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격언에 '센터는 감독을 즐겁게 하고 가드는 관중을 즐겁게 한다'는 말이 있다. 화려한 개인기로 무장한 가드들보다는 골밑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센터들이 훨씬 더 실속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오랜 기간 장신센터들이 득세했다. 빌 러셀, 카림 압둘 자바 같은 센터들은 팀에 우승 반지를 선사하면서 감독들을 즐겁게 했다. 1980년대 중반 마이클 조던이 등장하기 전까지 NBA는 '센터들의 시대'였다.

1984년 NBA에 첫 발을 디딘 마이클 조던은 이런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버렸다. 만년 하위였던 시카고 불스에 6개의 우승컵을 안겨주면서 '가드 농구'가 감독까지 즐겁게 해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에어 조던'이란 별명처럼 조던의 에어쇼는 농구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웬 농구 이야기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맥월드 기조연설을 보면서 마이클 조던의 에어쇼를 떠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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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맥북 에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애플]


예년에 비해 다소 맥빠진 이날 행사에서 유독 눈에 띈 것이 바로 '맥북 에어'였다. 잡스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맥북 에어'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치 미인대회 참가자를 소개하는 듯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글을 올린 한 블로거는 애플이 "슈퍼모델 평가하듯이 PC를 평가하도록 만들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사실 애플과 스티브 잡스는 그 동안 노트북PC의 트렌드를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지난 1990년대 후반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면서 내놓은 아이맥은 밋밋한 컴퓨터에 식상했던 많은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아이맥은 패션 감각 뛰어난 컴퓨터가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첫 작품이다. 그런 차원에서 아이맥은 PC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품이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을 듯하다.

한 동안 이런 움직임에 무심한 반응을 보였던 PC업체들도 애플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면서 앞다퉈 '컴퓨터 패션 경쟁'에 동참한 것이다.

2008년 맥월드 기조연설에서 스티브 잡스가 보인 '맥북 에어' 쇼는 이런 움직임을 극한까지 끌고 간 느낌마저 들었다. 성능보다는 패션과 '몸매' 쪽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유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어(공기) 안에는 무언가 있다(There's something in the air)'는 맥월드 2008 슬로건을 연상케했던 '맥북 에어.' 다소 실망스러웠던 맥월드 2008을 떠받쳐줬던 스티브 잡스의 '에어쇼'는 노트북PC의 패러다임이 확실하게 바뀌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마이클 조던의 '에어쇼'만큼 파괴적이진 않을지 모르지만, 스티브 잡스의 '에어쇼' 역시 나름대로의 메시지는 충분히 담고 있는 듯 했다. 적어도 "이번 맥월드는 시시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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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또 어떤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을까?

지난 10일(이하 현지 시간) 소비가전전시회(CES) 2008이 막을 내리면서 라스베이거스에 집중됐던 정보기술(IT)업계의 시선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고 있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화려한 IT 첨단 기술 쇼를 벌이게 될 맥월드 때문이다.

맥월드는 오는 15일 스티브 잡스의 기조연설과 함께 화려한 막을 올리게 된다. 좀 더 적나라하게 얘기하자면 스티브 잡스의 '쇼'가 맥월드의 키워드나 다름 없다.

외신들도 올해 맥월드에서 공개될 '스티브 잡스표 깜짝쇼'의 메뉴에 대해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올해 맥월드의 히트 상품은 초슬림 맥북과 온라인 영화 서비스가 될 것이란 게 외신들의 전망이다. 특히 애플이 할리우드 영화사들과 손잡고 아이튠스를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란 관측들이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

◆온라인 영화사업 활성화 땐 애플TV 판매 효과

로이터통신을 비롯해 파이낸셜타임스, 비즈니스위크, 뉴욕타임스 등은 애플이 맥월드 기간 중 할리우드 영화사와의 제휴 사실을 전격 공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아이튠스를 통해 새 영화 판매사업을 하는 것은 디즈니 뿐이다.

외신들은 애플이 이번 맥월드 기간 중 온라인 영화 대여사업 시작 사실을 본격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엔 미국 영화 대여 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




애플은 이미 20세기폭스 영화사와는 제휴를 맺었다. 아이튠스를 통해 영화를 내려받은 뒤 일정 시간 동안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 또 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 MGM 등 나머지 주요 영화사들과의 계약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외신들은 또 애플이 이번 맥월드 기간 중 자사의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술인 페어플레이를 라이선스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될 경우엔 폭스의 DVD를 구매한 사람들은 이 영화를 자신들의 PC나 동영상 재생 기능이 있는 아이팟에 저장할 수도 있게 된다.

