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란 무엇일까? 아니, 더 직접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미디어란 도대체 뭘까?

뻔한 질문이긴 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도대체 내가 왜, 무슨 일을 하고 있냐? 는 존재론적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런 물음을 갖고 있던 시절. 두 권의 책이 내 마음에 꽤 강하게 와 닿았다.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구조변동>과 미첼 스티븐스의 <뉴스의 역사>. 물론 두 권을 내가 꼼꼼하게 읽고, 완벽하게(란 말이 가능할지?)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들을 읽으면서 한 가지 확신하게 된 건 있다.

"뉴스는 결국 스토리텔링이다. 그리고 뉴스 스토리텔링의 역사는 돌고 돈다." 는 것.

<공론장의 구조변동>과 <뉴스의 역사>에서 접한 초기 뉴스 유통 방식은, 놀랍게도 SNS를 기반으로 한 21세기 뉴스의 유통 방식과 흡사했다.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접으면, 정확하게 대칭이 될 정도로. 마치 데칼코마니를 연상케 할 정도.

서두가 좀 길었다.

오늘 기가옴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플립보드 같은 앱들이 미디어의 미래인가?(Are Apps Like Flipboard the Future of Media?)란 제목부터 눈길을 확 끌었다. 결론부터 말하자. 나는 플립보드 같은 앱이 미디어의 미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플립보드보다는 자이트를 훨씬 많이 쓰고 있다. (자이트는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 연구진들이 만든 앱이라고 한다.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탁월한 개인 맞춤형 기능이 내 맘에 쏙 들었다.) 자이트를 쓰면 쓸수록, 개별 매체들의 아이패드 앱이 신통찮아 보였다.

바로 '스토리텔링에 대한 고민 부족'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플랫폼에 적합한 스토리텔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것 같다는 얘기다.

이 문제는 내가 <인터넷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을 쓸 무렵부터 고민했던 주제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고민만 했다. ㅋㅋㅋ. 그 책 읽은 사람들은 내가 굉장한 매체 혁신론자인 줄 알텐데, 사실 나 회사에선 무지 보수적인 사람.) 매체는 발전하는 데, 스토리텔링 방식은 늘 반박자 뒤쳐져 있다는 문제 의식. 이게 아이패드 시대에 와서도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는 느낌.

기가옴의 기사 역시 이런 점을 잘 지적해주고 있다. (기사를 쓴 기자는, "그러면서도 뉴욕타임스 같은 매체는 돈을 받으려고 한다"고 꼬집고 있다.)

플립보드나 자이트 같은 앱을 써보면 네그로폰테가 20여 년 전 얘기했던 'The Daily Me'란 개념이 이제야 구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내가 전지전능한 편집자가 된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내가 원하는 콘텐츠들로 나 만을 위한 신문을 매일 만들어내는 느낌. 이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역시 기가옴의 The Race to Build the “Daily Me” Continues 란 기사 참고)

반면 전통 매체들의 앱들에선 이런 실험 정신이 부족하다. 당연하지 않을까? 앱이란 게, 자신들의 뉴스를 좀 더 잘 보여주려는 것이니. 게다가 가진 것 많은 매체들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문제는, 가진 것 없는, 중소 인터넷 언론사들도 '알량한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

얘기가 좀 많이 샜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얘길 한 마디로 요약하면, 플립보드 같은 앱들이 미디어의 미래 모습이 될 것 같다는 것이다. 기가옴의 기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얘기.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게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 플랫폼에 가장 적합한 스토리텔링 방식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결국 뉴스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디어는 가장 적합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찾아가면서 변화 발전해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