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글을 어떻게 해야 할까? 검색 중립성 원칙을 통해 규제를 해야 하는 걸까?"


구글을 둘러싼 각종 공방이 커지면서 '검색중립성'이란 개념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AT&T를 비롯한 통신사업자들 뿐 아니라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도 망중립성 뿐 아니라 검색 중립성 개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냥 필요한 결과를 보여줄 뿐인 검색을 둘러싼 공방이 왜 이리 끊이지 않는 걸까? 당연하고 상식적인 얘기지만, 정보 홍수 시대엔 검색에 걸리지 않게 되면 아예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반 서비스업체들도 구글이 검색 알고리즘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순위가 확 달라지기도 한다. 엄청나게 큰 외생변수인 셈이다.


뉴스 사이트들에게도 검색은 생명줄이나 다름 없다. 실제로 매셔블을 비롯한 많은 뉴스 사이트들은 '검색엔진 최적화(SEO)' 기법을 적극 활용한다. 구글 검색에 최대한 많이 노출되기 위해서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트래픽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와 달리 미국에선 검색이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한 유입량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글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보니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구글이 수시로 검색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경쟁자들을 무력화한다는 비판도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 중 하나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는 쇼핑 비교 사이트인 넥스태그(NexTag)의 최고경영자(CEO)가 기고한 글이 게재됐다. 제프레이 카츠란 이 CEO는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변경 때문에 넥스태크가 검색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이런 방식으로 경쟁자들을 무자비하게 압박한다는 게 카츠의 주장이다.


실제로 구글은 유럽연합(EU)에선 불공정 관행 문제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하긴 세계 검색 시장의 82%를 독식하고 잇는 기업이니 당연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런 비판에 대해 구글도 할 말은 많다. 검색 알고리즘 변경은 최적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취하는 조치일 뿐이란 것이다. 


기기옴은 구글의 이런 변명이 틀린 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일련의 사태 때문에 '검색 중립성(search neutrality)'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색 중립성? 물론 이 말은 망중립성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각 나라에서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망중립성은 한 마디로 망 사업자가 자신들의 망을 운영할 때 횡포를 부려선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다, 나도. 이런 설명이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란 점을. 망중립성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각자 열심히 공부해보시길.)


검색 중립성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검색 역시 인터넷의 기간망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픈 인터넷' 원칙이 지켜지려면 검색 중립성이 꼭 필요하다는 논리다. AT&T 같은 업체들은 구글이 사실상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면서 어떤 것이 중요한 정보인지를 결정한다고 비판했다. 여기에다 구글이 스폰서 검색 비중을 늘린 부분 역시 '검색 중립성' 원칙 도입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망중립성 원칙을 도입할 경우 가장 혜택을 보는 기업이 구글이란 점을 들어 검색 중립성 원칙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미네소타대학의  앤드류 오딜즈코(Andrew Odlyzko)이다.             


하지만 검색중립성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검색중립성에 대한 몇 가지 회의론'이란 논문을 쓴 제임스 그리마이맨은 검색은 굉장히 주관적인 행위란 점을 강조한다. 그런 관점에서 그는 검색 중립성이란 개념 자체엔 몇 가지 편견이 담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검색결과는 늘 같아야 하며, 올바른 객관적인 검색이 있다는 잘못된 관념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또 외부 검색에 트래픽의 절대적인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사이트들이 검색 엔진 때문에 방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편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검색엔진도 뉴욕타임스처럼 표현의 자유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구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검색중립성이란 개념을 둘러싼 공방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연 검색에도 통신망에 적용되는 것 같은 중립성 개념을 도입해야 하는 걸까? 겉보기엔 간단해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복잡한 질문인 것 같다. 

  • 민노씨 2012.06.20 09:10

    굉장히 흥미로운 테마네요.
    망중립성 이용자포럼에 참여하면서 최근 망중립성 논의를 조금씩 배워가는 입장인데, 검색 중립성 개념은 처음 접합니다.
    그런데 망중립성은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 그리고 이용자, 이렇게 삼주체가 기본 이해당사자라고 볼 수 있을텐데요(물론 규제기관으로서의 국가, 방통위나 미국의 FCC, 영국의 Ofcom 등도 주요한 플레이어이긴 하지만요).

    검색 중립성 이슈의 주요 이해당사자들은 어떤 기업들인지, 그리고 이용자는 이 논의에서 (주로)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망중립성에 있어선 당연히 콘텐츠사업자와 이용자들은 망중립성을 찬성할테고, 망사업자들은 망중립성을 반대할텐데, 검색 중립성에 있어선 구글이 망사업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건 알겠지만, 망중립성 논의에서의 콘텐츠 사업자나 이용자의 역할이 검색 중립성 이슈에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이게 유비가 가능한건지도 궁금하고요.

    나중에 기회되시면 후속글 부탁드립니다!! ^ ^

  • 엑스리브리스 2012.06.22 10:18 신고

    예. 저도 흥미로워서 쓰긴 했는데, 아직은 위에 쓴 글 이상은 잘 모릅니다. 이슈가 잡히면 같이 한번 논의를 확장해보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