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설립된 슬래시닷은 대표적인 온라인 공론장(online public sphere)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근 급부상했던 딕닷컴(digg.com)이 추천수 조작 시비에 휘말리면서 상대적으로 그런 시비가 적었던 슬래시닷의 평가 시스템에 관심이 쏠린다.

슬래시닷은 moderator와 metamoderator의 두 단계로 평가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moderator은 슬래시닷에 매일 올라오는 글들을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각 포스트들에 대해 매긴 평가점수는 그대로 사이트에 반영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만으로는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슬래시닷은 metamoderator들을 추가로 운영한다. 이들은 moderator들을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잣대는 평가의 공정성, 정확성 같은 것들이다. (슬래시닷 회원들은 로그인하게 되면, 하루에 한번 metamoderator로 활동할 수 있다.)

슬래시닷의 온라인 공론장 메커니즘을 연구한 나다니엘 푸어(Nathaniel Poor)는 metamoderator들이 평가한 결과 moderator들의 공정성이 92-93% 수준이라고 한다.

moderator가 되려면 우선 로그인을 해야 한다.(그래야만 그들이 평가한 것들을 또 다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롭게 가입한 사람들에겐 평가 권한을 주지 않는다. 평가시스템을 남용하다가 쫓겨난 사람들이 새롭게 아이디를 만들 가능성 때문이다. 또 평가 권한을 얻으려면 슬래시닷에 올라온 글들을 많이 읽어야 한다.

moderator로 활동하는 사람들에겐 처음에 5점을 부여한다. 그는 이 점수 내에서(한번 할 때마다 하나씩 소진된다) 평가를 해야만 한다. 따라서 자신의 포인트를 상당히 가려서 써야하는 것이다.  

슬래시닷은 또 익명으로 포스팅한 사람들은 평가 측면에선 약간의 핸디캡을 갖도록 하고 있다.

슬래시닷은 이와 함께 karma라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한 마디로 개인에 대한 평판 시스템이다. 이를테면 좋은 글을 올리게 되면 카르마 점수가 올라가는 반면, 관계 없는 글이나 비방, 욕설 같은 것들을 올리면 점수가 내려가게 된다.

위의 내용들은 JCMC에 게재된 'Mechanisms of an Online Public Sphere: The Website Slashdot' 을 대충 요약한 것이다.

이 논문을 쓴 푸어는 슬래시닷이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을 상당히 잘 구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참고로 하버마스는 공론장을 구현하기 위한 조건으로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즉 공론장은 1) 담론의 공간이며, 2) 이전에는 소외되었던 새로운 사람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되어 있으며 3) 논의되는 이슈들이 때론 정치적이며 4) 발화자의 신분이 아니라 콘텐츠의 내용에 따라 평가받는다.

논문만 읽어서는 슬래시닷의 정확한 평가 시스템을 파악하지는 못하겠다. 잘 아시는 고수분들, 댓글 부탁.



 

  • 민노씨 2007.03.13 02:55

    마지막 부탁 말씀 중에서 '고수'라는 표현 때문에 이처럼 흥미롭고, 시의성 높은 포스트에 댓글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호찬님 블로그에서 링크 타고 왔는데요.
    종종 교류가 있다면 좋습니다.
    자주 찾아뵐 것 같네요.

    : )

  • 엑스리브리스 2007.03.13 09:21 신고

    반갑습니다. 자주 들러주세요.

In point of fact, citizen journalism reverses the sender-receiver process of traditional journalism. Whereas newspaper, television and web media use the journalist as a gatekeeper in the process of selecting and presenting news, in the citizen journalism format the journalist's role is a "shepherd" in the process. (Blogging, Citnzenship, and the Future of Media, p. 241)

시민 저널리즘에서 기자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마크 글래서(Mark Glaser)란 사람은 '문지기(gatekeeper)'가 아니라 '양치기(shepherd)'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시민저널리즘에서 저널리스트들은 공동체의 목소리를 찾아내고, 그들이 목소리를 발하는 것을 격려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 기자들이 해야할 유일한 편집행위는 읽기 쉽게 만들어주고, 또 법적인 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교통정리하는 역할 정도다. 이런 진단이 말 만들기 좋아하는 학자들의 현학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새겨들을 부분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기독교에서 예수와 우리들의 관계를 흔히 양치기와 어린 양으로 비유한다.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지켜주는 분이, 바로 여호화다. 이 때 막대기와 지팡이는 '무리를 벗어나는' 양을 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양들이 고랑에 빠졌을 때 건져내어주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바로 막대기(혹은 지팡이?)이다. 물론 양치기가 막대기와 지팡이를 들고, 양들을 노리는 각종 맹수들과 목숨걸고 싸우는 원동력은 양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다.  

