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지난 6월 조선일보는 82쿡닷컴 운영진들에게 공문을 한 장 보냈다. 이 사이트를 중심으로 조선일보 광고 중단 요구운동이 확산되자 조선일보가 일종의 '협박 공문'을 보낸 것이다. 정치적인 성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순수한 요리전문 사이트인 82쿡닷컴이 졸지에 첨예한 논쟁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이후 82쿡닷컴 회원들은 조선일보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거리 행진을 하는 등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 표현했다.

장면2.

촛불 시위 중 한 여성이 전경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군홧발 세례를 받고 있다. 이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군홧발 짓밟힌 여성, 서울대 음대생’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포털 사이트의 카페와 개인 블로그를 타고 순식간에 확산됐다. 이 동영상은 많은 시민들을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불러 모으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긴 꼬리'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표적인 사례였다.


2008년 여름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촛불 정국'은 미디어 지형도에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블로그나 카페, 게시판 등이 새로운 여론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이제 미디어 시장에서도 조직의 시대가 가고 개인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하고 있다. 82쿡닷컴을 중심으로 한 조중동 광고 중단 운동이나 군홧발에 밟히는 여성을 찍은 동영상은 누군가 연출해서 만들어진 풍경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개인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한 것이 시발점이 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평범한 개인들이 자연스럽게 내는 목소리들이 한 데 뭉치면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런 풍경은 춧불 집회가 계속되면서 더욱 더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다음의 아고라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토론방과 게시판, 그리고 블로그와 카페 등은 더 이상 단순한 커뮤니티 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사회의 여론을 주도하는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공론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촛불 정국의 여론을 주도하면서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주류 언론들의 기득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일찍이 하버마스는 18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널리 유행한 카페와 살롱을 중심으로 한 토론 문화를 통해 '공론장(public sphere)'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여론의 담지자로서의 공중’들이 주축을 이룬 공론장은 사적 개인들의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다. 공론장은 주권의지를 지닌 사적 개인들이 모여 스스로의 의지를 표현하는 공개된 장소이다. 하버마스는 공론장에 대해 '공중으로 결집한 사적 개인들의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하버마스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의 공론장은 ‘신분에 따른 특권 의식이 작용하지 않으며, 누구나 참여하며, 토론 주제에서도 성역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다. 즉 하버마스는 공론장에 대해 첫째, 토론을 통해 형성되며 둘째, 이전에는 배제됐던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는 새로운 토론 공간이며 셋째, 발화자의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 그 내용의 장점에 따라 평가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블로그나 카페를 중심으로 한 의제 설정 과정을 살펴보노라면 하버마스가 이야기했던 공론장을 떠올리게 하는 측면이 많다. 무엇보다 이곳에는 토론 주제의 성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 이전까지만 해도 공적인 여론 형성 과정에서 소외됐던 일반 시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이 공간에서는 발화자의 신분보다는 그 내용이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보자. 한 동안 다음의 아고라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이명박 탄핵 서명' 운동을 주도한 것은 ID ‘안단테’로 유명한 한 고등학생이었다. 그가 주도했던 탄핵 서명 운동은 순식간에 아고라 전체 공간으로 퍼지면서 서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중요한 것은 탄핵 서명이란 내용이었지, 그 운동을 누가 주도했느냐가 아니었던 것이다.

‘4대강 정비계획은 대운하’라고 폭로한 ‘김이태 박사를 지킵시다’ 서명운동 역시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진행돼 불과 사흘 만에 4만5000명이 참여했다. 누군가 주도했다면 이런 식의 여론 형성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양상은 '웹 2.0'으로 대표되는 참여와 개방 시대를 맞아 더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논객'들이 온라인 공간의 여론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아고라에는 10대 청소년부터 30, 40대 아줌마에 이르기까지 여론의 흐름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논객'의 시대가 가고 '이웃'이 여론을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블로그, 카페, 게시판 등은 특히 처음 이슈를 제기한 사람과 추가적으로 이슈를 확대 발전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활동한다는 점이 기존 언론과 다른 점이다. 말하자면 생산자와 수용자가 구분되지 않는 구조인 셈이다. 특히 생산소비자(prosumer)들로 구성된 블로그 공간에서는 이런 모습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블로그는 링크와 트랙백 같은 대화 기제를 중심으로 여론을 확대 재생산한다. 일종의 '네트워크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 공간의 힘은 바로 '연결성'에서 나온다. 이런 연결성을 빼놓고는 블로그 공간의 폭발적인 의제 확산 과정을 설명하기 힘들다.

통상적인 저널리즘 과정에서는 2차적 이슈 제기 과정이 1차적 제기자들과는 다른 공간에서 이루어지거나, 저널리즘 영역 바깥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를테면 전통 저널리즘의 시각으로 접근할 경우엔 뉴스를 소재로 한 토론이나, 댓글 공간에서의 공방 같은 것들은 저널리즘 활동으로 간주하기 힘들었다. 부차적으로 행해지는 활동이었을 따름이다. 하지만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뉴스 공간에서는 1차적 이슈 제기 과정과 2차적 이슈 제기 과정이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질 뿐 아니라, 둘 다 같은 비중으로 간주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슈를 확산하고, 또 재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블로그나 카페, 토론방 같은 곳에서의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여론에 대해 배후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접근법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배후가 될 수도 있는 곳이 바로 블로그나 카페 공간이기 때문이다. 때론 엉뚱한 방향으로 가동되긴 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가동되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블로그나 카페, 토론방 등의 의제 설정 과정이 항상 건강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여론이 확대 재생산되는 여론 쏠림현상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 곳이 바로 인터넷 공간이다. '리퍼블릭닷컴(Republic.com)'이란 저술로 유명한 썬스타인(Sunstein)은 인터넷 공간의 여론 쏠림 가능성에 대해 일찍부터 경고했다. 실제로 인터넷 공간은 경우에 따라선 노일레 노이만이 이야기했던 '침묵의 나선 이론'이 더 극단적으로 가동될 위험성도 안고 있다. 몇몇이 특정 여론을 '도배'해 버릴 경우엔 대다수의 건전한 사람들이 그 공간을 떠나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사이버 공론장'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블로그나 카페, 토론방 등이 건전한 여론 형성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몇 년 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줄기세포 조작 사건 당시 여론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브릭(Bric)은 사이버 공론장의 모범으로 삼을 수 있다. 당시 브릭에서 제기된 이슈가 기존 언론 매체로 흘러들어가는 역의제설정(reverse agenda sett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공간에서 토론의 규칙을 잘 지킬 수 있었던 덕분이다.

