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명령 집행이 일시 정지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삼성의 갤럭시 넥서스 스마트폰 판매금지 집행 연기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지난 3일 새너제이 지역법원 판결로 판매가 금지됐던 갤럭시 넥서스는 사흘 만에 다시 판매재개됐다. 한 때 사라졌던 구글 플레이 매장에도 다시 등장했다. 


이번 판결 이후 몇몇 국내 언론은 항소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것이 연합뉴스 기사다. 연합뉴스는 "갤럭시 넥서스 판매 일시 허용"이란 주제목 밑에 '하급심 결정 뒤집어'란 부제를 달았다. 


법률적으론 큰 의미 부여 힘들어 


하지만 항소법원의 이번 판결은 법률적으론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냥 재판 진행 절차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항소법원이 판매금지 집행을 일시 중단한 것은 삼성의 연기 신청에 대한 애플의 답변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오는 12일까지 삼성의 판매금지 집행 정지 신청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항소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특허 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는 "판매 허용과 금지를 왔다 갔다 하는 상황(on again, off again)"이라고 평가했다. 루시 고 판사가 판매금지 판결한 이후 애플이 곧바로 공탁금을 기탁하면서 시작된 판매금지 조치가 항소법원의 집행 일시 정지 명령으로 다시 풀린 때문이다.


항소법원의 판결문을 봐도 특별한 설명이 없다. 그냥 삼성의 신청을 받아들인다고만 돼 있다. 


법률적으론 큰 의미가 없는 결정일지라도 삼성에겐 큰 도움이 되는 판결임에는 분명하다. 판매금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구글은 연방지역법원의 판매금지 판결 이후 곧바로 소프트웨어 패치 계획을 발표했다. 갤럭시 넥서스에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대신 최신 버전인 젤리 빈을 탑재한 뒤 다시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은 또 갤럭시 넥서스에서 특허 침해 논란이 있던 몇몇 소프트웨어도 개선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런 작업을 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번에 항소법원에서 판매금지 집행 정지 청원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삼성, 경제적 피해 최소화 효과 


항소법원의 이번 결정이 본안 소송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 항소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판결문에는 그냥 삼성의 신청을 받아들인다고만 돼 있다.


하지만 특허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는 "삼성 측이 판매금지 명령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설득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을 곧바로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판매금지 명령을 연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순 없다고 뮐러가 분석했다.


판매금지 명령 직후 삼성과 구글이 문제가 된 부분을 피해갈 수 있는 새 제품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 입장에선 바로 그 점을 들어서 항소심 끝날 때까지 판매금지를 하더라도 삼성 쪽에 가혹한 판결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일시 정지된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조치는 애플이 답변서를 제출하는 대로 곧바로 다시 적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이번 결정으로 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당장 갤럭시 넥서스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때까지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수 주 정도로 예상되는 유예 기간 동안 소비자들과 단절되지 않는다는 건 큰 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