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이 뉴올리언스 지방을 강타했다.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됐던 그 참사는 많은 얘깃거리를 남겼다.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프로퍼블리카는 뉴올리언스 참사 당시 병원의 안락사 문제를 다룬 Deadly Choices란 기사로 2010년 퓰리처 상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퍼블리카의 보도는 사건이 있는 지 무려 4년 여 만에 나온 것이다. 사건 당시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낸 것은 타임스 피케윤이란 지역 신문이었다. 도시 전체가 물바다가 된 상황에서도, 기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상황 보도를 한 때문이다. 


물론 당시 타임스 피케윤은 신문을 제대로 발행하진 못했다. 윤전 시설이나 배달망을 가동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온라인 상에 계속 뉴스를 올렸다.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 파동 속에서도 사명을 다한 타임스 티케윤에겐 수 많은 찬사가 쏟아졌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도 묵묵히 버텼던 타임스 피케윤이지만, 미디어 시장을 강타한 태풍은 피하기 힘들었나 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타임스 피케윤 모회사인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즈(Advance Publications)는 결국 타임스 피케윤을 격일간지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한다. 줄어드는 독자와 광고 수입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고 발행 일자를 절반으로 줄여버리기로 한 것이다.


타임스 피케윤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하루 발행 부수가 26만 부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들어선 13만2천부까지 줄어들었다. 7년 사이에 발행 부수가 반토막이 난 것이다. 


타임스 피케윤이 둥지를 틀고 있던 뉴올리언스는 이제 일간지가 존재하지 않는 도시가 됐다. 문제는 뉴올리언스는 인터넷 보급 비율도 그다지 높은 편이 못 된다는 점이다. 2010년 자료에 따르면 뉴올리언스 주민 중 36%는 아직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추락하는 신문은 날개도 없다?


미국 신문 시장은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ABC 자료에 따르면 발행 부수 2,5000부 이상 신문들은 지난 2007년부터 2012년 사이에 구독자 수가 21% 가량 줄었다고 한다. 퓨리서치센터 조사 역시 암울하다. 지난 해 미국 신문들의 매출은 2010년에 비해 7% 이상 줄어든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간지에서 격일간지로 덩치를 줄이는 신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역시 어드밴스 계열인 앤 아버 뉴스는 이미 지난 2009년 주 2회 발행 체제로 전환했다. 디트로이트 뉴스 역시 주 2회로 발행 횟수를 줄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타임스 피케윤이 격일간지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앨러배마 주의 3대 신문사가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당연히 인력 감축 조치도 함게 병행한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위의 수치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신문 시장은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내몰리고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익숙해진 젊은 독자들은 앞으로 종이신문을 더 멀리할 가능성이 많다. 





타임스 피케윤 사태를 전해주는 미국 언론들의 논조는 암울하다. 기가옴은 '종말의 시작'이라는 헤드라인을 붙였다. 니먼 저널리즘 랩을 비롯한 미디어 비평 전문 사이트들 역시 우울한 미국 신문 시장의 현 주소를 가감 없이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몰락해가는 종이매체에 자꾸 미련을 가져봐야 '죽은 자식 XX 만지기'에 지나지 않는다. 안 될 땐 과감하게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왜 종이신문이 인기를 잃을까? 물론 사람들의 독서 행태가 바뀐 게 가장 클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9년 쯤 전, 처음 대학에 강의를 나갔던 나는 대학생들이 신문을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뉴스를 보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 때 벌써 그들은 종이신문 대신 포털에서 뉴스를 보고 있었다.


또 하나는, 종이신문을 매일 발행하는 것이 갖는 한계다. 우선 속보 경쟁은 불가능하다. 외신 같은 경우는, 자칫하면 하루 지난 뒤에 게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하지도 않다. 매일 매일 기사를 마감하는 기자들에게 깊이 있는 분석 기사를 써내라는 건, 대중 소설 작가에게 갑자기 문학성 뒤어난 본격 문학 써내라는 것보다 더 가혹한 처사다.


그런 점에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사례도 눈여겨 볼 만하다. 역시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3년 전에 종이신문 발행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종이매체는 주간지로 전환한 뒤 온라인 쪽에 올인했다. 그 결과 3년 만에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한다. 


매체 변화는 피할 수 없다. 타임스 피케윤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허리케인 카트리나보다 더 무섭다. 이런 무서운 현실에 직면한 언론들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말은 쉽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사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처럼 잘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노키아 기사를 쓰면서 늘 "불타는 플랫폼 위에 서 있는 회사"라고 살짝 비꼬았는 데, 지금 언론이 처한 환경이 그렇다. 매체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늘 변형이 일어나고 난 뒤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순발력 없는 태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남의 나라에서 들려온 소식에 괜히 우울해지는 주말 오전이다. 


고커의 다음과 같은 분석에서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까?


The good news is that while the newspaper industry itself is shrinking, the public's appetite for journalism is not. We're in a transitional phase, in which everything is fucked up while everyone figures out the proper economic and journalistic models necessary to shift from old technologies to new technologies. Eventually journalism will be properly monetized online, and the media industry will stabi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