하버마스는 공론장을 이야기하면서 부르주아들의 높은 교양 수준을 그 조건으로 제시했다. 최근 사이버 공론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블로그나 카페가 지금보다 좀 더 신뢰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뻔한 얘기인 것 같지만, 참가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communication competence)'이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엔 진정한 공론장 역할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양화가 악화를 구축'할 수 있는 토론의 규칙을 정비해 나가는 것이 꼭 필요할 것이다.

* 한국언론재단에서 발간되는 월간 <신문과방송> 8월호에 게재한 글입니다. <신문과방송>은 8월호에서 '인터넷, 공론장인가 갈등의 장인가'란 특집 기획을 마련하고 이상길 연세대 교수, 임종수 세종대 교수, 황용석 건국대 교수 등의 글을 실었습니다. 이 글도 그 기획 중 하나로 게재된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문과방송>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우자 2008.08.23 22:56

    이제 저널리즘, 미디어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하죠. '메시지를 담는 모든 것이 미디어'란 진화된 표현처럼 신문과 방송으로 대표되는 '소수가 메시지를 생산하는 단방향 미디어'의 시대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다수가 메시지를 생산하고, 분류하며, 풍부하게 하는 쌍방향 미디어'에 주도적 자리를 물려줘야죠.

    집단지성을 강조하면서도 참가자들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토론의 규칙을 누군가가 정비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은 모순인 듯 싶어요. 집당지성이라는 것 자체가 참가자들 모두가 조금씩의 지혜를 더해서 스스로 최선을 찾는 것 아니겠어요? 각 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모이면 '지성'이 되는 거죠.

빈집 블로그와 SNS 2008. 4. 13. 09:50
<빈 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문득, 기형도의 시 <빈 집>이 떠올랐다. 요즘 내 블로그가 꼭 빈 집같은 느낌이 들었던 탓이다. 이것 저것 날 귀찮고 힘들게 하는 것들이 많아, 도무지 블로그 관리가 안된다.

그 중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역시 논문. 없는 시간 쪼개서 쓰려니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간다. 게다가 번역. ㅠㅠ. <하이퍼텍스트 3.0>의 깊이에 압도당했다. 요즘. 1200매 가량 번역했는데, 아직 온 길의 두 배는 더 가야할 듯 하다.

그러다 보니 회사일과 대학 강의 등은 우선 순위에서 한참 밀려버린 느낌. (물론 실제로 밀어놨단 얘긴 아님. 당사자들, 오해 마시길. ㅎㅎ)

결국 블로그에 글 올리는 일은 6순위 쯤에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언제쯤 '빈집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주인장이 외면하는 통에 손님들마저 뚝 끊어져 버리니, 진짜 빈집 같아 으스스한 느낌마저.

책 선전 겸해서 보너스 샷 하나 더 추가한다. 블로그파워의 3대 원천 중 하나라고 강조했던 '링크'를 설명하면서, 엄청나게 오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1980년대말 스물아홉이라는 젋은 나이에 요절했던 시인 기형도는 '빈 집'이라는 아름다운 시를 남겼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로 시작해 "그리운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란 멋진 문구로 끝나는 이 시는, 누구나 가슴 한 쪽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짜릿한 옛 사랑의 추억을 건드리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역시도 어디선가 빌어왔을법한 '빈집'이란 모티브는 그와 동시대를 살아갔던 많은 이들에게 짜릿한 문학적 감동을 선사했다.

시인 기형도가 죽은 지 몇해 뒤, 비슷한 또래의 소설가 신경숙은 '빈집'이란 단편소설을 한 편 썼다. 기형도 추모 작업의 일환으로 쓰여진 그 소설은 기형도의 시 '빈집'의 산문적 패러디였다. 신경숙이 '빈집'이란 소설을 썼을 때, 빈집을 모티브로 한 문학적 지형도에서 기형도와 신경숙은 서로 링크된 셈이다. 
                                                                  <블로그파워> 66쪽.


  • 민노씨 2013.06.19 04:20

    비 그친 새벽에 엑스리브리스 님의 오래 전 글을 읽으니 빈집에 손님이 찾아오고, 촛불이 밝혀진 느낌입니다.
    이 글은 그야말로 감회에 젖게 하는 글이네요.

기자들이 블로그에 올린 글은 '개인 의견'일 뿐일까? 저널리즘 활동과는 관계가 없는 사적인 행동일 뿐일까?

언뜻 생각하면 간단한 듯한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말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 어떤 형식의 블로그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느닷없이 기자 블로그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최근 불거진 나훈아 괴담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나훈아 씨의 기자회견이 있고 난 뒤 있었던 각종 일들 때문이다.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 이번 소문의 진원지는 한 기자의 블로그 였다고 한다. 그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모모 씨가 어쩌고 저쩌고"라면서 올린 글이 확대되면서 괴담으로 확산됐다고 한다.

그리고 나훈아 괴담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그 기자는 PD수첩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문이) 너무 터무니 없으니까 신문에는 다루지 못하지만, 블로그에는 그런 개인의 의견들은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기자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글을 올린 것이란 얘기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기자 블로그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개인이라 할 지라도 자신의 블로그에 남의 명예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글을 올릴 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점은 논외로 하기로 하자.)

이 대목에서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기자가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은 '개인 의견'에 불과한 것일까? 적어도 신문 기사를 쓸 때와 같은 자기 검열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난 이 질문에 대해 절반은 예, 절반은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싶다.

