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오페라가 갑자기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IPO를 끝낸 페이스북이 오페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 때문이다. 


외신 기사들은 오페라 쪽 움직임을 근거로 들고 있다. 오페라 최고경영진들이 좀 더 큰 회사에 소속되길 원한다는 점과, 최근 고용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 근거였다. 영국 사이트인 포켓린트가 처음 이 사실을 보도했고, 다른 외신들이 경쟁적으로 인용 보도했다. 



사실 포켓린트가 제시한 근거만으로 페이스북이 오페라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는 건 다소 약하다. 실제로 더넥스트웹은 "페이스북 쪽에선 (오페라 인수설을) 확인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명확한 증거를 찾긴 힘들단 얘기였다. 


하지만 더넥스트웹 역시 오페라가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이 유력한 인수 희망자 중 한 곳이라고 전했다. 더넥스트웹은 또 페이스북이 오페라 인수를 노리는 건 "그럴 듯한 시나리오"하고 평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IPO를 단행하면서 모바일 사업이 생각보다 부진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IPO 직전 제출한 서류에서 매출 전망치를 수정한 것도 모바일 사업과 관련이 있다. 게다가 모바일 사업에서 경쟁하게 될 구글이나 애플이 크롬과 사파리란 브라우저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자체 플랫폼이 없다는 건 굉장한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판도데일리는 최근 기사를 통해 페이스북이 모바일 뮨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브라우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로 UC웹, 돌핀 등과 함께 오페라미니 등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오페라는 지난 1994년 노르웨이 최대 통신사인 텔레노(Telenor)의 연구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한 해 뒤인 1995년엔 별도 회사로 분리하면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페라 측은 자신들의 브라우저 이용자가 2억7천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오페라 미니 이용자도 지난 3월엔 1억6천800만명 수준이었다. 


일단 오페라는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5대 사업자 중에선 유일하게 인수를 검토해볼만한 대상이다.  


컴퓨터월드는 다른 브라우저와 달리 오페라는 '홑몸'이란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익스플로러는 윈도 운영체제, 애플의 사파리는 iOS, 그리고 구글 크롬은 안드로이드와 짝을 이루고 있다. 파이어폭스만이 운영체제와 관계가 없지만, 운영 주체가 비영리 단체인 모질라재단이란 점에서 역시 매각 가능성은 낮다. 


물론 오페라는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익스플로러, 크롬, 파이어폭스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애플 파워를 등에 업은 사파리도 나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 틈에 낀 오페라의 존재감은 극히 미미하다. 넷애플리케이션즈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1.6%에 불과하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역시 넷애플리케이션즈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오페라 미니 점유율은 12% 수준에 이른다. 물론 모바일 사업 쪽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12% 잠유율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기 때문이다. 오페라 미니 점유율 이탈 분은 대부분 사파리로 옮겨갔다. 잘 알다시피 사파리는 아이폰, 아이패드의 기본 브라우저로 이용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조사기관인 스탯카운터 자료에 따르면 4월 모바일 시장에서 오페라 점유율은 21.5%였다. 반면 사파리는 23.7%로 두 브라우저가 한 치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덩치가 가벼우면서도 모바일 시장에선 나름대로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 오페라의 최대 매력이다. 여기에다 미국을 중심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페이스북을 결합할 경우엔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오페라가 올 들어 모바일 광고 업체를 연이어 인수한 점 역시 페이스북에겐 매력적인 부분이다.


물론 페이스북의 오페라 인수설은 아직까지는 '소문' 수준이다. 게다가 오페라에 군침을 흘릴만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 더넥스트웹은 얀덱스, 구글 등도 충분히 관심을 기울일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입장에선 오페라가 상당히 매력적인 인수 대상인 것은 분명하다. 과연 페이스북이 '화려한 오페라 찬가'를 부를 수 있을까?

  • jaket distro 2012.12.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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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는 1966년말에 세상을 떠났다. 저작권 보호 기간은 저자 사후 70년까지다. 그럼 각종 디즈니 캐럭터의 저작권은 언제 만료될까? (참고로 올해 헤밍웨이의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났다. 이제 헤밍웨이 작품은 누구나 아무런 제약 없이 번약 출간해도 된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중에 하기로 하자. 대신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정 공방 얘기부터 먼저 해 보자. 지난 주부터 미국에선 텔레비전 방송사와 위성사업자가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광고를 뛰어넘을 수 있는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때문이다.