애널리스트들도 애플의 온라인 영화 사업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해 맥월드에서 선보인 애플TV 판매 를 촉진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299달러에 판매됐던 애플TV는 현재까진 이렇다 할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튠스에 저장된 동영상들을 보는 것만으로는 그다지 큰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이 본격적으로 온라인 영화 사업에 뛰어들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SSD 탑재 노트북 출시 전망도

애플이 현재 시판되고 있는 맥북의 절반 두께인 초슬림 노트북PC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이 이번 맥월드에서 선보일 초슬림 맥북은 저장 장치로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북과 맥북프로 등으로 구성된 노트북PC 사업은 애플이 비교적 강세를 보여온 영역이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해 9월 마감된 회계연도 4분기에서 총 134만대의 맥북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무려 37%나 증가한 수치다.

애플이 초슬림 맥북을 내놓을 경우엔 최근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절전 문제에도 상당한 해결책이 될 것이란 전망도 뒤따르고 있다.

이번 맥월드에서 애플이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장착한 초소형 노트북PC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매체도 있다. 이런 예상을 내놓고 있는 곳은 맥월드, 맥루머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애플이 13인치 디스플레이어 SSD를 장착한 맥북을 내놓을 전망하고 있다. 가격도 500달러 이하로 책정되고 초경량 제품으로 설계돼 여행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게 이들의 예상이다.

이 외에도 애플이 이번 맥월드 기간 중 태블릿PC나 새로운 데스크톱PC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애플이 이미 13.3인치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유닛을 수급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아수스가 애플의 태블릿PC 개발을 돕고 있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애플이 3G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는 매체들도 있다.

◆스티브 잡스, 올해도 '쇼'를 할까

지난 해 맥월드 당시 스티브 잡스는 눈부신 개인기를 선보였다. 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여준 기예는 장판교에 홀로 서 조조의 백만대군을 쫓아버렸던 장비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당시 스티브 잡스의 '맥월드 쇼'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아이폰과 애플TV란 화려한 무기의 힘이 컸다. 맥월드 개막 전부터 애플이 휴대폰을 공개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엄청난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올해 맥월드는 아직까지는 지난 해에 버금갈 정도의 이슈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온라인 영화 사업이 매력적으로 들리긴 하지만 파괴력 면에선 아이폰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다. 특유의 깜짝쇼로 유명한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어떤 '쇼'를 벌일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선 오는 15일 낭만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올릴 맥월드에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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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매킨토시 차기 운영체제인 레퍼드(Leopard) 대신 또 다른 야심작 아이폰(iPhone)을 선택했다.

테크웹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레퍼드 출시를 10월로 연기하고 대신 아이폰을 당초 약속대로 6월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아이폰 출시 준비 때문에 레퍼드에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실제로 애플 측은 12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맥 OS X 팀으로부터 핵심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빌어와야만 한다. 따라서 당초 계획대로 레오파드를 6월 초에 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에 따라 오는 6월 개최되는 세계개발자 컨퍼런스(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에서는 완제품 대신 레퍼드 베타 버전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이번 조치가 시사하는 바는 간단하지만은 않다. 특히 수시로 OS 출시 일정을 연기해 온 MS와 달리 애플은 그 부분에선 철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애플의 무게 중심이 어느 쪽에 가 있는 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을 듯 하다.

원래 레퍼드는 4월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레퍼드를 구동하는 매킨토시들이 비스타까지 껴안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6월로 두 달 가량 미뤘다가 이번에 아예 가을로 연기된 것이다.

애플은 이미 몇 년전부터 컴퓨터 매출보다는 디지털 음악 매출 규모가 더 커지면서 주력 업종이 바뀌었다. 게다가 올해 초 맥월드에서는 아예 사명에서 '컴퓨터'란 단어를 떼어내 버리기도 했다.

애플의 '레퍼드 출시 연기' 조치는 이런 일련의 흐름에서 봐야 한다. 즉, 단순하게 운영체제 출시 일정이 연기되었다는 게 중요한 점이 아니라, 이제 애플 경영진의 머리 속에서는 '컴퓨터'에 대한 생각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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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4년 전 처음 선보인 아이튠스가 음반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컸다. 음악을 구입할 때 더 이상 '음반 단위'로 몽땅 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처음 보여줬기 때문이다. '곡당 판매'라는 애플의 전략은 음반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본 인식을 바꿔 놓을 정도로 엄청났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이 내놓은 서비스는 언뜻 보기엔 세월을 되돌려 놓는 것 같다. 'Complete My Album'이란 애플의 새로운 서비스는 말 그대로, 자신이 갖고 있는 앨범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즉, 이미 구입한 곡이 포함된 음반을 구매할 경우엔 할인을 해주겠다는 것이 기본 컨셉트다. 예를 들어 0.99달러짜리 곡 두 개를 구입한 고객이 그 곡들이 포함돼 있는 9.99달러짜리 음반을 구매하려고 한다고 치자. 이 때는 갖고 있는 곡의 가격만큼 할인한 값에 음반을 살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New iTunes Service Lets Customers 'Complete' Albums at Discount)