시민 저널리즘, 혹은 시민 참여저널리즘에서 저널리스트들은 '양치기'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글을 접하면서 난, 기독교의 '목자와 어린 양' 비유를 떠올렸다.

전문직 언론인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들은 가르치려는 욕구를 강하게 갖고 있다. 물론 언론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꼭 필요할 것이다. 법적인 문제도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그들을 지나치게 관리하려는 욕구는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으려나?
  • 다큐멘터리 2007.03.10 02:36

    굳이 언론인이 아니라도, 자신이 전문이라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가르치려는 욕구가 생겨나기 마련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듭니다.
    좀전까지 자리에서 그와같은 '교육'의 필요성과, '과잉 관리에 대한 자제' 혹은 과잉방법설정에 대한 자제에 대해 첨 뵙게 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왔지요.

    어찌보면 딜레마고, 어찌보면, 가르친다/교육의 개념을 달리 보면 될진데,..

    결론은 자제하는것이 좋겠다. ^^입니다.
    사실 제블록에, 글을 쓰려했는데 어찌된일인지, 로그인이 안되네요.^^

소니가 차세대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또 하나의 삶(second life)'을 부여하기로 했다. 인기 3D 가상공간인 '세컨드라이프'의 기본 컨셉트를 그대로 옮겨오겠다는 것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소니는 올해 가을쯤 PS3를 3D 공간에 재구성한 홈(Home)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11월  야심적으로 차세대 게임 콘솔 전쟁에 뛰어든 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소니로선 '홈' 서비스를 통해 그 동안의 부진을 일거에 만회하겠다는 생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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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해리슨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홈 서비스 계획은) 커뮤니티, 공동작업, 그리고 개인 맞춤 서비스와 관련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게임 업계도 웹 2.0 운동의 성공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현 시대를 '게임 3.0 시대'로 규정했다. 즉 PC나 게임기에서 구동되는 패키지 형식의 게임을 '게임 1.0', 온라인 게임과 같이 네트워크를 통해 즐길 수 있지만 여전히 PC에 기반해 실행되는 게임을 '게임 2.0'이라면 '홈'처럼 3D 공간을 통해 실제 생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게임 3.0 시대라는 것이다.

실제로 '홈'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 뒤 얼굴, 헤어 스타일을 비롯해 각종 외모를 취향대로 조작할 수 있다. 또 PS3 콘트롤러를 이용해 아바타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도 있다.

게다가 개인만의 아파트를 소유할 수도 있으며, 아파트를 각종 장식으로 꾸밀 수도 있는 등 현실 공간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을 수 있도록 구성될 전망이다.

소니는 앞으로 '홈'이 기업들의 마케팅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야심도 감추지 않았다. 소니가 '홈' 서비스의 모델로 삼은 세컨드라이프는 1만2000개가 넘는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컨드 라이프'에서 활동하는 순이익 상위 10대 기업은 연간 2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최근 게임 시장에서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소니로선 '세컨드라이프'의 성공이 상당한 자극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굳이 '게임 3.0'이란 말을 사용해 가며 최근의 조류에 편성하려는 소니의 의도엔 선뜻 박수를 보내고 싶지 않다. 하지만 확실히 온라인 공간이 '좀 더 현실에 가까운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물론 소니가 3D 공간으로 게임을 옮겨 놓겠다는 소니의 야심이 성공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든데, 뭐 나야 게임을 즐기지 않는 편이니까 자신있게 얘기하진 못하겠다. 게임 고수분들이 내공 있는 의견을 달아주면 좋으련만. ^.^

요즘 올블로그와 딕닷컴(digg.com)이 추천수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올블로그에선 하루에도 몇 건씩 추천 시스템과 관련한 글들이 올라온다. 이를 집단지성의 위기로 진단하는 글들도 수시로 눈에 띈다. 그 얘기를 하기 전에, 잠시 현학(?)을 뽐내어보도록 하자.

Johnson notes that to manage the growth of Slashdot's audience while maintaining its open and participarory structure, Sashdot relied on emergent behavior, allowing decentralized control and interactions between the audience without the interference of the sites's creator. <Blogging, Citizenship, and the Future of Media> p. 228.

스티브 존슨의 <이머전스(Emergence)>에 나오는 글을 필자가 인용한 것이다. 슬래시닷은 공개, 참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늘어나는 독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emergent behavior'에 의존했다는 얘기다. Emergence는 '창발' 정도로 번역되는 것 같다. 복잡계 경제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복잡계의 구성요소가 개별적으로 갖지 못한 특성이나 행동을 구성요소를 함께 모아높은 전체 구조(유기체)에서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무슨 얘기인 지 알듯 모를 듯 하다.