논쟁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위성방송사업자인 디시 네트워크. 이 회사는 2주 전 광고를 빼고 방송 콘텐츠만 저장할 수 있는 '오토 홉(Auto Hop)'이란 DVR를 선보였다. 어떤 방송을 녹화해서 나중에 볼 경우 중간 광고를 비롯한 각종 광고를 보지 않도록 해 준 것이다. 


그러자 폭스, NBC, CBS 같은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이 바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저작권 침해 혐의로 디시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소한 것. 특히 폭스는 디시가 광고 없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라이선스 계약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디시도 그냥 있지는 않았다. 다음 날인 25일 뉴욕 지역법원에 자사 DVR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확인 판결을 요청했다.


미국 주요 방송사와 디시 간의 공방은 표면적으로는 신기술을 둘러싼 다툼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파고 들어가면 기득권을 지키려는 방송사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위성방송사업자 간의 헤게모니 싸움이다. CBS 같은 미국 방송사는 스카이프 같은 모바일 인터넷 전화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통신사들과 비슷한 상황에 내몰린 셈이다. 


저작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 명제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만은 않다. 그 이면을 파고 들어가보면,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이해 관계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서두에 던진 질문으로 한번 돌아가보자. 올 들어 헤밍웨이 소설이 여기 저기서 출간됐다. 헤밍웨이가 1961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지난 해 말로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난 탓이다. 


이 계산대로라면 디즈니 캐릭터의 각종 저작권도 2016년말로 끝나게 된다. 그 때 이후엔 누구나 자유롭게 디즈니의 캐릭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귀 밝은 사람들은 벌써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저작권 보호 기간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저작권 보호 기간은 저자 사후 30년이었던 것이 50년, 70년으로 계속 연장돼 왔다. 저작권법이 디즈니 저작권 보호 기간이 만료되기 직전에 계속 개정된 때문이다. 따라서 앞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디즈니 저작권 보호 기간은 영원히 계속된다"가 맞다.


로렌스 레식 교수의 '코드'란 책에서 처음 이런 얘기를 읽고, 굉장히 분노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 사이에 나이도 더 먹고, 또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좀 더 알아버린 때문이다. 비판 의식이 줄어든 대신, 현실 순응적인 자세가 좀 더 커져 버린 탓이다.


(제국주의적 이해관계가 저작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고 싶은 분은 레식 교수의 '코드 2.0'이나 '자유문화' 같은 책을 읽어보시길. 강추.)


미국 지상파 방송사와 위성사업자인 디시 간의 공방 역시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이건 기술 발전이나 소비자 편의 향상 관련 이슈가 아니란 얘기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새로운 기술을 결사적으로 막으려는 집단 이기주의가 발현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디시의 오토 홉은 방송 당일엔 광고를 뛰어넘지 못하도록 코딩 돼 있다. 방송 다음 날 오전 1시부터 광고를 뺀 채 녹화,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82%, 케이블 방송의 90%가 방송 당일 시청되고 있다고 한다. 그 동안의 시청 관행을 감안하면 방송사들이 그렇게 긴장할 부분은 아니란 얘기다. 


이번 공방을 지켜보면서 10여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냅스터 사태'가 생각났다. P2P로 불렸던 이 기술은 불법복제의 온상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음반회사들은 불법 복제 때문에 자신들의 수입이 줄어들었다고 아우성을 쳤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음반회사들의 수입이 줄어든 것은 불법 복제 보다 기술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게 더 크다. '곡당 구매'란 소비자들의 욕구를 외면하면서 수요 창출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참고로, 앞에서 소개한 로렌스 레식은 냅스터 사태 때 냅스터 쪽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어쨌든 이번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추세만 지켜보면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길 것 같다는 쪽에 100원 건다. 그 동안 논리보다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이해 관계가 더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슬프다. 


(디시와 미국 지상파 방송사 간의 공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은 내가 쓴 "TV의 미래일까, 제2의 냅스터 될까"란 기사를 눌러 보시길.) 