우선 자기 검열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 일단 형식적인 면에서는 당연히 그렇다. 기사 문법을 굳이 따를 필요가 없다. 아니 따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신문에 글을 쓰듯 일방적으로 사실을 전달하기 보다는, 양방향적인 소통을 염두에 둔 글쓰기를 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로 "블로그에는 그런 개인의 의견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 더구나 문제가 됐던 그 기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해당 매체의 기자 블로그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이 정도 블로그라면 '준 저널리즘 행위'란 생각을 갖고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대학교 교수가 해당 대학 사이트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인 공간이라 내 생각을 올렸을 뿐"이라면서 "대학 교수인 나의 지위와는 관계없는 얘기"라고 하면 인정할 수 있겠는가?

적어도 기자 블로그임을 명확히 할 경우에는 사적인 공간이란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는 것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본인이 아무리 사적인 공간이라고 우겨도, 독자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언론사들이 운영하는 기자 블로그가 활성화되지 않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스템적인 부분, 기자들의 업무 부담, 등등 그 이유는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 하나로 나는 "블로그는 사적인 공간일 뿐"이라는 생각도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공적인 기자 생활을 보완해줄 수 있는 매체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블로그를 운영하는 시간 자체가 아깝고 귀찮게 여겨지게 마련이란 얘기다.

이 부분은 길게 얘기할 것 없을 것이다. 모범적인 기자 블로그 운영자 몇 명만 벤치마킹 해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의 블로그가 왜 활성화되고, 또 똑 같이 바쁜 그들이 어떻게 기자 블로그를 잘 운영할 수 있는지 말이다.

나훈아 사건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연예 저널리즘에 대해 한 마디씩 하고 있다. 그러니 나까지 나서서 한 마디 거들 필요는 없을 듯하다.

하지만 블로그에 대한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특히 기자 블로그에 대한 부분. 난 장기적으로는 인터넷 언론은 기자 개인 블로그들의 집합체로 진화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사회가 전문화 파편화 되면서 언론사 브랜드 못지 않게 개인 브랜드가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자들도 블로그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 얘기는 앞으로 다시 할 기회가 있을 듯하여, 이 정도로 끝낸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바로 그 대목이 아쉬웠다. 기자 블로그에 대한 인식 부족. 아니 더 정확하게는 '블로그'란 미디어에 대한 천박한 인식. 이런 인식을 빨리 벗어던지지 않으면, 요즘 언론들이 갖다 붙이기 좋아하는 '웹 2.0 시대'의 인터넷 저널리즘은 아직도 저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 떡이떡이 2008.02.03 23:03

    기자는 블로그가 아니라 그 어느 장소나 공간에서 글을 쓰더라도 기자임이 밝혀지면 개인행위가 아닙니다. 그게 이번 몰이해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더 넓게 보자면, 미디어는 스스로 미디어라고 정의하거나 미디어와 비슷한 행위를 한다고 해서 미디어가 아닙니다. 그보다 남들이 미디어라고 부르고, 즐거찾으면, 스스로가 부정하더라도 1인 미디어, 1인 언론이 되는거죠.

    아 그게 사실 엄청난 부담입니다. 그래도 저는 미디어가 아니라 그냥 '개인 행위'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여전히 개인 행위의 일부로 블로깅을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라는 말 자체가 매우 거창해서...

  • 2008.02.04 01:12

    저도 기자이면서 블로거인데, 이번 사건의 발단이 기자 블로그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기자가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추고 익명으로 활동한다면 모를까,읽는이들이 기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무조건 '개인 공간'이라고 우기는 건 안 된다고 봅니다.

    읽는 사람들은 분명 기자니까 뭔가 알고 있겠지, 하고 생각할 테니까요..

  • 25일 방문자 2008.02.04 03:27

    그 기자의 블로그에 25일 우연히 방문한 사람입니다..그는 ㅎ씨와의 개인적으로 친분관계가있어, 그와 관계되는 부분을 몇번 언급하고 있었읍니다. 그외는 소문이었다거나, 누군가에게 들은것이라며 어느부분만 전하고 있었고, ㅎ씨에대한것은 중복 언급하고 있었읍니다.
    자세히 모르시는 분은 그의 블로그가 그 모든 소문의 진원지일거라고 판단해버리시겠지만, 그는 소문의 한 뿌리에만 관여한것 같았읍니다..우리가 들은 그 모든 소문은 다수의 합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윗글의 말하고자 하는 바를 떠나 또다른 잘못된 이야기의 확산을 우려하며, 알고 있는 바를 적습니다...

  • 서울대 미녀 2008.02.04 19:00

    잘 읽고가요

  • GREEN-BEE 2008.02.04 23:11 신고

    저도 기자이자 블로거입니다.

    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에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나 '기자'라는 직업은 블로그는 물론 어느 공간에서도 그 꼬리표(?)를 달고다닐 수 밖에 없지요.

    다만 이번 '나훈아 괴담'은 위에 분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공개적인 팬픽'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 소재를 제공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이 기회로 기자를 포함한- 블로거들, 나아가서 네티즌들이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현대 인터넷 문화가 '참여하는 열린 담론'인지, 목소리 큰 다수가 이기는 '진실 없는 수다의 장'인지.