뭐, 그 얘긴 그 정도로 넘어가고. 슬래시닷은 결국 독자들에게 분산 통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독자들간의 상호작용을 허용하는 방식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 스티브 존스의 진단이다. 물론 이런 시스템 도입을 통해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얘기인 셈이다.  

슬래시닷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은 입장에서, 위의 진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분명 올블로그에선 그런 노력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참여=방임이란 등식은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질서유지 노력(사실 말이 최소한이지, 이게 무식하게 검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은 분명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올브로그처럼 'winner takes all' 시스템을 유지하는 사이트에선 당연히 '추천수 조작'은 있게 마련이다. 포털에서 5분 먼저 올리면 10만 클릭(100만 클릭이었나?) 차이가 난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 정도는 아니어도 올블로그 역시 비슷한 매커니즘으로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추천수를 조작하려는 욕구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중은 선하다는 것은 망상이다. 대중을 선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의 '착한 마음'이 아니다. 선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해주는 시스템이 그들을 선하게 만들어준다.)

추천수 조작=집단지성 위기?

위에 인용한 글의 필자는 커뮤니티 블로그들은 특히 다수의 폭거(tyranny of the majority)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한 얘기이고, 별다른 토를 달 필요가 없는 주장이기도 하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다. 집단지성이란 말이 남발되고 있다는 얘기다. 추천시스템이 곧 집단지성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추천 시스템만으로는 진정한 집단지성을 구현했다고 하기 힘들다는 게 내 생각이다. 즉 '추천수 조작=집단지성의 위기'가 아니라, 추천 시스템을 뒷받침해줄 진정한 집단지성 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나는 황우석 사태가 한창일 때 브릭 사이트에서 집단지성 시스템을 제대로 구경했다. 당시 그 사이트 운영자들은 집단지성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엄청나게 고생한 것으로 안다. 그 덕에 우리는 정말 좋은 구경할 수 있었다.)

따라서 딕닷컴이나 올블로그가 추천수 조작 시비에 휘말리게 된 것은 집단지성의 위기가 아니라는 게 내가 주장하고 싶은 요지다. 그건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집단지성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란 얘기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delight님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괜히 제목으로 낚시질 한 것 같아 좀 민망하기도 하다. 딕닷컴이야 자주 이용하지 않으니 잘 모르겠고, 올블로그는 제대로 된 집단지성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다.

영화 '매트릭스'를 기억해보자. 아직은 '네오'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전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토머스 앤더슨으로 살아가던 주인공은 프로그램을 '불법복제'해주는 부업을 하고 있다.

영화 첫 부분. 앤더슨이 복제한 프로그램을 건네던 장면을 유심히 본 적 있는가? 그가 건네는 프로그램 케이스에는 'Simulacres et Simulation'이란 글씨가 박혀 있다. 물론 그 글씨는 장 보드리야르의 명작 <시뮬라시옹(Simulacres et Simulation)>'의 표지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밑바탕을 지탱하고 있는 사상은 바로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 이론이었던 것이다.

'시뮬라크르'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을 지칭한다. 한 마디로 흉내낼 대상이 없는 이미지인 셈이다. 원본 없는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하고, 현실은 이 이미지에 의해서 지배받게 되므로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이것이 시뮬라크르를 통해 보드리야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이 짧은 단락에 담긴 글들을 쓰기 위해 나는 <시뮬라시옹> 번역자인 하태환 님의 역자 주를 상당히 많이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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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피디아

서두가 좀 길었다. 프랑스의 저명 철학자이자 사회 이론가인 장 보드리야르가 6일 프랑스 파리의 자택에서 향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29년 프랑스 서부도시 랭스에서 태어난 보드리야르는 고등학교 교사를 지낸 뒤 파리 10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며 30권 이상의 저서를 남겼다. 특히 그는 '소비'란 관점에서 현대 사회를 바라본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원 '기호학' 수업 시간에 "현대인은 생산물이 아니라 기호를 소비한다"는 보르리야르의 명제를 듣고 감탄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 명제가 선뜻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의 주변을 한번 돌아보시길. 이를테면 우리가 컴퓨터에서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사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다. 그저 전쟁을 흉내낸 기호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기호를 통해 실감나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보드리야르가 왕성한 지적 활동을 전개할 때는 인터넷이나 블로그, 혹은 하이퍼텍스트 같은 것들이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시뮬라시옹 이론들은 이후 가상현실이나 하이퍼 리얼리티(hyper reality), 그리고 하이퍼텍스트에 관한 논의를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그만큼 위대한 학자의 통찰력에는 시간의 벽을 뛰어넘는 진실이 담겨 있다.