지난 주 브라우저 시장에선 흥미로운 뉴스가 보도됐다. 구글의 크롬이 사상 처음으로 주간 점유율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 시장 조상업체인 스탯카운터 자료를 인용, 5월 셋째 주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이 32.76%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익스플로러(31.94%)를 제쳤다고 보도했다. 크롬이 주간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은 2008년 9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처음이다. 익스플로러가 2위로 내려간 것도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이런 보도가 나오면 사람들은 "이젠 크롬 세상이 된 모양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크롬의 약진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 조사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대개 사람들은 직장에선 익스플로러를 쓰고, 집에선 크롬을 쓰는 비율이 높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자료에선 또 다시 익스플로러가 크롬을 제친 것으로 나왔다. 역시 스탯카운터 자료에 따르면 5월 들어 이날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익스플로러 점유율은 32.42%를 기록, 크롬(32.29%)을 근소한 차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크롬이 지난 주 잠깐 1위에 등극하긴 했지만, 여전히 브라우저 시장 1위는 익스플로러란 얘기다. 


물론 5월말이나 6월말쯤이 되면 월간 점유율에서도 크롬이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아직은 익스플로러 세상인 건 분명하다.


더 흥미로운 건 지역별 조사 결과다. 가디언이 오픈히트맵(OpenHeatMap)을 이용해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추이를 지도에 표시했다. 그림에서 파란색은 익스플로러, 갈색은 파이어폭스, 그리고 녹색은 크롬이 1위를 차지한 지역이다. (점유율 차이와 상관없이 1위를 차지한 브라우저만 표시한 것이다.)





조사 결과는 상당히 흥미롭다. 우선 전 세계 시장에선 익스플로러와 크롬에 이어 파이어폭스가 25.4%로 3위에 랭크됐다.


지역별로 보면 예상과 달리 북미 지역에선 익스플로러(38.3%)가 크롬(25.3%)과 파이어폭스(21.9%)를 크게 따돌리면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선 애플 브라우저인 사파리 비중이 12.5%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다분히 맥북을 비롯한 애플 컴퓨터가 강세를 보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시아 시장에선 크롬이 37.6%로 압도적인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익스플로러(32.5%)나 파이어폭스(21.4%)를 크게 따돌린 것. 


유럽에선 파이어폭스가 30.7%로 1위를 기록했으며 크롬은 29.4%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28.5%로 3위에 랭크됐다. 유럽 시장에선 브라우저 3대 강자가 한 치 양보 없는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지역별 조사는 일반적인 예상과 상당히 다른 부분이 적지 않았다. 북미 지역에서 의외로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높은 점과 아시아 시장에서 오히려 크롬이 강세를 보인 것도 의외였다. 또 유럽에서도 구글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영국 시장에서 오히려 크롬보다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높게 나타난 것 역시 눈에 띄는 결과였다.


물론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것이 리드라이트웹이다. 리드라이트웹은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이 주간 점유율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해주면서 "과연 그게 의미가 있는가?"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앞으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접속하기 때문에 애플과 구글 두 회사가 각축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한국경제에 눈에 띄는 기사가 하나 게재됐다. 삼성전자의 차기작인 갤럭시S3 사전 주문량이 벌써 900만대에 육박한다는 소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 멘트를 인용한 기사였다.


잠깐 그 부분을 옮겨보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145개국 290여개 통신사업자들로부터 받은 갤럭시S3 주문량이 900만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17일 밝혔다. 2010년 갤럭시S 출시 때 선주문량은 100만대, 지난해 갤럭시S2는 300만대였다.


골자는 삼성전자가 전 세게 290여개 통신사업자로부터 900만대 가량을 선주문받았다는 내용이다. 2년 전 갤럭시S 때 100만대, 지난 해 갤럭시S2 때 300만대니까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또 삼성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발표를 할 수도 있다.


일단 두 가지 논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 번째. 통신사로부터 주문받은 수치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어떤 영화를 개봉했는 데, 전국 스크린 400개를 잡았다는 정도쯤 될까? 극장들이 흥행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선 분명 의미가 있지만, 아직 흥행에 성공한 건 아니란 말씀.


두 번째. 언론의 보도 방식이다. 한국경제가 저 기사를 어떤 의미로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자들은 당연히 "우와, 출시하기도 전에 벌써 900만대나?"란 생각을 갖게 마련이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저렇게 주문받은 900만대가 전부 다 팔렸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영화로 치면 스크린 많이 잡은 정도 의미이기 때문이다.


