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력 언론들이 UCC 껴안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로이터 아프리카를 출범하면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을 적극 영입하기로 했다.

퀄리티 페이퍼의 대표 주자인 뉴욕타임스는 결혼하는 커플들에게 '결혼에 골인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How We Met’ Video Submissions' 란 코너를 통해 아예 어떤 동영상을 보내야하는 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USA투데이 모회사인 언론 신디케이트 가넷은 몇 년전부터 뉴스 룸 혁신을 선언하고 적극 움직이고 있다. 가넷의 혁신 전략 중 중요한 것이 바로 독자들과 함께 기사를 적극 발굴하는 crowdsoucing 방식.

지난 3월 5일 사이트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USA투데이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우리들의 임무는 독자들이 좀 더 빠르고 수월하게 자신들의 주변 세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community engagement'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선두 주자로는 미네소타 퍼블릭 라디오(MPR)을 꼽을 수 있다. MPR의 '퍼블릭 인사이트 저널리즘'은 바로 독자/청중들과 함께 뉴스를 만든다는 개념이다. 특히 MPR의 '주 예산 편성하기' 프로젝트는 독자들과 함께 기사를 만들어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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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R의 퍼블릭 인사이트 저널리즘 모델.


UCC 전략이란 단순히 독자들을 글을 쓰게 하고, 또 그 글을 이용하려는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더 중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이들을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럴 때에야 진정한 UCC 전략이 완성될 수 있다.

시민미디어센터( Center for Citizen Media)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글과 함께 'Frontiers of Innovation in Community Engagement'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66쪽 분량의 이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어보면 독자들과 함께 하려는 해외 유력 매체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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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화 보는 걸 썩 내켜하지 않는 반면, 영화를 소재로 울궈먹는 건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가슴으로 영화에 몰입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대개는 "저거 어디에 써 먹을 수 없을까?"란 불순한 의도를 갖고 영화를 뚫어지게 '쳐다' 본다.

안성기, 박중훈 콤비가 오랜 만에 손발을 맞췄다는 '라디오 스타'도 내겐 그렇게 다가온 영화 중 하나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 난 이 영화를 한 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본 적은 없다. 언젠가는 시간을 내어서 볼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췌해서 본' 이 영화는 UCC와 소통, 그리고 교감이란 면에서 참 많은 것을 내게 안겨줬다.

영화가 시작되고, 약 45분 쯤 흐를 때쯤 박중훈은 방송 사고를 낸다. 뭐, 원래 의욕없이 방송을 하던 그였으니, 사고랄 것도 없겠지만, 어쨌든, PD나 제작자들 입장에서 '방송 사고'였다. 역전앞 다방(?)의 김 양에게 마이크를 넘겨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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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파악 제대로 못하는 김 양. 마이크 잡은 김에 외상 값 갚지 않은 사람들에게 독촉 멘트를 시원하게 날려준다. 그리곤 자기의 솔직한 심정을 담아, 멀리서 기다리고 있을 '엄마'에게 사랑 고백을 한다. 이 때 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다. (여기서 얼치기 문학도 흉내를 내자면, 영문학에서 물(비) 같은 것들은 죽음과 재생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나 소설 같은 곳에서 결정적일 때 꼭 비가 오는 건, 분위기 탓도 있지만,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영원회귀 본능'에 호소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김 양의 이 방송은 의외로 영월(?)이란 소공동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게 된다. 이 때부터 박중훈은 'UCC의 위력'에 눈을 뜨게 된다. 브레히트가 얘기했던 라디오의 대안적 성격을 유감 없이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난 '라디오 스타'란, 색 바랜 책갈피 같은 영화를 UCC와 시민 저널리즘의 소중한 이상을 담고 있는 영화라고 내 마음대로 해석해버리기로 했다. (이준익 감독이 이 얘길 들으면, 펄쩍 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감독의 손을 떠나는 순간,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관객이다. 그게 시민 참여 미디어와 영화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라디오 스타'에서 주인공(박중훈)이 DJ로 재기할 수 있었던 건 형식 파괴 때문이 아니라, 청취자와 소통하는 방송을 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수용자의 욕구를 잘 건드려줬기 때문이란 애기와도 통한다.

UCC와 시민 참여란 기치를 내건 온라인 미디어들은 '라디오 스타'와 브레히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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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올드미디어들의 뉴미디어 껴안기가 상당히 활발합니다. 그저께 BBC가 유튜브와 콘텐츠를 제휴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 있지요. 이번엔 MSNBC닷컴이 UCC 전용 섹션을 오픈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UCC란 말 대신 UGC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user generated contents의 약어이지요. generated와 created와 어감 차이가 조금 있지요?)

MSNBC닷컴이 독자들의 사진, 동영상, 그리고 텍스트로 된 기사들을 소화하기 위해 아예 FirstPerson이란 새로운 브랜드로 된 섹션을 하나 오픈한 겁니다. FirstPerson이란 단어가 참 의미심장한 것 같습니다.

그 얘기를 조금 해 볼까요?

요즘 제가 온라인 시민참여 저널리즘에 대해 관심을 좀 갖고 있습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시민 참여'이란 단어를 추가한 건 최근입니다. 어렴풋이 구상하고 있는 제 학위 논문의 주제이기도 하구요.

온라인 시민 참여 저널리즘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native reporting, 혹은 original reporting입니다. 시민들이 직접 취재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기사로 올리는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도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 것이지요. 외국 연구 사례들을 보면 의외로 온라인 대안 미디어들도 native reporting의 비중이 높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While the blogs studied were found to perform traditional news functions, key aspects of blogging mythology and rhetoric, such as original reporting, circumvention of mainstream media, alternative sources and- perhaps most significant in terms of political communications and democracy, suggesting action in response to news and information- were surprisingly rare. Rather than vigilante muckrakers, bloggers were activist media pundits, raising questions about their true role in political communication. (Blogging, Citizenship, and the Future of Media, p.39)


MSNBC닷컴이 UCC 섹션 이름으로 FirstPerson을 택한 것을 보면서, 바로 native reporting이란 개념을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여기서 reporting이란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도 활동에서 조금 더 폭을 넓힌 개념이겠지요. (네이티브 리포팅은 대안 미디어 전문 이론가인 크리스 애튼(Chris Atton)의 글에서 본 겁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보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MSNBC는 최근에는 'Trading Places: Caring for Your Parents'란 시리즈물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한 데 모아서 사이트에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6000건 이상이 올라와 있다고 하네요. 이런 시도들 자체가 독자/수용자와 함께 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게 아니겠습니까?

올드미디어들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서 1, 2년 내에 미디어의 기본적인 미디어 패러다임이 상당히 바뀔 것이란 예상을 해봅니다. 전 이런 변화의 결과들이 두렵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론 굉장한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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