연합뉴스의 부음 기사를 보니 보드리야르가 1991년 "걸프전에서 어느 쪽도 승리를 주장할 수 없고 전쟁은 이라크에서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았다. 걸프전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했다고 한다. 들은 적 있는 이야기다.

지난 1995년 들뢰즈가 죽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언젠가 20세기는 들뢰즈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는 푸코의 말을 많이 인용했다. 그 말을 빗대 나는 보드리야르에게 이런 헌사를 바치고 싶다.

"하이퍼텍스트가 지배하는 21세기는 보드리야르의 시대가 될 것이다."

보드리야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위키피디아의 보드리야르 페이지를 참고하시길. 아래 부분은 위키피디아에 올라와 있는 보드리야르의 저서 목록.

  • The System of Objects (1968)
  • The Consumer Society: Myths and Structures (1970)
  • For a Critique of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Sign (1972)
  • The Mirror of Production (1973)
  • Symbolic Exchange and Death (1976)
  • Forget Foucault (1977)
  • Seduction (1979)
  • Simulacra and Simulation (1981)
  • In the Shadow of the Silent Majorities (1982)
  • Fatal Strategies (1983)
  • America (1986)
  • Cool Memories (1987)
  • The Ecstasy of Communication (1987)
  • The Transparency of Evil (1990)
  • The Gulf War Did Not Take Place (1991)
  • The Illusion of the End (1992)
  • Baudrillard Live: Selected Interviews (Edited by Mike Gane) (1993)
  • The Perfect Crime (1995)
  • Paroxysm: Interviews with Philippe Petit (1998)
  • Impossible Exchange (1999)
  • Passwords (2000)
  • The Singular Objects of Architecture (2000)
  • The Vital Illusion (2000)
  • Au royaume des aveugles (2002)
  • The Spirit of Terrorism: And Requiem for the Twin Towers (2002)
  • Fragments (interviews with François L'Yvonnet) (2003)
  • The Intelligence of Evil or the Lucidity Pact (2005)
  • The Conspiracy of Art (2005)
  • Les exilés du dialogue, Jean Baudrillard and Enrique Valiente Noailles (2005)
  • Utopia Deferred: Writings for Utopie (1967-1978) (2006)
  • 요즘 올드미디어들의 뉴미디어 껴안기가 상당히 활발합니다. 그저께 BBC가 유튜브와 콘텐츠를 제휴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 있지요. 이번엔 MSNBC닷컴이 UCC 전용 섹션을 오픈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UCC란 말 대신 UGC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user generated contents의 약어이지요. generated와 created와 어감 차이가 조금 있지요?)

    MSNBC닷컴이 독자들의 사진, 동영상, 그리고 텍스트로 된 기사들을 소화하기 위해 아예 FirstPerson이란 새로운 브랜드로 된 섹션을 하나 오픈한 겁니다. FirstPerson이란 단어가 참 의미심장한 것 같습니다.

    그 얘기를 조금 해 볼까요?

    요즘 제가 온라인 시민참여 저널리즘에 대해 관심을 좀 갖고 있습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시민 참여'이란 단어를 추가한 건 최근입니다. 어렴풋이 구상하고 있는 제 학위 논문의 주제이기도 하구요.

    온라인 시민 참여 저널리즘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native reporting, 혹은 original reporting입니다. 시민들이 직접 취재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기사로 올리는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도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 것이지요. 외국 연구 사례들을 보면 의외로 온라인 대안 미디어들도 native reporting의 비중이 높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While the blogs studied were found to perform traditional news functions, key aspects of blogging mythology and rhetoric, such as original reporting, circumvention of mainstream media, alternative sources and- perhaps most significant in terms of political communications and democracy, suggesting action in response to news and information- were surprisingly rare. Rather than vigilante muckrakers, bloggers were activist media pundits, raising questions about their true role in political communication. (Blogging, Citizenship, and the Future of Media, p.39)


    MSNBC닷컴이 UCC 섹션 이름으로 FirstPerson을 택한 것을 보면서, 바로 native reporting이란 개념을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여기서 reporting이란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도 활동에서 조금 더 폭을 넓힌 개념이겠지요. (네이티브 리포팅은 대안 미디어 전문 이론가인 크리스 애튼(Chris Atton)의 글에서 본 겁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보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MSNBC는 최근에는 'Trading Places: Caring for Your Parents'란 시리즈물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한 데 모아서 사이트에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6000건 이상이 올라와 있다고 하네요. 이런 시도들 자체가 독자/수용자와 함께 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게 아니겠습니까?