The Loop이란 사이트가 Samsung's bullshit pre-order numbers란 기사를 통해 이런 부분을 지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애플은 사전 주문 수치를 발표할 때는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주문만 포함한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The Loop을 인용 보도하는 기사 말미에 "5월29일 휴대폰이 출시될 때 900만 명이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다는 얘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 보도와 외신 보도 차이를 한국과 미국 매체의 차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선뜻 대답하진 못하겠다. 


  • 요번은 망한다 2012.05.22 00:15

    S3는 망한다에 한표
    언플가지고는 아니되옵니다

  • 요번은 망한다 2012.05.22 00:15

    S3는 망한다에 한표
    언플가지고는 아니되옵니다

  • 한가지 문제가있지 않나요? 2012.05.22 06:07

    애플과 삼성의 판매방식에서 차이가 나는것으로 알고있는데요.
    애플은 이통사에넘어가는순간 판매된것으로 계산되고 팔리던 안팔리던 반품등이되지 않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애플은 판매량의 정확한 수치 공개가 가능한 반면에 삼성이나 다른회사들은 다른방식의 운영이기에 그 정확한 수치 집계가힘들고 그래서 출하량으로 집계를 많이하는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판매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시고 글을 쓰셔야하지않을까 하는 의견을 제시해봅니다.

    • 엑스리브리스 2012.05.22 14:45 신고

      제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언론의 보도방식입니다. 사전 주문 **대라고 하면, 당연히 소비자들이 직접 주문한 수치를 생각하게 되지요. 글에도 있듯이, 삼성은 사전 주문 몇 백만대라고 홍보할 순 있지만, 언론이 받아쓸 땐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내가 즐겨 찾는 아심코 사이트를 방문했다가 흥미로운 글을 하나 발견했다. 한국 조선일보의 케니 호 기자와의 인터뷰(An interview with Kenney Ho of The Chosun Daily of Korea)란 글이었다. 


"이게 뭥미?"란 생각이 들어 바로 검색해 봤다. 그랬더니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시장신뢰 잃은 노키아, 과거 영광 되찾기 힘들 것"이란 기사가 실린 것을 발견했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커버 스토리였다. 기사 작성자는 호경업 기자로 돼 있었다. 


최근 끝없이 몰락하고 있는 노키아 문제를 커버 스토리로 다룬 감각이 돋보였다. 물론 아심코 운영자인 호레이스 데디우와의 인터뷰를 성사시킨 발 빠른 취재력 역시 남달라 보였다. 


호레이스 데디우가 올린 인터뷰 원문과 조선일보 기사를 동시에 읽어보는 건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읽으면서, 나라면 어떻게 기사를 썼을까, 생각해보는 것도흥미로웠다. 


그래서 몇 가지 논점을 한번 짚어봤다. 


우선 현재 노키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과연 노키아는 회생 가능할까?"란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절대 강자 노키아는 왜 단기간 내에 몰락했을까?"란 물음이 독자들에겐 더 인사이트를 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차라리 "휴대폰 시장의 독특한 상황 때문에 더더욱 회생이 쉽지 않다"는 쪽이 좀 더 부각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즉 단말기 제조업체가 유통업자나 이동통신사에게 한번 신뢰를 잃기 시작하면 구매를 계속 미루게 된다는 부분. 


하지만 더 중요한 부분은 다음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선 기자는 삼성이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성공했다면서, 이 전략이 애플의 '퍼스트 무버' 전략보다 더 유리해 보인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호레이스 데디우는 이런 구분 자체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중요한 것은 혁신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과 애플, 그리고 노키아의 혁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이 좀 더 중요하게 다뤄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호레이스 데디우는 애플과 삼성, 노키아의 혁신을 비교해주고 있다. 애플은 기기, 서비스 등의 통합을 통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반면 삼성은 다양한 기기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 유통혁신(distribution innovation)을 했다는 것. 반면 노키아는 비용 혁신을 통해 로엔드 시장을 열었다. 그런데 노키아 처럼 비용 혁신을 하는 전략은 새로운 경험을 토대로 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결국 PC 시장 같은 곳에서는 애플 식의 접근을 통해 기회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반면, 경쟁의 기본이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일 때는 노키아 처럼 비용 혁신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하나. 10년 뒤 빅5 기업은 어디가 될까, 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데디우의 답변도 흥미로웠다.