애플의 새로운 전략은 '한번 구입한 곡에 대해서는 끝까지 권리를 인정해 주겠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전체 앨범을 한꺼번에 가지려는 음악 팬'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 즉, 애플이 이번 전략을 통해 얼마나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효과는 있을 것 같다. 즉, 애플은 고객들의 권리를 최대한 인정한다는 외부의 인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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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애플다운 전략이었다.

지난 1984년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중계방송 때 매킨토시 광고를 처음 선보이면서 충격을 안겨줬던 애플이 아이폰 광고 데뷔 무대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택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25일(현지 시간) 오후 5시부터 로스엔젤레스(LA) 코닥 극장에서 코미디언 엘렌 드제네레스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번 시상식은 미국 ABC 방송을 통해 전세계 70여개 국가에 생중계됐다.

이날 선보인 아이폰 광고에는 총 28명의 배우들이 등장해 '헬로'를 외쳤다. 물론 이들은 직접 출연한 것이 아니다. 각 영화 장면에서 '헬로'를 외치는 장면을 따온 것이다.

애플의 이번 광고에는 추억의 명배우들부터 최근 스타들까지 다양하게 배치됐다. 대표적인 것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했던 클라크 게이블과 '러브스토리'의 라이언 오닐.

이들 외에도 해리슨 포드를 비롯해 마이클 더글라스, 카메론 디아즈 등 인기 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 인기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의 주인공도 '헬로'를 외쳤다.

"헬로. 6월에 옵니다(Coming in June)"란 마지막 카피 역시 23년 전 선보였던 매킨토시 광고를 연상케했다.

아래 동영상은 애플의 1984년 매킨토시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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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초 아이뉴스24에 '기자의 눈' 형식으로 썼던 글입니다. 블로그를 옮기다 보니, 철 지난 글을 포스팅 하게 됐습니다.

'삼국지'에 보면 장비가 혼자서 조조의 백만대군을 쫓아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저 유명한 장판교 사건이다.

잠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속수무책으로 도망치던 유비를 쫓던 조조 군대는 장판교에 다다른다. 당시 장비의 수하에 있던 병사는 겨우 20명 남짓. 하지만 장판교에 버티고 있는 장비를 본 조조는 선뜻 진격 명령을 내리지 못한다.

물론 근처에 유비의 군대가 매복해 있을 것이라는 '특유의' 의심이 발동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뇌리에는 이전에 자신에게 의탁하고 있던 천하의 맹장 관우가 한 말이 자리잡고 있었다. "내 아우 장비의 용맹에 비하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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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락부락한 장비와 대치하고 있던 조조 군대는 "한판 붙자"는 장비의 호령에 놀라 줄행랑을 친다. 나관중의 '삼국지'에 담긴 얘기다.

요즘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수 천 년 전을 무대로 하는 삼국지와 비슷하다. 장판교에 선 장비 같은 장수는 실리콘밸리 최고의 아이디어 맨인 스티브 잡스. 조조의 백만대군은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에 참가한 업체들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가 맥월드 기조 연설을 통해 아이폰과 애플TV를 선보인 이후 CES 전시회 참가자들의 관심이 600마일 떨어진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고 있다.

게다가 파나소닉의 야먀다 요시 최고경영자(CEO) 얘기는 더 놀랍다. CES에 참가했던 야마다 CEO는 곧바로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스티브 잡스의 맥월드 기조연설을 들었다. 물론 스티브 잡스가 새롭게 내놓은 아이폰과 애플TV 셋톱 박스를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야마다 CEO는 다시 CES 행사장으로 돌아온 뒤 AP와 인터뷰를 통해 "정말로 맥월드 전시장에 가보고 싶었다. 아이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CES에서는 해마다 2천700여 이상 업체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여기서 수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는 라스베이거스에는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은 애플이란 괴물까지 CES 참가업체들을 괴롭히고 있는 형국이다. 아이폰과 애플TV가 발표된 이후에는 온통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야후의 테크놀로지 웹 사이트 칼럼니스트인 크리스토퍼 널은 "애플도 일개 회사에 불과하다. 따라서 CES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만큼이나 그들 역시 CES를 필요로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애플 제품들에 관한 얘기를 듣길 원한다. 스티브 잡스 한 사람에게 휘둘리고 있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겁도 없이 세계 최대 전시회인 CES와 같은 기간에 맥월드를 개최하는 애플의 오만함이 통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신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이 같은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맥월드가 개막되기 전까지만 해도 CES 소식을 전하기에 바빴던 외신들이 아이폰 발표 이후에는 맥월드 쪽으로 관심을 돌려 버린 양상이다.