    올드미디어들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서 1, 2년 내에 미디어의 기본적인 미디어 패러다임이 상당히 바뀔 것이란 예상을 해봅니다. 전 이런 변화의 결과들이 두렵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론 굉장한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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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유튜브가 또 한건 했네요. 영국의 공영방송사인 BBC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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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는 2일(현지 시간) BBC방송과 뉴스, 엔터테인먼트 동영상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BBC는 '스쿡스' '톱기어' '캐서린 테이트 쇼'를 비롯한 인기 쇼 프로그램의 짧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급하게 됐습니다. BBC는 또 수 개월 내에 유튜브 사이트에 하루 30개의 뉴스 동영상도 올릴 계획입니다.

    이번 협상으로 BBC 뉴스와 일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는 광고를 배치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BBC가 공영방송사란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광고가 붙은 BBC의 뉴스 동영상 콘텐츠는 영국 바깥 지역에서만 시청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협상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유튜브보다는 BBC에 더 놀랐습니다. 공영방송도 동영상 광고 수익 모델 개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구나, 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AP통신은 이번 협상이 '윈윈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네요.

    일단 CBS, NBC 등 미국 내 대형 텔레비전 방송국 보유업체들과 콘텐츠 제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유튜브로선 BBC와의 이번 협상이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수익 배분 문제 등으로 인해 제대로 협상의 실마리를 풀어내지 못했던 유튜브로선 BBC와의 제휴가 큰 힘이 될 수도 있겠지요.

    반면 BBC는 유튜브의 막강한 사용자들을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광고 수익까지 올릴 수 있게 돼 손해 볼 것 없는 장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앞서 유튜브는 최근 미국 최대의 독립음반사인 와인드-업 레코드와 뮤직 비디오 사용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지난 달 말에는  NBA 사무국과 제휴를 맺고 NBA닷컴이 제공하는 경기 동영상 파일을 스트리밍 서비스하기로 했습니다. 유튜브 방문자들은 `NBA 채널'이라는 메뉴를 통해 경기장 안팎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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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블로그 이사를 했다. 꼬박 2년 6개월 가량 거주했던 네이버 블로그를 버린 것이다. 물론 아쉬운 마음이 적지 않았다. 400개가 넘는 포스트를 그냥 버리고 나오면서, 빚쟁이들에 쫓겨 몸만 빠져나오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난 그 모든 걸 버리고 이사를 했다. 뒤돌아보지도, 미련을 갖지도 않기로 했다. 200명에 육박하는 이웃들에게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공지문 하나 달랑 남기고 떠나 버렸다.

    왜 그래야 했을까? 내게 참 많은 선물을 주었던 네이버 블로그를 왜 버려야만 했을까?

    1. 소통을 막는 폐쇄된 구조가 갑갑했다

    처음 블로고스피어에 발을 디딜 땐 온 몸에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하루 하루 재산을 축적해 나가는 기분이었다. 제대로 된 홈페이지 하나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내게, 블로그는 신천지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조그마한 집을 지을 때나 느낄 수 있는 기쁨이었다. 집이 커지고, 덩달아 나의 의식도 성장하면서, 네이버 블로그가 새로운 만남을 갖는 덴 참 불편한 구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게 갈수록 견디기 힘들었다.

    비유하자면 네이버는 '수도권 지역' 쯤 될 것이다. 대한민국 네티즌 중 상당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만큼 넓게 광대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엔 수도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역시 정겨운 이웃이다.

    네이버 블로그에선 바로 그 기쁨을 누리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힘들여 장마한 아파트를 내버려두고, 그냥 맨 몸으로 뛰쳐 나오기로 했다.

    나는 블로그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자유로운 소통 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네이버에선 '소통'을 만끽하기 힘들었다. 그들은 '네이버 안에서 평화를' 누리라고 강요했다. 난, 그게, 견딜수가 없었다.

    2. 링크보다는 펌질을 방조하는 정책이 싫었다

    네이버 블로그는 초보자들에겐 참 좋은 공간이다. 특별히 쓸 거리가 없어도 블로그 하나 쉽게 운영할 수 있다. 각종 기사 뒤에는 '블로그에 퍼담기' 단추가 있고, 블로그 포스트에도 역시 '스크랩' 기능이 있다.

    나도 처음엔 '스크랩'이 좋았다. 내 블로그의 글들이 팔려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꽤 흐뭇한 기분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쉽게 '펌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원 텍스트에 대한 논의가 실종되어 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공들여 쓴 글이 무차별적으로 도둑맞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누가 내 글을 스크랩해 가는 것이 기분 나빠서가 아니다.

