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이건 현실이 아닌가요?
모피어스: 현실이 뭐지? 현실을 어떻게 정의내리나? 만일 느끼고, 맛보고, 냄새 맡고, 보는 그런 것들을 현실이라고 하는 거라면, 현실은 그저 뇌에서 해석해 받아들인 전기 신호에 불과해.

영화 <매트릭스> 기억하시죠? 그 영화에서 네오가 처음 매트릭스를 경험한 뒤, 그의 스승인 모피어스와 나누는 대화입니다. 위 대사는 제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공간'이라는 화두를 떠올리게 만들어줬으니까요.

<토탈리콜>에서도 현실과 가상의 혼재 현상을 보여준 적 있지만, 역시 큰 충격은 <매트릭스>가 던진 메시지였습니다.

느닷없이 <매트릭스> 얘기를 꺼낸 건 다른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겁니다. 요즘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가 좀 시끄러워 진다는 소식입니다. 한 마디로 (글이 아니라 말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음성 소프트웨어 실험에 착수한다고 하네요.

(기사 원문= `Second Life' gets chat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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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사용자들은 PC에 설치돼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를 통해 '세컨드 라이프' 내에 있는 또 다른 캐릭터들과 '육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는 손쉽게 대화할 수 있지만, 멀리 떨어진 사람들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하니, 갈수록 '현실 공간을 닮아오는' 듯합니다.

최근 IBM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세컨드 라이프'에 가상 매장을 설치했습니다. 팔미사노 IBM CEO는 아예 아바타 까지 만들어 활동하기로 했구요.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자꾸만 <매트릭스>가 던진 메시지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좀 과장이 심했나요? 하지만 요즘 '세컨드 라이프'가 진화해 오는 걸보면 조만간 '진짜 현실 같은' 모습을 하게 될 것 같은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매트릭스>에 나왔던 대화 하나를 더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맺겠습니다.

모피어스: 꿈을 꿔 본 적 있나. 네오? 현실이라고 확신했던 꿈 말일세.
네오: 이럴 수가 …
모피어스: 뭐 말인가, 현실이 되는 것?
모피어스: 만일 꿈에서 깨어날 수 없다면 어쩌겠나. 네오? 그럼 꿈 세계와 현실 세계를 어떻게 구분하지?




역시 애플다운 전략이었다.

지난 1984년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중계방송 때 매킨토시 광고를 처음 선보이면서 충격을 안겨줬던 애플이 아이폰 광고 데뷔 무대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택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25일(현지 시간) 오후 5시부터 로스엔젤레스(LA) 코닥 극장에서 코미디언 엘렌 드제네레스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번 시상식은 미국 ABC 방송을 통해 전세계 70여개 국가에 생중계됐다.

이날 선보인 아이폰 광고에는 총 28명의 배우들이 등장해 '헬로'를 외쳤다. 물론 이들은 직접 출연한 것이 아니다. 각 영화 장면에서 '헬로'를 외치는 장면을 따온 것이다.

애플의 이번 광고에는 추억의 명배우들부터 최근 스타들까지 다양하게 배치됐다. 대표적인 것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했던 클라크 게이블과 '러브스토리'의 라이언 오닐.

이들 외에도 해리슨 포드를 비롯해 마이클 더글라스, 카메론 디아즈 등 인기 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 인기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의 주인공도 '헬로'를 외쳤다.

"헬로. 6월에 옵니다(Coming in June)"란 마지막 카피 역시 23년 전 선보였던 매킨토시 광고를 연상케했다.

아래 동영상은 애플의 1984년 매킨토시 광고.

한 때 대표적인 P2P업체로 꼽혔던 비트토런트(BitTorrent)가 주류 사회에 발을 담그는 모양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관련 기사가 떴네요.

MGM, 파라마운트, 폭스 등과 손잡고 이들의 영화와 텔레비전 쇼를 다운로드 판매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물론 무료 콘텐츠도 있구요. 가격은 2.99~3.99달러 수준입니다.

애쉬윈 내빈 비트토런트 공동 창업자 겸 사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4년 설립한 뒤 벤처 캐피털(VC)들로부터 3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콘텐츠 보유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기술적인 명성을 잘 활용하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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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토런트는 큰 파일을 유통시킬 때 작은 조각으로 나누는 방식을 이용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콘텐츠 조각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서 콘텐츠 제공업체의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이 대용량 파일을 유통시키는 데는 유용하지만 상용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유통할 때도 그 콘텐츠에 대해 완벽한 통제권을 행사하길 원하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에겐 불안한 요소가 아닐 수 없지요. 하지만 영화사들이 연이어 비트토런트와 손을 잡는 걸 보니, 이 문제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게 됐나 봅니다.