데디우는 삼성, 애플도 10년 뒤엔 빅5를 장담하지 못한다고 봤다. 대신 중국 업체들이 상당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많으며, 아마존, 바이두,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 서비스업체들 역시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신이 노키아 CEO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변 역시 재미 있었다. 호레이스 데이우의 답변과 조선일보 기사를 원문 그대로 옮겨보자. 


If I were the CEO of Nokia I would set course for turning the company into a new business. I would approach the market asymmetrically and not try to compete directly with the other vendors. I would look toward services, platforms and software solutions and de-emphasize hardware.

하드웨어 중심에서 서비스·플랫폼·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중점으로 하는 비즈니스모델에 주력하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소트프웨어와 플랫폼(구글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계 등) 없는 하드웨어 중심 회사는 몰락할 것이란 점이다. 


일단 플랫폼 없는 하드웨어 중심회사는 몰락한다는 부분은 찾을 수가 없다. 아마도 기자가 추가한 내용인 것 같다. 원문대로라면 자기가 노키아 CEO라면 새로운 비즈니스 쪽으로 진로를 잡을 것 같다는 얘기. 시장에 비대칭적으로 접근하고, 다른 휴대폰 판매업체와 직접 경쟁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이 부분이 조금 애매하긴 하다. 그렇긴 하지만, 조선일보가 풀어쓴 부분은 조금 단편적으로 해석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노키아의 조직 문화를 고친다면, 이란 질문 부분도 원문에서 한번 찾아봤다. 원문을 보니, 노키아가 2000년대 정상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자기 만족에 빠진 것이 몰락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이 질문에 대해 호레이스 데디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갈라 말하면서 이런 답변을 했다. 


호레이스 데디우는 실제로 노키아는 열심히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에도 나오지만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에 열심히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기들의 위치에 대해 오만한 생각을 가졌다는 것. 데디우는 오만한 생각을 가졌다는 걸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This meant that they did not think the basis of competition would change. They thought they were too big to fail. They did not challenge the core business model of hardware-first and try to find an internal disruptive business.


한 마디로 노키아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경쟁의 기본 바탕이 바뀔 것이란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드웨어 우선이라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고민까지는 해보지 못했다는 것. (이런 부분들은 한 시대를 풍미하던 기업들의 몰락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어쨌든 조선일보 기사와 호레이스 데디우의 인터뷰 원문을 동시에 읽어보니 참 재미있었다. 하지만 조선일보 인터뷰가 호레이스 데디우의 답변을 조금은 피상적으로 다뤘다는 느낌이 들었다. 종합지인 만큼 대중적인 독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지만, 지금 현재 모바일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식견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사람과의 인터뷰라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물론 노키아 몰락을 과감하게 주말판 톱에 올리는 감각과, 또 다양한 각도로 노키아 문제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기획력은 대단히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호경업 기자의 기사 역시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IT 뉴스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글로벌 세상'이란 말이 정말 실감난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 얘기 아니면 독자들의 큰 관심을 끌기 어렵다. 휴대폰이나 통신 요금 얘기 정도나 돼야 관심을 기울일 정도다. 


그건 뉴스 공급자 측면에서 봐도 마찬가지다. 이런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삼성은 조선일보와 코리아 해럴드 중 어느 쪽을 더 두려워할까? 선뜻 대답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내가 삼성 의사 결정권자도 아니니. 하지만 한 가진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국내 독자들이 느끼는 두 매체의 영향력 지수와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거란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관심을 모은 매체가 있다. 바로 대만의 디지타임스이다. 몇 년 사이 대만이 애플의 부품기지 역할을 하면서 부쩍 디지타임스를 인용 보도한 기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주로 신제품 관련 루머를 취합해서 전해줬는 데, 한 동안은 각 매체들이 앞다퉈 인용 보도를 했다. 


