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 언론사들이 엄청나게 환호했다. 필생의 고민거리였던 '콘텐츠 유료화'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실제로 수 많은 유력 언론사들은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을 겨냥해 화려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와이어드'가 초창기에 선보인 현란한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그럼 실제로 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퓨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언론사들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실망할 정도는 아니지만, '태블릿과 앱이 대세'라던 희망가는 당장 실현될 것 같진 않다. 기가옴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를 전해주면서 '태블릿과 미디어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는 제목을 달았다. 


우선 긍정적인 측면. 위 인포그래픽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태블릿 이용자들의 뉴스 구독 비율이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태블릿 이용자들의 활동 중 이메일이 5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바로 뉴스 구독(53%)이었다. 소셜 네트워크 이용(39%)이나 게임(30%)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미디어 회사 입장에선 분명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결과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다. 언론사들이 태블릿에 열광한 것은 '공짜 뉴스'가 아니라 '유료 뉴스'를 구독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소 실망스럽다.

일단 태블릿 뉴스에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85%가 '노'라고 대답했다. '돈 낼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태블릿이 뉴스 플랫폼으로 의미를 갖는 건, 공짜 뉴스를 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란 의미다.


 퓨리서치센터는 질문을 살짝 바꿨다. 태블릿에서 뉴스를 유료로 구매할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들에게 "만약 돈 내지 않을 경우 이 정보를 접할 수 없다면?"이란 단서를 달고, 얼마 정도면 돈을 낼 의향이 있느냐고 질문한 것. 

그 질문에 대해서도 한 달에 5달러(약 6천원) 정도면 구독하겠다는 응답이 21%에 불과했다. 다른 곳에서 그 정보를 볼 수 없더라도, 5달러 이상 내지 않겠다는 사람이 80%에 달했단 얘기다. 월 10달러로 가격을 올리면 구매 의향 비율이 10%로 더 줄어든다.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저항이 얼마나 심한 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태블릿과 모바일 시대 언론사들의 콘텐츠 전략 중 또 다른 관심사는 바로 앱이냐, 웹이냐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모바일 앱을 내놓으면서 독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화면이 큰 태블릿이 나오면서 앱 전략이 한층 더 힘을 얻고 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 따르면 독자들의 앱 이용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대세는 앱이 아니라 모바일 웹이란 얘기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태블릿에서 뉴스를 볼 때 주로 앱을 이용한다는 사람은 21%에 불과했다. 10명 중 4명이 주로 브라우저를 이용해서 본다고 응답한 것이다. 앱과 모바일 웹을 둘 다 이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31%에 달했다.

태블릿이 나올 때 많은 언론사들이 일제히 '앱'으로 승부를 걸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실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언론사들이 태블릿이 새로운 읽기 혁명을 불러 올 것으로 기대했던 밑바탕에는 바로 '앱 전략'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독자들의 독서 습관은 언론사들의 생각과는 달랐다는 게 이번 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몇몇 언론사들이 HTML5를 기반으로 한 웹 앱 전략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 역시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자, 한번 정리해보자. 

태블릿이 디지털 뉴스 구독의 새로운 장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적어도 이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새롭게 열린 뉴스 구독의 장이 언론사들의 생각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콘텐츠 유료화가 생각처럼 녹록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언론사들의 앱 전략 역시 독자들에게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번 조사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 상황과는 다소 다를 순 있다. 하지만 적어도 콘텐츠 유료화에 관한한, 저 수치보다 더 높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앱과 웹 부분 역시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  결국 막연하게 태블릿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간 닷컴 바람 초기의 헛 방망이질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래서 디지털과 모바일 뉴스 전략이 참 힘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한 보고서를 직접 읽어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