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인 미디어, 아니 더 정확하게는 블로거 공동체에 대한 관심들이 많은 듯하다. 포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또 전문 블로그 서비스업체들도 수시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서로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블로거들의 양질의 콘텐츠를 하나로 모아보겠다는 생각들이 강한 듯하다.

내가 이런 실험들을 눈여겨 보는 것도 순전히 개인적인 필요 때문이다. 박사 논문 연구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온라인 시민 참여 미디어의 진화모델'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연구해보고자하는 것은 '온라인 시민 참여 미디어'에서 '1인 미디어'들을 어떻게 개념 정의하고, 그들과 운영진(다른 마땅한 표현이 없어서)이 어떤 관계를 갖는 게 바람직할까, 하는 문제다.

하지만 요즘 관심을 기울일수록, 자꾸만 미궁 속으로 빠지는 느낌이다. 생각할수록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내가 머릿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논문 형식으로 풀어내는 작업 역시 녹록하지가 않다는 점이다.

뻔한 얘기 같지만, 일본 고베대학의 미우라 아사코 교수는 "블로그 글쓰기는 포스트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해주는 사회적인 행위이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는 또 사람들이 블로그 글쓰기를 하게 되는 3대 요인으로 1) 자기 자신에 대한 혜택 2)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미치는 혜택 3) 정보 처리 기술 등을 꼽았다. (Journal of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에 게재된 Psychological and Social Influences on Blog Writing 참고할 것.)

일단 1인 미디어 공동체를 구축하려는 측은 블로거들이 지속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그게 가능할까? 자아에 대한 이해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구축, 여기에다 효율적인 정보 관리 등이 결합되면 적어도 블로그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 미우라 아사코 교수 등의 논지다.

물론 이들의 연구 결과를 100% 받아들일 순 없을 것이다. 어차피 논문이라는 건 소수의 연구 대상을 토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일반화할 땐 극도로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초기 연구 결과를 가지고 '만병통치약'처럼 발표하는 연구자들을 볼 때면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의 연구 자체는 상당히 신뢰할만한 부분이 있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요즘 애드센스를 비롯한 수익 창출 시스템이 인기를 끌면서 '1인 미디어'에 대해 자꾸만 '노다지의 꿈'을 심어주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익을 창출하도록 해주고, 또 그 수익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주가 되어버리는 순간, '1인 미디어 공동체'라는 것은 진정성에 기반한 온라인 공론장으로서의 기반 자체를 상실해버리게 된다. '온라인 매체 정책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철학이다'는 하나마나한 얘기를 자꾸만 되뇌이게 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1인 미디어 공동체'를 만들 때는 좀 더 차분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블로그 글쓰기를 지속하게 만드는 것은 경제적인 요인보다는 '1인 미디어의 영향력'과 '타자와의 교류' 등과 같은 사회적 요인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난, 우리나라가 온라인 미디어 강국이 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인문학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블로고스피어에 불고 있는 애드센스 광풍도 우려스럽기 그지 없다. 광고들이 잔뜩 붙어 있는 파워블로그들은 어느 새 그렇게도 비판했던 주류 매체들의 온라인 사이트들을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벌 수 있는 돈이 과연 얼마나 될까?

좀 더 차분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1인 미디어 공동체'는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소통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노다지의 꿈'이 현실로 연결된 적은 별로 없다. '정보를 소통하는 곳' '사람과 소통하는 곳' '나와 소통하는 곳.' 그것이 바로 블로고스피어요, 그것이 바로 1인 미디어 공동체의 지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