IT 기자 입장에서 솔직히 부러웠다. 디지타임스 같은 존재 하나 만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더구나 한국엔 애플과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는 삼성이 있으니, 어느 나라보다 유리한 상황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디지타임스 보면서 늘 느낀 게 '팩트 확인(fact-checking)' 문제였다. 거의 루머 수준의 기사를 마구 써 댄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얼마 전에도 애플이 울트라북에 대항해 799달러짜리 초저가 맥북 에어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만 놓고 보면, 이 기사 역시 오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저런 상황이 좀 짜증이 난 걸까? 타임지가 결국 칼을 빼들었다. 디지타임스가 애플 루머에 관한한 '늑대 소년' 같은 존재라는 혹독한 비판 기사를 실었다. 한 두 번 잘못된 보도를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상습적으로 엉터리 기사를 싣고 있다는 비판이다. 


Digitimes still has an audience. It doesn’t seem to matter whether the prognostications it publishes come true or not, and no amount of being wrong is enough to ruin its reputation.


위 인용문을 보면 상당히 신랄한 비판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타임은 아예 기사 말미에 디지타임스의 각종 오보 사례를 꼼꼼하게 정리해놨다. 


디지타임스 사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 같다. 눈에 확 띠는 보도로 전 세계(라고 해봐야 미국)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그런 명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콘텐츠'가 뒷받침되어야만 한다는 교훈. IT 뉴스 뿐 아니라 전반적인 언론들이 새겨야 할 교훈은 아닐지? 

'에일리언' 등으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블레이드 러너'란 영화가 있습니다. 필릭 K. 딕의 원작 소설인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꿈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SF 영화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힙니다.

어느 정도인지 볼까요?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지난 2004년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최고 SF 영화가 어떤 작품인지 조사를 한 적 있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이 꼽았던 영화가 바로 '블레이드 러너'입니다.

심오한 철학을 담은 영화로 꼽히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비롯해 '스타워즈' '에일리언' 등도 '블레이드 러너'를 앞지르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본 SF영화 중에선 '블레이드 러너'를 으뜸으로 꼽고 있습니다. 영화 전편을 휘감는 암울한 분위기는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런데 요즘 '블레이드 러너'가 또 다시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구글폰 때문입니다.

그 사정을 한번 살펴볼까요?

얼마전 외신들은 일제히 구글이 '넥서스 원'이란 단말기를 만든 뒤에 이동통신 시장에 직접 뛰어들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구글이 단말기 명칭으로 택한 '넥서스 원'이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넥서스'란 명칭은 바로 '블레이드 러너'에 나오는 사이보그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타이렐(Tyrell)사가 개발한 넥서스란 복제인간들이 엄청나게 진화하면서 결국 폭동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 영화의 골자입니다. 주인공인 해리슨 포드는 '넥서스'들을 추적하는 블레이드 러너 역할을 맡고 있지요.

구글이 '넥서스'란 단말기를 내놓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작자인 필립 딕 가족들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필립 딕의 딸인 이사 딕 해켓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글 측이 넥서스란 명칭 사용 문제를) 상의해 온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는 '넥서스 원'이 구글폰의 공식 명칭이 될 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구글 폰 제작을 맡은 대만 업체 HTC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서류에 '넥서스 원'이라고 명기돼 있을 따름입니다.

하지만 구글이 최근 FCC로부터 넥스트 원 단말기 승인을 받으면서 내년 초 출시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럴 경우 '블레이드 러너' 원작자와의 한바탕 소동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현재 딕의 가족들은 법률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네요.

단말기에 인기 SF영화의 캐릭터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그리 낯선 관례는 아닙니다. 모토로라가 최근 출시한 구글폰 '드로이드' 역시 인기 SF영화인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물론 모토로라는 '스타워즈'를 만든 조지 루카스 감독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고 사용해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넥서스 원'은 내년 초 이동통신 시장에 한바탕 회오리를 몰고 올 전망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이동통신 시장의 기본 패러다임을 흔들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에 앞서 '블레이드 러너'와의 치열한 공방도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정리는 될 테지만, 소동이 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아이뉴스24에 썼던 기사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난 간단한 스트레이트 기사에다 살을 엄청 붙인 겁니다.
  • 사나이 2009.12.17 22:25

    재미있는 글이네요. 아마 판권을 사서 해야될거 같네요. ㅎㅎ

  • miriya 2009.12.27 03:25

    NEXUS라는 단어가 원래 있는 만큼 원작자인 필립 딕이 열받을 이유가 있을까요?
    그렇게 따지면 프로토스족 사령부 건물 이름을 넥서스라 부르는 스타크래프트도 갈아엎어야합니다..