물론 대형 전시회는 개막 이틀째를 지나고 나면 큰 이슈가 없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CES가 맥월드와 스티브 잡스의 후광에 완전히 가려져 버렸다는 것은 다소 과한 진단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개인기는 장판교에 우뚝 서 있던 장비를 연상케 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AP통신이 전하는 것처럼 "CES 참가자들도 온통 그 쪽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정도"다.

여기서 다시 '삼국지' 얘기로 돌아가보자.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던 조조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장판교로 돌아간다. 그 때는 장비 역시 유유히 도망을 간 뒤였다.

이 때 장비는 '장판교를 잘라 버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한다. 그 모습을 통해 장비를 따르고 있던 것이 겨우 20여 명의 군사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아챈 조조는 다시 추격전을 시작한다.

지금 아이폰이라는 신제품을 공개한 스티브 잡스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과연 겉만 번드르르한 깜짝 상품에 불과할까? 아니면 겉모양 못지 않게 막강한 내공을 보유하고 있을까?

전 세계에 강한 충격파를 안겨준 스티브 잡스의 멋진 쇼를 보면서 기자는 자꾸만 장판교에 우뚝 선 장비를 떠올리게 됐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져 봤다. "그의 뛰어난 상상력과 놀라운 연출력의 위력이 어디까지 갈까?"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무척 좋아하는 기자는,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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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아이뉴스24에 쓴 기사입니다. 충격적인 매킨토시 광고를 떠올리면서 약간 오버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23년 전인 1984년 1월 22일(미국 현지 시간). 미국 텔레비전 시청자들의 관심은 온통 이날 벌어질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중계방송에 쏠려 있었다.

플로리다 주 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18회 슈퍼볼에 초대된 팀은 LA 레이더스와 워싱턴 레드스킨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사상 처음으로 슈퍼볼에 입맞춤을 한 LA 레이더스가 아니었다.

이날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애플컴퓨터와 스티브 잡스였다. 당시 애플은 슈퍼볼 중계방송 시간에 매킨토시의 탄생을 알리는 60초 짜리 광고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 텔레비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오웰의 '1984'와 IBM PC 맘껏 조롱

미래 사회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매킨토시 광고는 충격적인 메시지와 영상으로 광고사에 길이 남을 명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애플의 광고는 굳은 표정의 시민들이 극장에 앉아 대형 스크린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극장 내부엔 숨막힐듯한 분위기마저 연출되고 있었다. 대형 스크린에선 '빅 브러더(Big Brother)'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이 때 갑작스럽게 금발의 여성이 뛰어들어온다. 그는 경찰의 제지를 뚫고 강당으로 뛰어 들어와 스크린을 향해 해머를 던졌다. 스크린이 산산조각나는 순간, 뜻 밖의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1월 24일 애플 컴퓨터가 매킨토시를 소개합니다. 여러분들은 현실의 1984년이 어떻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처럼 되지 않을 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매킨토시의 등장을 알리기 위해 조지 오웰의 '1984'를 비틀었다. 물론 '빅브라더'로 묘사된 것은 당시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빅블루' IBM의 PC였다.

애플은 당돌하게도 매킨토시를 앞세워 IBM PC 시대를 끝장내겠다고 선언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 방송된 뒤 엄청난 성공

애플이란 회사를 전 세계에 알린 매킨토시 광고가 슈퍼볼 중계방송 전파를 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치아트 데이(Chiat/Day)가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란 슬로건과 함께 기본 컨셉트를 잡은 이 광고는 애플 컨퍼런스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애플 이사진들은 슈퍼볼 광고 금지령을 내려버렸다. 자칫하면 1980년대 최고 명작 광고로 꼽히는 매킨토시 광고가 그냥 조용히 사라져버릴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 때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이 분연히 일어섰다. 그는 이사회가 금지하면 자비로라도 슈퍼볼 중계방송 때 매킨토시 광고를 하겠다고 맞섰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방송된 이 광고는 당시 46.4%란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매킨토시란 새로운 제품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23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회사명에서 컴퓨터란 단어를 떼어내 버리면서 "더 이상 컴퓨터 업체로 보지 말아달라"고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애플이 던진 메시지는 강한 울림을 남기면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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