  • 진호Jinho 2008.02.05 10:14 신고

    그냥 간단히 생각해 보면, 대통령이 개인 블로그에 쓴 생각은 본인이 아무리 개인으로서 쓴 생각이라도 사회적 파장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기자 역시' 개인의 자유'나 '자연인으로서 한 개인' 등의 원론을 떠나서 자신의 신분 정보가 자신의 글과 연결될 때에(그것도 글 또는 방송 언어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 그것은 더 이상 일개인의 발언 이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입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 3M흥업 2008.02.20 21:54

    유효한 문제제기를 뒤늦게 읽었네요.^^늘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블로그를 개인의 관점과 주관성이 드러나야 하는 공간이라 생각하고 글을 썼다가, '이눔 기자잖아'라는 인식에 공정성이나 책임성, 또는 객관성 등 기존 저널리즘의 미덕을 강요 당한 경우가 적지 않아서요.^^

    인용된 사례에 대해선, 뭐랄까, 직업이 기자여서 블로깅을 할 때 더 신중해야 한다기 보다 모든 블로거에게 통용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의 관점과 확인되지 않은 팩트를 혼동해서는 안되겠죠. 자신의 블로그를 폐쇄적인 개인 일기장이나 소수의 소통만을 위한 공간으로 상정하지 않았다면, 글이 공개됨으로써 특정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위험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제 경우엔, 기존 저널리즘의 기계적인(그러나 자주 위선적인) 객관성의 도그마에서 벗어나 개인의 문화적 취향과 세계관, 주관적 관점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되, 팩트에 있어서만큼은 신중하자는 걸 철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건 기자라서가 아니라 '미디어'로서의 블로그의 진화를 위한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inemAgora

과연 블로그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대화와 토론을 통해 새로운 공론을 도출하는 숙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를 구현하는데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선스타인(C. Sunstein)의 'Republic.com 2.0'은 이런 질문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대답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여론 쏠림 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기존 인식이 더 극단적으로 치닫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서 잠시 공론장(public sphere)에 눈을 돌려보자. 잘 아다시피 하버마스는 17, 18세기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 유행한 카페와 살롱에서 '신분에 구애 받지 않는 토론문화'의 진수를 발견한다. 그는 카페와 살롱을 중심으로 한 토론문화 연구를 통해 저 유명한 '공론장 이론'을 도출하게 된다.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토론에 참석할 수 있으며, 그 동안 금기의 영역에 있던 주제까지 토론하는 공간'이란 공론장 개념과 함께 '이상적 담론 상황'이란 하버마스의 주장들은 이후 민주적인 토론 문화를 연구하는 많은 이들에게 교과서 역할을 해 왔다.

물론 하버마스는 '공론장의 재봉건화'로 이상적 담론 상황이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본주의의 발달, 그로 인한 광고의 영향력 확대 등으로 성역 없는 토론이란 사실상 무의미해져 버렸다는 것이 하버마스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특히 블로그의 등장으로 '새로운 공론장'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매체를 소유하는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성역 없는 토론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스타인은 'Republic.com 2.0'을 통해 '여론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그 동안의 연구 결과들을 원용한다. 블로고스피어의 '링크'는 주로 '끼리 끼리(like-minded)' 이뤄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숙의 민주주의가 현실화되기 보다는, 자신이 이전에 갖고 있던 생각을 더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런 실험을 한 적 있다고 한다. 공화당 지지자들끼리 모아놓고, 또 민주당 지지자들끼리 모아놓은 결과 보수적이었던 사람은 더 보수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사람은 더 진보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최근 블로고스피어를 보면서 선스타인의 주장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학적으로 분석해 본 것은 아니지만, 언뜻 보기에도 여론 쏠림 현상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운영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1인 미디어의 특성상 반대되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올라올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반대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런데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은 아예 접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선스타인의 주장이다. 이른바 파편화(fragmentation)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게 꼭 메타블로그 사이트 운영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지만) 올블로그나 미디어다음 블로거 기자 운영진들은 혹시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해결책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본 적 있을까? 다양한 담론을 담아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듯하여, 괜히 한번 걱정해봤다. 

  • bravomylife 2008.01.21 17:22

    블로거가 보다 나은 숙의민주주의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포털에 의한 종속성에서부터 벗어나야합니다.
    포털이 생산적이지 못한 블로거들을 양산하고 있고, 그에 따른 수익분배 역시 적절한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듣보잡식의 블로거들을 양산해내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저 또한 그러한 속성을 이용해 인간들을 끌어들이며 블로깅의 피해가 어케 진행되는지를 나름 블로그에서 실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이미 포털에 의해서 다양한 정보가 걸러지는 지금의 현실
    이미 수년전 온라인에서의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실험은
    모두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많은 학자들이 실망하고 말았죠.
    하지만, 완전한 실패는 아니라는 점은 많은 의견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들이 상상외로 많아졌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숙의민주주의와 같은 공론장이 형성될 수 없는 것은
    네티즌들의 문제도 아니고, 포털이 갖는 권력이 적절하게
    공론장을 형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이로 인해서 이미 공론이라는 것이 안티댓글이나 무서운 넷에서의
    갈굼으로 인해 붕괴된 것이 사실. 익명성에 의존한 피폐성. 그렇다고 실명제를 좋게보는 것은 아님다.
    어쩄든 공론장은 실패한 것도 사실이고, 성공한 것도 사실이 아닐까합니다. 최소한 국내 언론의 폐해로부터 일정정도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이 온라인에서는 그마나 달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갈 길은 참으로 멀다고 생각합니다. 포털이 자성하고 반성하고 사회를 위해 네티즌을 위해서, 단지 돈버는데만 목적을 두는 것을 과감히 버린다면 말이죠.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죠.ㅎ
    그래도 블로깅은 포기할 수 없는 것임은 틀림 없습니다. 2MB의 쓰레기같은 짓들도 견제하는 것은 블로거들이 가장 많으니. 블로거들 중 정말 좋은 생각들 많이 하는 사람들 많다는 것을 직접 보고 체험해보면 그래도 민주주의의 공론장으로서 블로거가 미약하지만 힘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두서없이 썼지만..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 엑스리브리스 2008.01.22 11:01 신고

      예. 저도 공론장으로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합니다. 단, 지나친 환상을 갖거나, 제대로 된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뒤따르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 벤야민 2008.01.21 17:56

    공감이가는 글이네요. 쏠림현상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공론의 장을 만들 수 있는 메타블로그 사이트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반더빌트 2008.01.21 19:04

    100%공감입니다!

    특히나 인터넷상에서 소수자의 의견은 대부분 배척받거나 매도당하기 십상이더군요!

    정말 좋은 글 보고 가요!

    강추합니다!^^*

  • 황의홍 2008.01.21 21:41 신고

    우리 사회의 성숙함은 남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토양인데 아직까지는 조금만 튀어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성이 강해 보입니다. 다양성이 아직은 취약한 상태 입니다.