  • windytree 2010.02.17 12:50 신고

    Blade Runner의 원작자나 가족들이 주장하는 바는 조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법리적 논쟁 부분이야 제가 무식해서 모릅니다만, 엄연히 nexus가 일반 명사로 있는데, 자기 작품에 한 번 등장했다고 해서 남들이 쓰지 못한다는 주장도 우습고, 더 나아가 로봇의 이름이고 이번 것은 전화기의 이름인데 만약 모두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니 같은 종류다, 라고 우긴다면 그것은 무식한 것이 될 겁니다.

    제가 보기로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시인 김지하는 1970년 '오적'이란 시를 썼다. 을사 5적을 빗댄 그의 시는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 등 당시 상류층의 부패 상황을 통렬하게 비판해 많은 공감을 샀다. 특히 김지하는 재벌, 국회의원 등 '오적'을 모두 원숭이를 뜻하는 한자어로 표현해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오적'에는 곳곳에 풍자와 해탈의 정서가 담겨 있다. "시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 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로 시작되는 싯구절에서부터 이미 신명나는 춤마당이라는 걸 만천하에 선포하고 있다.

갑자기 김지하를 떠올린 건 2일 저녁 한 바탕 소동을 몰고온 '미네르바 파동' 때문이다. 모 신문 논설위원이 '미네르바 자술서'란 칼럼을 통해 커밍아웃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권가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몇몇 언론들은 "미네르바는 **신문 ** 논설위원"이란 기사를 발 빠르게 써냈다.

시끌벅적했던 미네르바 소동은 해당 언론사 측이 "패러디 칼럼이었다"고 해명하면서 싱겁게 끝났다.

미네르바 소동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미네르바 자술서'란 칼럼을 찾아서 읽었다. 언뜻 봐도 참 잘 쓴 글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소동 소식을 알기 전 그 글을 봤으면 바로 속보를 쐈을 듯 했다. 몇몇 네티즌들이 "자세히 읽어보면 미네르바가 아니란 걸 알텐데, 언론사가 그것도 구분 못하나"고 비판하고 있는가 본데, 내 보기엔 그건 결과론일 따름이다.

그 동안 사이버논객 '미네르바'의 정체를 놓고 많은 추측들이 있었다. 한 때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미네르바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다. 독일 유학파 경제학도에다 신랄한 글쓰기 방식 때문이었다. 자칭 타칭 미네르바가 100명은 된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사 논설위원이 "정부와 언론은 날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길 바란다"며 자술서를 썼으니, 누가 믿지 않겠는가? 이걸 패러디라고 웃고 넘길 수 있는 것일까?

이번 소동이 잦아든 후 몇몇 언론사들이 조롱을 당하고 있는 모양이다. 평소 발빠른 속보로 유명했던 A경제지와, 한 때 '안티 운동'의 타깃이 됐던 C종합지가 '미네르바 낚시'의 희생양이 됐다.

결과적으로 오보를 냈으니, 언론사 입장에서 민망한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공신력 있는 매체가 전 언론과 독자를 상대로 한바탕 '장난'을 친 대목은 그냥 웃고 넘겨도 될 일일까?

물론 언론이라고 패러디와 풍자를 하지 말란 법은 없다. 더구나 사실을 전달하는 스트레이트 기사도 아니고 칼럼인 만큼, 자유로운 글쓰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결코 비판받을 이유는 아니다. 신문 칼럼이라는 게 원래 딱딱한 세상 얘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 아닌가?

하지만 '미네르바 자술서'에선 이런 풍자와 패러디보다는 '낚시' 냄새가 너무나 진하게 났다. '미네르바에 휘둘리는 정부'를 조롱하기보다는, '미네르바 자술서'에 휘둘리는 언론과 독자를 조롱하는 듯 해서 불쾌한 마음도 적지 않다.

'미네르바 자술서' 소동이 커지자 해당 언론사는 잠깐 칼럼을 내린 뒤 '추신'을 덧붙여 새로 올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보니 칼럼 제목이 '가짜 '미네르바 자술서"로 바뀌어 있다. 이 칼럼의 시작이 패러디였다면 '패러디 장치 부재'를 자인한 셈이다. 시작부터 '낚시'를 염두에 뒀다면 대 성공을 거둔 셈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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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1일부터 16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목적은 오토데스크 월드프레스데이 취재. 이틀 동안 계속된 행사를 끝낸 뒤 샌프란시스코 시내 관광을 좀 했다. 출장 다녀온 뒤 분주한 시간을 보내느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던 사진들을 뒤늦게 올린다.