    '아무런 언급 없이' 그냥 퍼담기만 하는 분위기가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최소한 왜 퍼담았는 지,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 마디라도 할 수 있는 구조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나의 불만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결국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담론이 실종된 것은 스크랩 기능 때문이다. 따라서 네이버는 토론과 담론을 말살하고 있다"는, 비논리적인 결론까지 도달하고 말았다. 물론 나도 안다. 이게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하지만 내 지적이 전혀 근거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믿음 또한 갖고 있다.

    3. 블로거를 배려하지 않는 '그들'이 싫었다

    네이버는 좀 이기적이다. 그들은 고객들의 UCC에 힘입어 엄청나게 성장했으면서도, 정작 UCC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 무엇보다 블로그의 구조 자체가 사용자보다는 네이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게다가 최소한의 수익 배분에 대한 고민은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아예 하지도 않고 있다. 이건 내가 블로그를 해서 떼돈을 벌겠다는 미련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난 나를 잘 안다. 내가 블로그에 광고를 해서 돈을 벌 재능도, 시간도 없다는 것을. 하지만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내가 이번에 블로그를 옮기면서 '구글 애드센스'를 단 것은 그런 반발심도 작용했다.

    웹 2.0이란 거창한 게 아니다. 서로 함께 하고, 고객들을 최우선에 두려는 마음이 바로 웹 2.0이다.

    4. 네이버 블로그가 나쁘기만 할까?

    그건 아니다. 처음 시작할 땐 정말 좋고, 편하다. 나도 그랬으니까. 나처럼 '심각한 기계치'인 사람들에겐 블로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데 더 없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블로그에 익숙해지고, 조금씩 눈이 뜨일수록, 네이버 블로그는 사람을 갑갑하게 하는 구조다. 그건 네이버 블로그가 양적으로는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전혀 변신하지 못했다는 말과도 통한다.

    물론 나같은 보통 블로거 하나 떠나는 게 이슈가 될 리는 없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 운영자들은 혹시 나처럼 갑갑증을 느끼는 사람이 없는지 한번쯤 돌아봐야 할 것이다.

    또 지금보다는 좀 더 소통되고 열려야 한다. 그들을 거대한 제국으로 만들어준 고객들에게 조금 더 애정을 보여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블로그가 블로그다워야 블로그지." 그렇지 아니한가?
    • 짠이아빠 2007.03.01 23:43

      상당히 많은 부분 공감이 가네요.. ^^
      저도 엠파스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 -> 테터로 독립 -> 티스토리(현재형)...
      물론 티스토리도 완벽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엠파스 같이 이미지가 외부에서 태그로
      먹지 않는 것 뭐 이런 것들은 맘에 들지 않지만... 테터의 익숙한 기능과 트래픽 걱정 그리고 호스팅에서의 압박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 ^^

      사실.. 네이버가 개별 블로그의 독립성을 보장했다면 사실 게임은 초반에 결정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단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어떻게 접목시키는지를 왜? 못찾는지 정말 이해가 않가더군요.. 그렇게 돈도 많고 자원도 많은 회사가 말이죠... ^^

    • Yusio 2007.03.01 23:44 신고

      공감이 가는군요.
      저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었는데..

      당시에는 네이버 블로그도 참 좋았지요.
      오히려 스크랩도 환영했고..
      유저수가 그리 많지 않았을 때라..

      후우.. 지금은.
      정말 공해와도 비슷한..

      ^^
      티스토리에서 열심히 하셔요 화이팅.!

    • 2007.03.02 14:49

      비밀댓글입니다

    • freedom 2007.03.02 15:42

      티스토리로 오셨을 거면 http://freedom.laziel.com/ 를 쓰시면 글 버리고 오지 않으셔도 됐을 텐데^^

    • mindfree 2007.03.03 16:24

      저도 네이버에 3년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열려있구요.
      최근 네이버에서 나오기 위해 이글루에 다시 블로그를 만들었지만 그간 쌓아둔 포스트들을 어찌할 수 없어 계속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운영하고 있던 중, 이 포스트를 보게 됐습니다..
      뭔가가 가슴 속에서 뻥 터지는 기분입니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던 블로그에 '네이버 블로그를 닫겠다'는 포스트도 남겼습니다..
      다만 변변찮은 기록이라도 저에겐 소중한 것들이라 그간의 기록을 모두 버리고 오진 못하고, 선별해서 옮겨올 생각입니다. 옮겨진 포스트는 네이버에선 삭제. 작업이 종료되면 네이버 블로그는 완전히 닫아야겠지요.
      아직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기분만은 홀가분합니다.