  • 바실리카 2008.01.21 21:46 신고

    공론장으로서 팀블로그 "바실리카"가 탄생했습니다.
    각계전문가들과 함께 여론다양성을 실현할 열린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님이 고민하고 있는 '하버마스 공론장 부활'과 비슷한 취지 입니다.

  • 이대표님 2008.01.21 22:20 신고

    어느정도 타탕성이 있는 듯한 글이군요~~ 기존에 많은 방문자를 확보한 블로글 중심으로 사람들이 집중되고 있고 검색도 그 블로그를 중심으로 검색이 되니 새롭고 창의적인 글들이 생성이 되도 제대로 사람들에게 알려 지지 않으니 조금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 BB코엔 2008.01.22 00:01 신고

    블로그에서도 반대입장을 가진이들의 수준높은 토론은 힘든 것 같습니다. 지적하신 대로 저 역시도 끼리끼리로 온 듯 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메타사이트의 성향은.. 올블로그는 확실히 진보적인 목소리가 강하고, 다음블로거뉴스는 진보적이되 보수의 목소리도 싣는 듯..

  • 적목 2008.01.22 10:22

    블로그는 존재해도 되지만 블로거뉴스 라는 이런 시스템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블러거가 글을쓰고 블로거뉴스로 송고를 했을때 다음측에서 충분한 검토를 행하고 뉴스로 내보내는지 상당부분 의심 스럽습니다, 역사적으로 맞지않는 글이나 전문적지식이 떨어지거나 수준이 낮은 글들을 블로거 뉴스에서 수없이 봐왔습니다..우선 이런 부분에 대해서 충분한 검토가 없다면 블로거 뉴스는 없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사실이 아닌 글들이 뉴스에 올라와 수백명의 네티즌들이 읽고 머리에 기억하고 ...스크랩을 해가고 있습니다 ...남긴 글은 수정한다치지만 읽고 떠난 사람의 기억은?..)
    그리고 요즘들어 애드센스가널리 알려지면서 단지 히트수만을 위해 자극적인 글을 꾸준히 써서 송고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아 생겨나고 있습니다 ...
    블로그는 과연 공론의 장인가 .......소수의 의견은 정보의 파도에의해 쉽게 휩쓸리기 때문에 블로그 뉴스라는 서비스가 생겨났겠지만 여과되지 않은 오류투성이의 정보들은 오히려 공론의 가능을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특히 이번 대선때 심했죠

    • 엑스리브리스 2008.01.22 11:04 신고

      저는 적목님의 의견에는 반대입니다. 블로거뉴스 자체도 큰 의미가 있고, 존재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끼리끼리 여론을 주도한다는 것은 시스템 상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 적목 2008.01.24 16:54

    다시왔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블로그가 토론의 장이 되기 어렵다고 하는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일단 블로그는 어찌보면 일회성입니다, 여기서 일회성이라는 뜻은 한번 어떤 블로그에서 글을 읽고떠난후 다시 돌아와 같은 글을 읽어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토론이라는 연속적인 대화의 흐름과는 맞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또한가지는 제가 언급한 블로거 뉴스라는 서비스의 존재입니다, 블로거뉴스는 어떤 특정인의 글을 메인으로 올려주고 수백명의 네티즌에게 글이 노출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백명의 네티즌들 대부분은 그 글을 다시 읽어보진 않을 것이구요...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생각해 보신적은 없으신가요 ? 단 한사람이 수백명의 머릿속에 잘못된 사실을 입력시킬수도 있다는 말입니다(블로그에 올라간 글은 활시위를떠난 화살 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잘못된 내용이 올라가면 수정이 여의치 않다는 말이죠, 더군다가 수정하기도 전에 수백 수천의 사람이 읽었다면 개인의 자그마한 실수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제가 위에서 블로거 뉴스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것은 정말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이대로의 블로거뉴스라면 사라지는게 낫다는 뜻입니다.
    지금의 블로거 뉴스는 수많은 오류,거짓,착각 같은 문제를 가진 글들도 메인으로 계속 올려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블로거뉴스라도 존재해야하나요 ? 지금이라도 엄선된 심사과정을 거쳐 적어도 오류 투성이의 글들은 걸러내야하는게 아닐까요? 이것은 작은 목소리를 제외시키자는게 아닙니다.
    제대로된 토론은 언제나 사실만을 토대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동문서답의 만담에 지나지 않겠죠.

    • 엑스리브리스 2008.01.27 18:11 신고

      블로그가 공론의 장이 될 수 없다는 님의 주장에 대해선 반박할 생각이 없습니다. 제 글 역시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니까요.
      제가 얘기하고픈 것은 블로거뉴스란 서비스에 대한 겁니다. 물론 저도 현재 블로거뉴스의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개선해야 할 부분이지, 그렇다고 해서 사라져야 할 서비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류 투성이 글이 올라온다는 님의 주장엔 동의하기 힘들구요. "왜 저런 글이 메인에 올라올까"란 생각이 들 적은 있지만, 그것 역시 미디어다음이 계속 개선해 나가면 될 부분이라고 봅니다.

  • Jishāq 2008.01.29 19:05 신고

    공감합니다.

    최근에, 특히 올블로그의 경우는 그 정도가 정말 심하더군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 비디 2008.02.18 15:14

    한쪽으로 쏠린다는 의견에 공감하게 되네요, 저 역시 RSS나 메타블로그로 제 관심사만 구독해서 보고.. 다른 분야는 거들떠 보지 않고 있는데~ 일부러 다른 분야도 봐서 균형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 주제에 대해 말을 먼저 건내는 마음을 가지고요. 글 잘 읽었습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하버마스의 공론장과 숙의 민주주의, 그리고 블로그의 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화의 복원'이란 관점에서 블로그를 살펴보려고 한다. 구어 뉴스 시대 이후 실종됐던 대화가 블로그를 통해 400년만에 복원됐다는 가설. 이 가설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Republic.com 2.0'이란 책을 주문했다. 저자인 선스타인(C. Sunstein)은 다소 생소한 이름이긴 하다. 이 책을 사게 된 건 '블로그의 복수(Revenge of blogs)'란 부제가 눈길을 끈 때문이다.