꽤 기대를 했던 금문교가 생각보다 왜소해 다소 실망했던 반면, 스탠포드대학의 웅장한 캠퍼스에는 약간 압도당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하필 스탠포드대학 캠퍼스 내에서 디지털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는 바람에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점. 그래서 스탠포드대학 캠퍼스에 있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들' 앞에서 포즈를 잡을 땐 일행 중 한 사람의 카메라 신세를 져야만 했다.

음식점 '동백'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마지막 남은 한국 음식점이다. 하지만 이 음식점도 올 여름쯤이면 스시 전문점으로 업종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가 식사하러 갔던 날도 손님이 너무 없어서 조금 애처롭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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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격언에 '센터는 감독을 즐겁게 하고 가드는 관중을 즐겁게 한다'는 말이 있다. 화려한 개인기로 무장한 가드들보다는 골밑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센터들이 훨씬 더 실속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오랜 기간 장신센터들이 득세했다. 빌 러셀, 카림 압둘 자바 같은 센터들은 팀에 우승 반지를 선사하면서 감독들을 즐겁게 했다. 1980년대 중반 마이클 조던이 등장하기 전까지 NBA는 '센터들의 시대'였다.

1984년 NBA에 첫 발을 디딘 마이클 조던은 이런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버렸다. 만년 하위였던 시카고 불스에 6개의 우승컵을 안겨주면서 '가드 농구'가 감독까지 즐겁게 해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에어 조던'이란 별명처럼 조던의 에어쇼는 농구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웬 농구 이야기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맥월드 기조연설을 보면서 마이클 조던의 에어쇼를 떠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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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맥북 에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애플]


예년에 비해 다소 맥빠진 이날 행사에서 유독 눈에 띈 것이 바로 '맥북 에어'였다. 잡스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맥북 에어'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치 미인대회 참가자를 소개하는 듯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글을 올린 한 블로거는 애플이 "슈퍼모델 평가하듯이 PC를 평가하도록 만들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사실 애플과 스티브 잡스는 그 동안 노트북PC의 트렌드를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지난 1990년대 후반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면서 내놓은 아이맥은 밋밋한 컴퓨터에 식상했던 많은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아이맥은 패션 감각 뛰어난 컴퓨터가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첫 작품이다. 그런 차원에서 아이맥은 PC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품이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을 듯하다.

한 동안 이런 움직임에 무심한 반응을 보였던 PC업체들도 애플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면서 앞다퉈 '컴퓨터 패션 경쟁'에 동참한 것이다.

2008년 맥월드 기조연설에서 스티브 잡스가 보인 '맥북 에어' 쇼는 이런 움직임을 극한까지 끌고 간 느낌마저 들었다. 성능보다는 패션과 '몸매' 쪽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유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어(공기) 안에는 무언가 있다(There's something in the air)'는 맥월드 2008 슬로건을 연상케했던 '맥북 에어.' 다소 실망스러웠던 맥월드 2008을 떠받쳐줬던 스티브 잡스의 '에어쇼'는 노트북PC의 패러다임이 확실하게 바뀌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마이클 조던의 '에어쇼'만큼 파괴적이진 않을지 모르지만, 스티브 잡스의 '에어쇼' 역시 나름대로의 메시지는 충분히 담고 있는 듯 했다. 적어도 "이번 맥월드는 시시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 엔김치 2008.01.16 17:2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맥빠진것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언제나와 같이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매력적이었고, DVD 렌탈 시스템이라는 것도 새로웠고, HD영상을 apple TV를 통해서 볼수 있다는 것도 신선했구요. ㅋㅋ 그런데 제가 잡스의 추종자라서 신선해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 엑스리브리스 2008.01.16 18:23 신고

      예. 확실히 스티브 잡스의 PT 능력은 탁월해 보였습니다. 제가 맥빠졌다고 한 것은, 아이폰 같은 초대형 히트상품이 없었다는 뜻에서 한 말입니다.

  • mau 2008.01.16 19:11 신고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실력은 CEO 급이죠.^^

  • 2008.01.17 11:18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