비트토런트는 이미 지난 해부터 할리우드 영화사들과의 제휴 소식을 조금씩 전해 왔던 터라, 이번 조치가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사실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사들의 움직임이지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 응한 애널리스트들도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네요. 음반회사들의 쓰린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은 것 같다구요. 공짜 서비스를 하던 P2P업체가 합법적인 유료 서비스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가 드문 데, 비트토런트는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기사원문= BitTorrent targets downloads market
  • 다큐멘터리 2007.02.26 19:21

    그렇군요. 사실 온라인상에서 그러한(영화나 등등) 컨텐츠를 소비한다는건
    호흡이나 소비방식에선 분명 변환되는 것이 마땅할텐데. 수익모델을 떠나서도 말이죠.
    이미 포탈등의 커뮤니티내에서는 저런 방식의 컨텐츠소비도 엄청 일어나고 있기도 하구요.

    비트토런트라는 업체는 이 포스트를 통해 첨 알게되었습니다 (감사)
    저도 궁금하네요 어떻게 될지.

  • GeminiLove 2007.03.02 13:53

    토런트는 그림의 떡과 같은 느낌^^. 국내에서 한시간이면 될 영화를 하루가 넘는 시간동안 다운로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지난 1월초 아이뉴스24에 '기자의 눈' 형식으로 썼던 글입니다. 블로그를 옮기다 보니, 철 지난 글을 포스팅 하게 됐습니다.

'삼국지'에 보면 장비가 혼자서 조조의 백만대군을 쫓아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저 유명한 장판교 사건이다.

잠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속수무책으로 도망치던 유비를 쫓던 조조 군대는 장판교에 다다른다. 당시 장비의 수하에 있던 병사는 겨우 20명 남짓. 하지만 장판교에 버티고 있는 장비를 본 조조는 선뜻 진격 명령을 내리지 못한다.

물론 근처에 유비의 군대가 매복해 있을 것이라는 '특유의' 의심이 발동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뇌리에는 이전에 자신에게 의탁하고 있던 천하의 맹장 관우가 한 말이 자리잡고 있었다. "내 아우 장비의 용맹에 비하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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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락부락한 장비와 대치하고 있던 조조 군대는 "한판 붙자"는 장비의 호령에 놀라 줄행랑을 친다. 나관중의 '삼국지'에 담긴 얘기다.

요즘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수 천 년 전을 무대로 하는 삼국지와 비슷하다. 장판교에 선 장비 같은 장수는 실리콘밸리 최고의 아이디어 맨인 스티브 잡스. 조조의 백만대군은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에 참가한 업체들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가 맥월드 기조 연설을 통해 아이폰과 애플TV를 선보인 이후 CES 전시회 참가자들의 관심이 600마일 떨어진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고 있다.

게다가 파나소닉의 야먀다 요시 최고경영자(CEO) 얘기는 더 놀랍다. CES에 참가했던 야마다 CEO는 곧바로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스티브 잡스의 맥월드 기조연설을 들었다. 물론 스티브 잡스가 새롭게 내놓은 아이폰과 애플TV 셋톱 박스를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야마다 CEO는 다시 CES 행사장으로 돌아온 뒤 AP와 인터뷰를 통해 "정말로 맥월드 전시장에 가보고 싶었다. 아이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CES에서는 해마다 2천700여 이상 업체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여기서 수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는 라스베이거스에는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은 애플이란 괴물까지 CES 참가업체들을 괴롭히고 있는 형국이다. 아이폰과 애플TV가 발표된 이후에는 온통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야후의 테크놀로지 웹 사이트 칼럼니스트인 크리스토퍼 널은 "애플도 일개 회사에 불과하다. 따라서 CES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만큼이나 그들 역시 CES를 필요로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애플 제품들에 관한 얘기를 듣길 원한다. 스티브 잡스 한 사람에게 휘둘리고 있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겁도 없이 세계 최대 전시회인 CES와 같은 기간에 맥월드를 개최하는 애플의 오만함이 통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신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이 같은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맥월드가 개막되기 전까지만 해도 CES 소식을 전하기에 바빴던 외신들이 아이폰 발표 이후에는 맥월드 쪽으로 관심을 돌려 버린 양상이다.