또 하나. 선스타인이란 저자가 이 책의 1판인 'Republic.com'에서 가상공간의 여론 쏠림현상에 대해 지적했다는 얘기에 관심이 가기도 했다. 인터넷이 거대한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을 정면 반박한 주장. 하버마스가 이야기했던 공론장의 재봉건화, 내지는 공론장의 파편화 현상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주장은 아닐까, 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 동안 블로그 미디어에 대한 연구들은 전통 매체나 포털들과의 차이점을 규명하는 데 주력했다. 물론 그 자체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할 수 없을까'란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가장 만만한 것이 역시 하버마스였다. 그래서 난 지금 공론장과 숙의 민주주의. 그리고 블로그 미디어의 가능성 같은 키워드들을 부여잡고 있다.

이 책 외에 최근 구입한 책들:

1. 프랭크 웹스터(2007). <정보사회 이론>(개정판). 나남.
2. 위르겐 하버마스(2000). <사실성과 타당성>. 나남.
3. 윤영민(2000). <사이버공간의 정치>. 한양대학교 출판부.
4. Y. Benkler(2006). <The Wealth of Networks>. Yale University Press.
5. S. Allan(2006). <Online News>. Open University Press.
6. 최민재(2007). <동영상 UCC와 저널리즘>. 한국언론재단.
7. 조한혜정 외(2007). <인터넷과 아시아의 문화연구>. 연세대학교 출판부.
  • 나우리 2008.01.12 22:18

    잃어버린 대화를 블로그가 복원 시켰다는 명제 설정에 대해서 저 역시 동의하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삶의 무게 때문에 지하철안에서 책보다는 전자신문 보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데 바쁜 과정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부럽고
    책 읽고 나같은 사람에게 전파하실 것이기에 기대되기도 합니다.

  • percy 2009.10.16 13:07

    다 읽으셨나요? 저도 읽고있는데 deliberating encalves 가 무슨의민지...어떻게 이해하셨나요?

IT기자클럽과 블로터닷넷이 공동 주최한 '2007 블로그 미디어 포럼' 행사에 발표자로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들이 준비한 행사인지라, 발표 자료를 준비하면서도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꼭 친구 결혼식 축가 순서를 배정받은 느낌이었다.(참고로 나는 한번도 결혼식 축가를 불러본 적이 없다. 적어도 내 노래 솜씨를 아는 사람은, 축가는 고사하고, 중창단에 참여하는 것도 꺼릴 것이다.)

"잔치 분위기에 누가 되면 안될텐데, 뭔가 의미 있는 얘기를 해야 할텐데."란 생각이 계속 나를 괴롭혔다. 발표 시작하기 직전까지 긴장을 했던 것도 이런 부담감 때문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블로터닷넷]



어쨌든 행사는 '잘' 끝났다. 나는 '대화의 복원'이란 관점에서 블로그 미디어의 의미에 대해 얘기했다. 이건 내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하버마스의 공론장과 블로그를 한번 연결해보자는.

'뉴스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지금 우리가 접하는 방식. 즉 기자들이 기사를 쓰고 독자들이 일방적으로 읽는 방식이 절대 진리는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하버마스가 '공론장(public sphere)'이라면서 그리도 감탄했던 18세기의 살롱, 카페 문화를 지탱한 것은 바로 대화였다.

하버마스가 정리한 공론장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위계질서가 없었다. 한 인간으로서 대등한 자격을 갖고 서로 토론에 임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화자의 신분이 아니라, 내용에 따라 토론의 향방이 결정됐다. 지금이야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 귀족 주도 사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건 거의 혁명이다. (그 당시 평민이었던 소설가 스탕달이 살롱 문화를 통해 스타로 떠올랐다는 것은 굉장히 유명한 이야기다.)

둘째, 사실상 토론의 성역이 없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그 동안 교회와 국가의 권위로 보호받던 많은 주제들에 대한 토론과 공방의 여지가 생기게 됐으며, 그 역할을 담당한 것이 바로 커피하우스와 살롱이었다.

셋째, 토론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개방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공중들은 토론하면서 자신의 폐쇄성을 벗어던지고 대중 속으로 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이날 발표한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바로 이런 것이다. 신문이란 대중매체가 등장하면서 뉴스에서 실종됐던 대화가 블로그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그런 점에서 언론이란 관점으로 접근할 경우엔 블로그가 바로 21세기의 공론장이라는 것. 그런 점을 주목하자는 게 내 발표의 요지였다.

발표를 끝내면서 "블로그는 그만 잊자. 사실 블로그가 별거냐?"고 얘기했는데. ㅎㅎㅎ. 내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했는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난 웹 2.0이니, 롱테일이니, 하는 '용어들의 홍수'를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블로그 역시 용어들의 홍수 속에 빠져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서명덕 님께서 '블로그는 기성 뉴스에 없던 대화 복원한 것' 이란 제목으로 발표 요지를 잘 정리해준 것 같다. '까칠한' 블로거들이 던질 예리한 비판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 또한 '생산적 대화'라고 생각하기에 '묘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한다.

  • delight 2007.12.19 12:04

    좋은 얘기 만이 들었음당. 앞으로도 세미나보다는 말그대로, 참가자들과 패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이 많은 행사가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세미나2.0이라고 불러야 하나..

  • eunn 2007.12.19 13:04

    어제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조금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펜맨님이 번역하신 <시티즌 마케터>에서도 블로거들과 같은 1퍼센터들을 고대 아테네에서 출발한 시민권 개념에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류가 오랜 세월 지향해온 좋은 가치들이 더욱 빛나게 하는 수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런 얘기들을 들을 때마다 묘한 설레임을 느낀답니다.^^ 제 블로그 포스트 트랙백 걸었으니, 어제 인터뷰해주신 영상 감상하세요..