    • 2007.03.04 20:53

      비밀댓글입니다

    • 다큐멘터리 2007.03.05 00:13

      블로터넷에도 언급되셨던데....글이 올라왔어요..

    • 류동협 2007.03.12 04:57

      저도 공감합니다. 저역시 2년여 살아왔던 네이버를 떠나서 지금 있는 곳에 정착했죠. 지금은 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외부와 단절된 네이버만의 공간이 주는 답답함에 질리게 되더라구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 Jack Park 2007.08.02 18:02 신고

      듣기로는 네이버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옮길수 있다고 하던데여..
      한번 방법을 찾아보세요..저는 잘 몰라서..ㅠㅠ

    네오: 이건 현실이 아닌가요?
    모피어스: 현실이 뭐지? 현실을 어떻게 정의내리나? 만일 느끼고, 맛보고, 냄새 맡고, 보는 그런 것들을 현실이라고 하는 거라면, 현실은 그저 뇌에서 해석해 받아들인 전기 신호에 불과해.

    영화 <매트릭스> 기억하시죠? 그 영화에서 네오가 처음 매트릭스를 경험한 뒤, 그의 스승인 모피어스와 나누는 대화입니다. 위 대사는 제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공간'이라는 화두를 떠올리게 만들어줬으니까요.

    <토탈리콜>에서도 현실과 가상의 혼재 현상을 보여준 적 있지만, 역시 큰 충격은 <매트릭스>가 던진 메시지였습니다.

    느닷없이 <매트릭스> 얘기를 꺼낸 건 다른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겁니다. 요즘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가 좀 시끄러워 진다는 소식입니다. 한 마디로 (글이 아니라 말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음성 소프트웨어 실험에 착수한다고 하네요.

    (기사 원문= `Second Life' gets chatty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사용자들은 PC에 설치돼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를 통해 '세컨드 라이프' 내에 있는 또 다른 캐릭터들과 '육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는 손쉽게 대화할 수 있지만, 멀리 떨어진 사람들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하니, 갈수록 '현실 공간을 닮아오는' 듯합니다.

    최근 IBM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세컨드 라이프'에 가상 매장을 설치했습니다. 팔미사노 IBM CEO는 아예 아바타 까지 만들어 활동하기로 했구요.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자꾸만 <매트릭스>가 던진 메시지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좀 과장이 심했나요? 하지만 요즘 '세컨드 라이프'가 진화해 오는 걸보면 조만간 '진짜 현실 같은' 모습을 하게 될 것 같은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매트릭스>에 나왔던 대화 하나를 더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맺겠습니다.

    모피어스: 꿈을 꿔 본 적 있나. 네오? 현실이라고 확신했던 꿈 말일세.
    네오: 이럴 수가 …
    모피어스: 뭐 말인가, 현실이 되는 것?
    모피어스: 만일 꿈에서 깨어날 수 없다면 어쩌겠나. 네오? 그럼 꿈 세계와 현실 세계를 어떻게 구분하지?


    그만님과 떡이떡이님이 기자 블로그에 대해 좋은 글들을 올려주셨다. 그들의 주장에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는 전제 하에 몇 마디 덧붙인다.

    몇 년 전 주요 일간지들이 기자 블로그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난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란 얘기를 한 적 있다. 왜 그런 얘길 했을까? 내가 특별한 통찰력이 있어서? 절대 아니다. 기자 블로그 제도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것도 아니다.  

    당시 기자 블로그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던 대다수 신문사들은 기자들에게 '블로그'라는 또 하나의 '지면'을 메울 것을 강요했을 뿐, 본지와의 연결고리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다. 종이신문에서 블로그로 가는 통로는 열려 있었지만, 블로그에서 종이신문으로 향하는 정보 통로는 완전히 막혀 있었다.  

    여기서 잠시 시간을 몇 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내가 전에 몸담고 있던 신문사에서 기자들에게 인터넷신문에 올릴 기사를 작성할 것을 적극 독려한 적 있다. 당시 연합 기사 쓰는 문제 때문에, '골치 아플 바에야 아예 자체 조달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발상이었다.

    제법 파격적인 '당근'도 내걸었다. 이를테면, 주요 기사를 연합보다 30분 정도 먼저 출고할 경우엔 '온라인 특종'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기자들에겐 '건당 얼마'식의 당근보다는 매력적인 인센티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전략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결국 한 달인가, 두 달만에 백기를 든 기억이 있다.

