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원래 대화였다. 뉴스는 원래 완성품이 아니었다. 계속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진화 발전되는 것이었다.

웬 뜬금 없는 소리? 인류가 처음 뉴스에 관심을 가질 때를 떠올려보자. 이를테면 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시골에선 '뉴스'는 곧 '소문'이었다. 그리고 그 소문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대화를 통해 확산되었다.

물론 간혹 보도자료를 낼 적도 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목청 큰 사람(유식한 말로 news crier라고 해 두자.)가 동네 앞에 있던 작은 동산에 올라가 "내일 **네 집에서 잔치를 한답니다. 많이 와 주세요."라고 소리친다. 잔치하는 집에서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유통 경로가 있었지만, 주된 경로는 '입소문'이었다. 보도자료를 내는 경우는 기껏해야 몇 주에 한 번 정도.

그럼 여기서 시선을 언론사 쪽으로 잠시 돌려보자. (조금 인내심 있는 사람들은 미셸 스티븐스의 <뉴스의 역사>나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구조변동> 같은 책들을 참고하시라.)

초기 뉴스 유통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무대가 카페와 살롱으로 바뀌었을 따름이다. 실제로 17, 18세기 영국과 프랑스 등에선 전문 카페, 살롱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A 살롱은 경제 뉴스 전문, B살롱에 가면 스포츠 소식 전문. 등등으로. (이거 웬지 요즘 언론 상황을 연상케하지 않는가?)

그곳에서 뉴스는 철저하게 '상호작용'이었다.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있을 테지만(이를테면 평민이었던 스탕달은 살롱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그래도 기본은 대화였다.

꽤나 오래 진행되었던 이런 문화는 대중매체의 등장과 함께 사그라들게 된다. 전문직 언론인들이 뉴스 유통 사업을 접수해 버린 것이다. 여기에 자본주의적 산업구조가 결합되면서 뉴스 산업의 일대 변혁이 뒤따르게 된다. (하버마스는 이런 변화를 '공론장의 재봉건화'라고 불렀다.)

전문직 언론인의 등장은 뉴스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제된 뉴스, 완성품 뉴스가 안방으로 바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또 뉴스의 대량 생산 체제가 완성되었다. 이제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은 똑 같은 뉴스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다양해지고, 관심의 폭이 넓어지면서 기성품 같은 뉴스 유통에 조금씩 싫증을 내기 시작한다. 게다가 거대 언론사들이 '자사 이익'에 사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공론'이 사실상 사라지게 되었다. 뉴스는 '대화'의 산물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던져주는 먹이 같은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인터넷 저널리즘이 경쟁력을 갖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이다. 하지만 인터넷 저널리즘 역시 상호작용보다는 일방통행적 측면이 강했다. 여전히 깔끔한 뉴스들, 잘 정리된 뉴스들이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요 며칠 트위터를 해 보면서, 이런 부분에서 인터넷 저널리즘의 새로운 혁신 모델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 트위터가 말이다. 그리고 머지 않은 장래에, 뉴스 소비를 '트윗짓' 하듯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물론 시골에서 '보도자료형 뉴스 전달' 방식이 있었듯, 여전히 잘 정리된 뉴스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조각들이 모여서 큰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뉴스 역시도 무시못할 무게를 지니게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하게 됐다.

요즘 인터넷 매체들이 트위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요즘이 아니다. 미국에서 트위터가 선풍적인 바람을 불러 일으킨 지는 2년 여가 됐다. 내가 '미니 블로그 트위터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기사를 쓴 게 2년 전이었으니까.) 그 대부분이 트위터에 기사를 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보다 한 단계 더 나가서 '트위터적인 뉴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날도 오지 않을까? 뉴스가 종착지가 아니라, 어딘가로 가는 경로 역할까지 감당하게 되는 방식 말이다. 또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한 데 모이면서 거대한 담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이런 개념을 '꼴라주 저널리즘'이란 말로 한번 정리해보면 어떨까, 란 생각을 해 봤다. 괜한 말 만들기인 것 같아서,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말이다.


  • mepay 2009.06.12 22:05 신고

    잘 읽었습니다. 정말 좋은 내용입니다.

  • SOO 2009.06.13 00:45

    "꼴라쥐 저널리즘" 이라는 표현이 쏙~~ 와닿는데요~ ㅎㅎ

  • 일모리 2009.06.13 03:14

    미국에서 메인스트림을 탄건 올해부터라고 볼수 있습니다. 블로거들 사이에서의 돌풍은 말씀하신데로 조금 됬습니다만 메인스트림을 탔다고는 볼수 없었죠. 겨우 이메일이나 확인하고 검색이나 가끔하는 라이트 인터넷 유저들이 하나둘씩 트위터를 이야기하고 직장에서 상사가 이야기를 하고 TV에서, 라디오에서 하기 시작하고 이제 모두가 트위터라는 단어를 들어본 단계는 올해부터입니다. 물론 서부쪽에서 바람이야 일찍불었지만 동부쪽까지는 시간이 걸렸죠.

    트위터가 상당한 뉴스 체제를 바꾸는데에 동의하지만 이미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사람들은 수도 없는 뉴스와 정보를 듣습니다. 트위터도 그중 하나이구요. RSS 는 실시간으로 웹세계를 바꾸어 놓았죠. 하지만 정작 중요한건 사람들은 그 수 많은 정보를 해석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는겁니다. 바로 그 역할을 해주는 사람, 언론, 혹은 미래의 그 무언가가 바로 뉴스의 핵심이 될 것이고 그러한 역할적인 부분을 조명해 볼때 기존의 뉴스, 신문 미디어들이 바보짓을 하지 않는 한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 뉴스가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하기 보다는 수많은 정보를 모아 해석하며 그 이상의 의미를 갖을때 성공하겠죠.
    트위터는 수많은 정보를 알려주지만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담아야만 '미래의 뉴스' 타이틀을 달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엑스리브리스 2009.06.13 18:46 신고

      동의합니다. 저도 언론이 트위터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야기한 것은 아닙니다. 트위터의 장점을 잘 흡수하면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 2009.06.15 09:46

    저는 다른 생각으로 요즘 트위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뉴스나 저널리즘 관련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네요~
    좋은 글 읽고 여러 생각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