  • NEW@MEDIA 2007.12.19 13:45

    안녕하세요, 문화부 뉴미디어산업팀장 박병우입니다. 어제 행사에 끝까지 참석하지 못해서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습니다. 여러 업무 때문에 아이뉴스24 기자분들과 친분이 있습니다만, 김기자님께는 그 동안 인사를 못드렸네요. delight님 말씀처럼 패널들과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유익한 행사를 문화부도 열심히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김기자님께서도 많이 도와주세요.^^

  • 꼬날 2007.12.19 18:16

    늦게 가는 바람에 김기자님 강연을 듣지 못해서 너무 아쉽습니다. 언제 태터앤미디어팀과 의논해서 한 번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겟습니다. ^^;;

  • 지원 아빠 2007.12.19 18:44 신고

    강연 잘 들었습니다. "블로그는 그만 잊자. 사실 블로그가 별거냐?" 라고 말씀하신 부분의 의미는 잘 전달되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트백백 남겨두고 갑니다.

  • 굿글 2007.12.19 21:10 신고

    강연 잘 들었습니다. 예상보다(^^) 열띤 행사였기에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KBS 라디오 녹음팀이 대기자님 강연만 녹음해 간 것 같더군요. :)

    • 엑스리브리스 2007.12.19 23:09 신고

      만족도가 높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라디오 녹음은...ㅠㅠ 걱정됩니다. 제 목소리가 워낙 청명하지 못한데다, 잦은 기침 때문에요. ㅠㅠ 편집 기술을 기대해 봐야겠네요.

  • 그레터 2007.12.20 04:05 신고

    일천프로 공감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직접 포럼에 참석하신 분들은 좋겠어요. 대화의 복원! 참 의미있는 말인 것 같네요. 잘 보고 갑니다~

  • META-MAN 2007.12.20 14:48 신고

    대화 소통~~~좋은 단어들이네요....

지난 2003년 <인터넷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 출간 이래 댓글에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 인터넷 저널리즘에서 중요한 것은 독자 반응이고, 그 독자 반응 중에서 정수는 기사에 붙은 댓글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댄 길모어 등의 용어를 빌린 것이긴 하지만, 나는 이 같은 상황을 '대화 저널리즘(journalism as a dialogue)'이란 말로 표현했다. 악플 공세 때문에 다소 약해지긴 했지만, 이런 믿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난 요즘 댓글만 보면 기겁을 한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댓글이 많이 붙은 기사들을 볼 때면 한숨이 나온다.

사연은 이렇다. 요즘 '박사 논문 초치기' 작업을 하고 있다. 당장 한 달 뒤까지 논문을 완성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아직 이렇다 할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회사 일로 바빠서 논문 작업에 손을 제대로 대지 못한 때문이다.

최근 블로거들의 기사를 분석하고 있는 데, 분석 항목 중 댓글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다 보니 댓글이 100개를 넘는 기사를 만날 땐 한숨부터 나오는 것이다. 당연히 표본이 많으니 좋아해야 마땅하련만 사정은 말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

최소한 500개 기사는 분석해야 하는 데, 만약 한 기사당 댓글이 100개씩 붙어 있다면 5만개의 댓글을 일일이 읽고 분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5만개. 이걸 혼자서, 그것도 퇴근 이후 틈틈이 읽어서 한 달만에 분석하는 게 가능할까?

그러다 보니 댓글이 없는 기사를 만나면, 웬지 공짜로 먹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그래서 일과 유희는 다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두껑 보고도 놀란다'고,  올 가을엔 댓글만 보면 가슴이 벌렁거릴 듯 하다.  

또래 아이들이 한 데 모여서 공부하는 제도(즉 학교)가 인류 역사 이래 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잘 아다시피 우리나라에서 대중 교육이 일반화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눈을 세계 역사로 돌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C. 브론테의 <제인 에어>나 스탕달의 <적과 흑> 같은 곳에 보면 가정 교사라는 게 당시 귀족층의 일반적인 교육 방식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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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부분 직장이 없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조바심을 내고, 또 불안해한다. 또 실제로 불안해 하는 게 당연하다. 사업을 하는 어떤 선배는 "그래도 새경 받을 때가 속 편했다"고 하소연하기도 하는 걸 보면, 직장생활이라는 게 경제적인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한 듯 하다.

하지만 직장에 매여서 돈벌이를 하는 생활 역시 그리 오래된 풍속은 아니다. 한국이야 1970년대 중순까지도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세계적으로도 똑 같은 장소에 모여 똑 같은 일을 하면서 월급 받아먹는 생활을 한 게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지 싶다.

홀름 프리베 등이 지은 <디지털 보헤미안>은 "직장을 떠나라, 그 너머에 더 나은 삶이 있다"고 부르짓는 책이다. 더 이상 정규직에 얽매이지 말고 좀 더 자유롭게 일하며 풍요롭게 살고 싶다면 디지털 보헤미안의 삶을 주목하라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이 책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전일제 근무는 예나 지금이나 이 특수한 형태의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왜냐하면 매일같이 여덟시간 또는 그 이상을 한 회사 내에서 일하는 사람은 회사에 동화되지 않을 수 없을테니까 말이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사장이 하는 농담을 더 이상 비웃지 않게 되며, 오히려 그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회사의 규칙과 업무 스타일이 완전히 피와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가서 마치 제2의 천성처럼 되어버리는 것이다. (66쪽)

기본적으로 저자들의 관점은 이런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시장으로 직접 들어가라"는 게 이 책 저자들의 주장인 것이다. 이런 주장이 보기에 따라선 다소 과격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나처럼 '직장'이란 우산 속에 들어가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날로그 보헤미안들이 한정된 유통망 때문에 힘든 예술적 삶을 영위해야만 했던 것과는 달리, 디지털 보헤미안들은 인터넷이란 무한 유통망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만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꼭 이 책 때문만은 아니지만 요즘 나도 디지털 보헤미안을 꿈꾼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직장생활이 지겹고 무미 건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게 보헤미안적인 기질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여건만 되면 과감하게 버리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정규직을 버리고 디지털 보헤미안의 생활을 감행하라는 저자들의 꼬임에는 다소간 방어막을 치고 대처했다. 하지만 시대가 디지털 보헤미안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원론에는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저자들은 블로그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중 한 구절을 소개한다.