물론 대형 전시회는 개막 이틀째를 지나고 나면 큰 이슈가 없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CES가 맥월드와 스티브 잡스의 후광에 완전히 가려져 버렸다는 것은 다소 과한 진단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개인기는 장판교에 우뚝 서 있던 장비를 연상케 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AP통신이 전하는 것처럼 "CES 참가자들도 온통 그 쪽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정도"다.

여기서 다시 '삼국지' 얘기로 돌아가보자.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던 조조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장판교로 돌아간다. 그 때는 장비 역시 유유히 도망을 간 뒤였다.

이 때 장비는 '장판교를 잘라 버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한다. 그 모습을 통해 장비를 따르고 있던 것이 겨우 20여 명의 군사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아챈 조조는 다시 추격전을 시작한다.

지금 아이폰이라는 신제품을 공개한 스티브 잡스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과연 겉만 번드르르한 깜짝 상품에 불과할까? 아니면 겉모양 못지 않게 막강한 내공을 보유하고 있을까?

전 세계에 강한 충격파를 안겨준 스티브 잡스의 멋진 쇼를 보면서 기자는 자꾸만 장판교에 우뚝 선 장비를 떠올리게 됐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져 봤다. "그의 뛰어난 상상력과 놀라운 연출력의 위력이 어디까지 갈까?"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무척 좋아하는 기자는,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할 것 같다.

지난 1월 23일 아이뉴스24에 쓴 기사입니다. 충격적인 매킨토시 광고를 떠올리면서 약간 오버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23년 전인 1984년 1월 22일(미국 현지 시간). 미국 텔레비전 시청자들의 관심은 온통 이날 벌어질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중계방송에 쏠려 있었다.

플로리다 주 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18회 슈퍼볼에 초대된 팀은 LA 레이더스와 워싱턴 레드스킨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사상 처음으로 슈퍼볼에 입맞춤을 한 LA 레이더스가 아니었다.

이날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애플컴퓨터와 스티브 잡스였다. 당시 애플은 슈퍼볼 중계방송 시간에 매킨토시의 탄생을 알리는 60초 짜리 광고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 텔레비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오웰의 '1984'와 IBM PC 맘껏 조롱

미래 사회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매킨토시 광고는 충격적인 메시지와 영상으로 광고사에 길이 남을 명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애플의 광고는 굳은 표정의 시민들이 극장에 앉아 대형 스크린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극장 내부엔 숨막힐듯한 분위기마저 연출되고 있었다. 대형 스크린에선 '빅 브러더(Big Brother)'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이 때 갑작스럽게 금발의 여성이 뛰어들어온다. 그는 경찰의 제지를 뚫고 강당으로 뛰어 들어와 스크린을 향해 해머를 던졌다. 스크린이 산산조각나는 순간, 뜻 밖의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1월 24일 애플 컴퓨터가 매킨토시를 소개합니다. 여러분들은 현실의 1984년이 어떻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처럼 되지 않을 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매킨토시의 등장을 알리기 위해 조지 오웰의 '1984'를 비틀었다. 물론 '빅브라더'로 묘사된 것은 당시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빅블루' IBM의 PC였다.

애플은 당돌하게도 매킨토시를 앞세워 IBM PC 시대를 끝장내겠다고 선언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 방송된 뒤 엄청난 성공

애플이란 회사를 전 세계에 알린 매킨토시 광고가 슈퍼볼 중계방송 전파를 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치아트 데이(Chiat/Day)가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란 슬로건과 함께 기본 컨셉트를 잡은 이 광고는 애플 컨퍼런스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애플 이사진들은 슈퍼볼 광고 금지령을 내려버렸다. 자칫하면 1980년대 최고 명작 광고로 꼽히는 매킨토시 광고가 그냥 조용히 사라져버릴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 때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이 분연히 일어섰다. 그는 이사회가 금지하면 자비로라도 슈퍼볼 중계방송 때 매킨토시 광고를 하겠다고 맞섰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방송된 이 광고는 당시 46.4%란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매킨토시란 새로운 제품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23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회사명에서 컴퓨터란 단어를 떼어내 버리면서 "더 이상 컴퓨터 업체로 보지 말아달라"고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애플이 던진 메시지는 강한 울림을 남기면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