 들어오는 파트너를 만나기 만큼이나 힘들다.

물론 학술논문이라는 것이 인용과 각주가 모듬회처럼 얽혀있기 때문에 깔끔한 이음새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고 읽더라도 정제된 글쓰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연구자'가 드문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에 교수신문에 게재된 문체비평 : (1) 에세이스트 고종석이란 글을 발견했다. 이 글 속에 있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참 많이 공감했다. '이름 값'을 걷어내고 나면, 상당수 학자들은 '정제되지 못한 글쓰기'란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건 어쩌면 문학 평론가들도 예외는 아닐 듯 싶다.
 

端雅는 깔끔하고(端正) 부드럽고 곱다(優雅)는 뜻이다. 고종석은 프랑스에서 언어학을 공부했고 정확한 문장을 구사한다. 그는 교수들을 비판할 때가 종종 있는데 비문투성이인 논문을 자주 예로 든다. “국어학자들도 정확한 우리말을 구사하지 못하며” 그나마 “정과리와 백낙청이 비문이 없다”라고 말한다. 이런 언어에 대한 자의식은 고교시절 아는 형에게 배운 스페인어, 대학 때의 불어원전읽기 동아리, 신문 기자, 프랑스 유학 등을 거치며 점점 단단해지며 글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요소로 자리 잡는다. 거기에 차거나 모자람을 잘 조절하는 테크닉이 더해져서 깔끔하고 우아한 한국어 문장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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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피로 논문 일기 2007.06.03 16:14
인자께서 가라사대, 사람은 하루에 두번 피로하게 되느니라. 정오와 황혼에 각각 그러하니, 황혼의 피로는 밤의 휴식이 약속돼 있지만 정오의 피로는 그것조차 없어 다만 서글플 뿐이니라. 너희 삶 또한 그러하리라.
                                                      이문열 <젊은 날의 초상> 중에서
이문열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인 <젊은 날의 초상>은, 내 젊은 나이에 많이 감동했던 소설이다. 다소간의 감정 과잉이 곳곳에 눈에 띄었던 그 소설은, 바로 그랬기 때문에 '감정 과잉'이었던 내 청년기의 감수성과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그 소설에서 눈에 띈 것 중 하나가 바로 '정오의 피로'다. '밤의 휴식조차 기대할 수 없는 피로.' 그것이 바로 정오의 피로다.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이 바로 '정오의 피로'다. 도대체 끝이 보이질 않는다. 일, 논문, 그리고 번역. 모든 게 내겐 버겁기만 하다. 언제쯤 끝낼 수 있을까, 란 질문조차, 내겐 성가시다. 당분간 박사 논문 생각을 접어두기로 했는 데, 그 빈틈을 <하이퍼텍스트 3.0> 번역 작업이 비집고 들어와 버렸다.

최근 내 주변에서 벌어진 이런 저런 사건들도 '정오의 피로'를 더해준 소품들이다. 빨리 '정오의 피로'에서 벗어나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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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논문을 약 400매 가량 썼다. 3주 가량 걸린 것 같다. (분량으로 치면 절반 정도 쓴 셈이다.) 풀타임 직장인으로 복귀하기 전에 예심 원고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논문에 대한 예의'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 점, 아쉽고 또 아쉽다.

난 글을 쓰는 방법이 참 독특한 편이다. 우선 속도는 무지 빠르다. 최근에 쓴 <웹2.0 시대의 온라인 미디어>나 <블로그 파워> 같은 것들은 길게 잡아 두 달, 짧게는 한 달 반 정도 걸린 듯하다.

하지만 글을 쓰는 방식은 내가 생각해도 영 '꽝'이다. 처음 책을 쓰기 시작할 땐 전체 설계도는 없다. 개략적인 구상만 머리 속에 들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쓰면서 마구 살을 붙여 나간다. 그러면서 '모양'을 만들어나간다.

또 하나. 난 자료 정리를 잘 못한다. 주변에선 책 쓰느라 자료 정리해놓은 것 있으면 좀 달라고 하는데, 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정말 모아놓은 자료가 없다. 그 때 그 때 필요한 자료를 찾아다닌다.

이번에 논문을 쓰면서도 이런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제대로 방향도 잡지 못한 채 글을 쓰기 시작해서, 400매까지 와 버렸다. 이제야 조금씩 방향이 잡히는 듯 마는 듯 하지만. ^.^

그래서 난 늘 나의 치밀하지 못한 성격을 탓하곤 했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불후의 명작'을 남기겠다는 야심은 버린 지 오래됐다. 이젠 그냥 통과만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바뀌어버렸다.

요즘 내가 글쓰는 방식이 왜 이 모양일까, 란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멀티태스킹의 역효과'다. 최근 7. 8 년 이내에 뭔가 한 가지에 집중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늘 두 세 가지 일을 한꺼번에 달고 다녔고, 그러다보니 늘 정신적으로 쫓기는 상태였다.

이번 박사 논문은 아마 더할 것 같다. 이제 다음주부터 '풀 타임 직장인'으로 다시 복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생각같아선 더 '버티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 벌써부터 후회하는 걸 보면, 이게 썩 잘 내린 결정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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