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매킨토시 차기 운영체제인 레퍼드(Leopard) 대신 또 다른 야심작 아이폰(iPhone)을 선택했다.

테크웹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레퍼드 출시를 10월로 연기하고 대신 아이폰을 당초 약속대로 6월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아이폰 출시 준비 때문에 레퍼드에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실제로 애플 측은 12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맥 OS X 팀으로부터 핵심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빌어와야만 한다. 따라서 당초 계획대로 레오파드를 6월 초에 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에 따라 오는 6월 개최되는 세계개발자 컨퍼런스(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에서는 완제품 대신 레퍼드 베타 버전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이번 조치가 시사하는 바는 간단하지만은 않다. 특히 수시로 OS 출시 일정을 연기해 온 MS와 달리 애플은 그 부분에선 철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애플의 무게 중심이 어느 쪽에 가 있는 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을 듯 하다.

원래 레퍼드는 4월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레퍼드를 구동하는 매킨토시들이 비스타까지 껴안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6월로 두 달 가량 미뤘다가 이번에 아예 가을로 연기된 것이다.

애플은 이미 몇 년전부터 컴퓨터 매출보다는 디지털 음악 매출 규모가 더 커지면서 주력 업종이 바뀌었다. 게다가 올해 초 맥월드에서는 아예 사명에서 '컴퓨터'란 단어를 떼어내 버리기도 했다.

애플의 '레퍼드 출시 연기' 조치는 이런 일련의 흐름에서 봐야 한다. 즉, 단순하게 운영체제 출시 일정이 연기되었다는 게 중요한 점이 아니라, 이제 애플 경영진의 머리 속에서는 '컴퓨터'에 대한 생각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