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제이 로젠이란 학자가 있다. 시민 저널리즘 분야의 고전으로 꼽히는 'What are Journalists for?'란 저술을 남긴 뛰어난 학자이면서, 동시에 활동가이기도 하다.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와이어드'와 공동으로 온라인 시민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로젠이 던진 화두 중 'View from nowhere'란 말이 있다. 우리 말로 옮기면 '가상으로부터의 관점' 쯤 된다. '가상으로부터의 관점'이란 사안에 대한 양쪽의 의견을 보여준후 독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일종의 '중립 저널리즘' 일컫는 말이다. 기자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고, 첨예한 사안에 대한 가치 판단을 배제한 채 보도하는 걸 의미한다. 현재 CNN을 비롯한 미국의 많은 매체들이 '가상으로부터의 관점'에 입각한 중립 저널리즘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로젠 교수의 비판이다.


당연히 로젠 교수는 '중립 저널리즘'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중립 저널리즘이 기자들을 멍청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치려는 노력 대신 그저 표면적인 사실들을 조합한 뒤 적당하게 기사화하는 나쁜 관행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비판도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언론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까 란 글에서 많이 참고했다는 점을 밝혀 둔다.) 


물론 '가상으로부터의 관점'이란 것이 그냥 나온 건 아니다. 대중 매체 시대엔 일정 부분 필요한 측면도 있었다. 게다가 다양한 성향의 광고주들을 모두 껴안으려면, 너무 자기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 불리한 측면도 있다. 반대쪽에 자리잡고 있는 광고주는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관점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특색없는 잡탕 찌개 같은 저널리즘이 탄생하게 됐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를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동안 언론을 통해 뭔가를 말해야 했던 사람들이 직접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밋밋한 중립적 관점'을 지향하는 저널리즘의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기 시작한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맞으면서 최근 미국 주류 언론계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일간지인 USA투데이 발행인으로 영입된 래리 크래머의 취임 일성에도 이런 자성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는 "좀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기가옴에 인용된 부분을 그대로 옮겨와 보자.


I think both USA Today and CNN for a long time concentrated on the news being the voice. Now I think with Twitter and with all the different ways news is disseminated, people are looking for a little bit more of an interesting take on a story.


트위터를 비롯한 다양한 뉴스 유통 채널들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좀 더 흥미로운 뉴스를 찾게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밋밋한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 힘들다는 비판인 셈이다.


이런 비유는 어떨까? 두 사람이 싸우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발단은 A란 사람이 B에게 폭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유 없이 한 방 먹은 B도 큰소리로 맞대응하면서 싸움이 커졌다. 그 자리에 C란 사람이 지나가게 됐다. B가 C에게 먼저 자기 얘기를 한다. 그런 다음 C는 A에게도 얘기를 들어본 뒤 "두 사람이 싸우고 있습니다. A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 B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싸움이 꽤 길어질 것 같습니다. 누군가 중재를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보도한다. 


예전엔 이런 목소리만 있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었다. 둘이 싸우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가 힘을 얻으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젠 A나 B의 입장에 서서 배경 설명을 해주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한 때문이다. 당연히 사람들은 C와 같은 방식으로 사건을 전해주는 사람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됐다.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버즈 비신저란 사람은 이런 상황에 대해 좀 더 직접적으로 얘기한다. 언론사에서 편집 데스크를 거치면 거칠수록 기사가 더 밋밋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니먼저널리즘랩과의 인터뷰에선 이런 말도 했다. 편집자들은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는 인터뷰 기사 제목에 모든 의미가 포괄돼 있다고 봐도 된다. 


We’re hiding much of our newsrooms’ value behind a terribly anachronistic format: voiceless, incremental news stories that neither get much traffic nor make our sites compelling destinations. While the dispassionate, what-happened-yesterday, inverted-pyramid daily news story still has some marginal utility, it is mostly a throwback at this point — a relic of a daily product delivered on paper to a geographically limited community.


이쯤에서 우리는 한번 반성해봐야 할 것 같다. 우리 언론 역시 '가상으로부터의 관점'이란 관행에 충실하다. (우리 언론의 더 큰 문제는 '가상으로부터의 관점'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란 비판이 바로 날아올 것 같다. 하긴, 그게 우리 언론 현장의 적나라한 현실이기도 하다. ^^) 이른바 객관보도 관행. 그런데 그게 따지고 보면, 언론의 숭고한 가치 때문이 아니라 비즈니스적 이해관계, 혹은 복잡한 사안에 얽혀들기 싫은 보신주의가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 기자들 역시 표면적인 상황 정리만 해주는 역할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왜, 우리에겐 프로퍼블리카가 없을까, 하다 못해 전통 매체엔 왜 주진우 같은 사람이 없을까, 라고 비판하는 건, 그리고 그런 비판을 일선 기자들에게만 날려대는 건,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말씀이다. 만약 그런 비판을 하는 사람이 (그럴 리도 없겠지만) 언론사 고위 간부라면, 정말 뭘 모르는 말씀이다. 현재 시스템이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USA투데이의 새로운 선언이 현장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질 진 알 수 없다. 그냥 의례적인 멘트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전통 언론이 처한 여러 위기의 원인을 따지고 들어가면 '가상으로부터의 관점'이란 속 편한 보도 방식에 지나치게 안주했다는 부분도 결코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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