    2년 전 쯤 반짝했던 기자 블로그는 몇 년 전 내가 경험했던 것보다 '인센티브'가 더 적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블로그의 글이 신문 지면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경로가 (내가 알기론) 거의 없었다. 기자들에겐 '(어느 정도의) 돈'보다는 자신의 기사가 널리 인정받는 것이 더 매력적인 유인 요인이란 점을 감안하면, 당시 신문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했던 기자 블로그 제도는 애당초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하루 기사 막기로 버거운데, 블로그까지 메우라니. 그것도 전혀 기사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그렇다면 기자 블로거는 의미가 없나?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기자 블로거가 의미 없다고, 혹은 가능성 없다고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답답하긴 하지만, 충분히 해볼만한 시도라고 본다. 기자 개인 차원에서 드넓은 대지를 한번 개척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힘들다. 하루 하루 기사 막는 것도 버거운데, 무슨 열정이 남아 있어서 블로그를 운영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건 단순히 취미의 문제가 아니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장기적으로 신문 기자로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느냐 못하느냐는 생존의 문제다. 게다가 블로그 공간에서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 내지는 아이디어도 무시못할 매력 덩어리다.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가 대표적이고, 또 서명덕 기자 역시 소통이란 측면에서 상당히 앞서 나가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기자 개인 차원에서는 블로그를 활용할 방안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조직이 해결해주면 좋겠지만, 조직이 가만 있다고 해서 그냥 넋 놓고 있을 문제는 아니다. (나중에 조직이 평생 직장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앞으로 기자들도 개인 브랜드가 상당히 중요한 시대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사실 우리는 그 동안 기자 개인보다는 조직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가 어떤 기자이냐는 점 보다는, 어느 매체의 명함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미국도 다르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처럼 심하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론 개인 브랜드가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왜 그럴까? 독자들의 뉴스 소비 행태가 '건별 소비' '맞춤형 소비' '주제별 소비'로 바뀌어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뉴스 시장 역시 음반 시장 쇠퇴 혹은 변화 과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런 추세에 불을 지핀 것이 포털이었고, 앞으로 더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RSS와 태그 같은 소품들이다. '웹 2.0'이란 식상한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고, 이건 그스를 수 없는 추세다.

    그럼 기자들은 어떻게?
     
    그래서 난 지금부터 변화될 환경에서 살아남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아니, 미래의 일도 아니다. 지금 포털 뉴스 코너에 가보라. 스포츠 섹션 같은 곳에서는 벌써 개인 브랜드가 구축되어 가고 있다. 특정 기자들의 기사에는 열혈팬들이 따라다닌다.

    15년 쯤 전에 나는 고종석 기자의 팬이었다. 그로부터 5년쯤 전에는 김훈 기자('칼의 노래'를 쓴 그 김훈이다.)의 글을 읽기 위해 한국일보를 구독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난 한국일보에서 김훈 기자의 기사(더 정확하게는 '문학의 고향'(?)이란 시리즈물) 말고는 읽은 기억이 별로 없다.

    블로그 공간에서는 이런 상황들이 더 잘 일어나지 않을까?

    그만님이 지적한 것처럼 언론사 관계자들은 기자 블로그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여러 가지 고민을 폭넓게 해야 한다. 하지만 기자 개인 차원에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변신을 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첫 출발점은 '블로그 공간을 통한 독자와의 직접 소통'과 '개인 브랜드 구축하기'가 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 다큐멘터리 2007.03.01 18:09

      아거님의 블로그에도 같은 주제의 글이 있던데..

      약 5-6년전에 기자의 이메일 뉴스를 통한 주관적 글쓰기에 대한 연구를 도우면서 기자들을 인터뷰했던 게 기억납니다. 기자 개인차원에서 데스크를 '덜'거치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게 굉장한 메리트로 느끼고 있었고, 일단 이메일을 통한것이기때문에 독자와의 직접 소통에 대한 부분은 기존 매체대비 훨 인터랙티브하다고는 볼 수 있으나, 미약하게 인지하고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니즈가 변화/발전하는 매체들을 통해 점차적으로 개인브랜드화라던가 독자와의 소통 및 새로운 정보 소스의 확보 등으로 나타나게 될 수 있겠구요...
      블로그만이 할 수 있는.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런면에서 무엇보다 1인+미디어+컨텐츠 생산 및 퀄리티+레퓨테이션까지의 요소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기자들의 블로그일 수 있겠다는게 '독자'로서의 생각입니다.

      ps. 그렇게 코멘트를 많이 달고다니는 행태의 유저가 아닌데, 여기만 오면 자꾸 말을 하게 되네요. ^^;

      • 엑스리브리스 2007.03.01 22:24 신고

        좋은 말씀인 것 같네요. 소통과 상호작용이란 말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적막한 공간인데, 자주 말을 하시면 저야 좋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