블로그라는 세상에 발을 들여놓으면 마치 술집, 광고탑 그리고 소도시 신문들이 뒤섞여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때로는 어느 공공 포스터에 게시된 공격적인 선언문 아래서 기분 좋은 술집에서 몽롱하게 취한듯한 느낌으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술집 안에 있으면 바깥의 넓은 세상 속에 펼쳐진 잡다한 것들이 모두 걸려들어 안으로 들어오며 밖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주변에 대해 더욱 폭넓은 정보를 얻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256쪽)
 
내가 블로깅을 하면서 느끼는 재미 중 가장 큰 것을 꼽으라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다. 특히 댓글과 트랙백을 통해 다른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게 참 재미있다. 올블로그에 마련돼 있는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지금'이란 코너도 그런 점에서 자주 찾는 곳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차에  재미없는 zlinx.net 님이 쓴 왜 블로거들은 댓글을 잘 달지 않을까? 란 재미 있는 글을 읽었다. 사실 나도 늘 생각하던 것 중 하나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왜 블로거들은 내 글에 댓글을 잘 달지 않을까?'란 문제에 관심을 가진 적이 적지 않다. (사실 내 블로그 뿐 아니라, 내가 쓴 기사들에도 댓글이 거의 없는 편이다. 누가 그랬던가? 악플보다 더 서글픈게 무플이라고. ^^)

일단 내 블로그에 댓글이 적은 것은 재미없는 zlinx.net 님이 제시한 대로라면, 5)방문자 수가 적다,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그다지 재미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도 아니니, 뭐, 댓글을 달고 자시고, 할 것도 별로 없긴 하다.

이런 넋두리를 하기 위해 댓글 얘기를 꺼낸 건 아니다.

사실 내가 더 관심을 갖는 건 댓글의 수가 아니라 질이다. 정작 더 문제는 댓글이 많고 적음에 있는 게 아니라, '어떤 댓글이냐'는 데 있다는 얘길 하고픈 것이다. 곰곰히 살펴보면 상당수 댓글들은 '맞다' 내지는 '말도 안되는 소리 마라' 정도로 구성돼 있는 것 같다.

물론 댓글 공간을 통해 공감을 표하는 게 중요한 소통 수단이긴 하다. (그 가치를 폄훼하자는 게 아니니, 오해들 마시길. 나같은 중소형 블로그들은 '공감한다' 그 한 마디에 큰 힘을 얻으니까. ^^) 하지만 블로고스피어가 '이슈 중심적인 공간'이라고 가정하자면,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이슈에 대해 토론을 하고 논쟁을 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런데 블로고스피어에는 단편적인 '배설'은 많지만, 그것들이 함께 연결되는 토론이 드물다는 것이다. (특정 키워드를 둘러싼 공방은 물론 많다. 하지만 그건 꼭 블로고스피어가 아니더라도 활발하다. 또 상당수 공방들은 특정 키워드를 사용한 '방문자 유입'을 노린 측면이 강한 느낌도 든다.)

댓글이란 게, 오프라인 공간으로 치자면 일종의 토론 수단이 될 것이다. 따라서 나는 댓글이 드물거나, 특히 토론 내지 논쟁이라고 할만한 댓글이 드문 것은 바로 우리가 제대로 된 토론문화를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건 재미없는 zlinx.net 님이 1)번과 4번)으로 제시한 것과 비슷한 듯하다.)

블로고스피어를 보면 자극적인 비난은 많은 데, 잔잔한 토론을 드문 듯하다. 이를테면 '디워'를 둘러싼 공방 역시 감정은 앞서고, 이성은 뒷전으로 밀린 듯한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그건 블로고스피어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디워 공방>을 벌이고 있는 평론가들 역시 토론보다는 직설적인 비난을 앞세우는 쪽이 많은 듯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댓글의 빈약(수, 량 측면 모두)은 그 근원을 블로고스피어에서 찾을 문제는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보다는 '토론문화가 실종된' 우리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와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얘길하고보니, 꼭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뻔한 얘기를 되풀이한 것 같아서 좀 그렇다. 하지만 블로고스피어에서나, 현실에서나, 이를테면 애정을 밑바탕에 깐 진지한 비판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건 비판을 하는 쪽이나, 비판을 당하는 쪽이나, 다 마찬가지다.
  • 대륙횡단참새 2007.08.15 16:42

    저도 왜 내 블로그엔 리플이 안달릴까 하고 포스팅한적이 있는데..
    그 글조차도 무플이었습니다^^;; 저는 의견공유 토론의장보다는
    그냥 예전에 홈페이지 운영할때처럼 일상사에대한 커뮤니티정도..
    간단한걸 바라는데..일단 올블만 봐도 온통 요새는 디워 논란인것
    처럼..일상얘기가 끼어들기엔 어려운 공간이 된것 같습니다..
    IT와 시사를 제외한 일상적 담소로 가득한 메타사이트는 없을까요..
    요즘은 워낙 리플이 안달리니..막가자는 식으로 포스팅을 해버리고
    있습니다..

  • 은파리 2007.08.15 18:42 신고

    저의 고민 이기도 하군요...
    저 역시 남의 블로그느 자주 방문 하면서도 댓글을 단다는게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흔적 없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그런데 블로거님들이 이건 알아야 할것 같습니다.
    댓글을 달아주는 분들을 쥔장은 너무나 고마워 한다는 사실을.....
    저도 이제부터라도 실천 하도록 노력 해야 겠습니다.

  • 플로우 2007.08.16 00:29

    글을 정성스럽게 써본적도 없지만 내심 댓글을 기대하는 저의 욕심은 끝이 없네요..^^;
    그래서 될수있는한 "많이 댓글을 달자" 라고 생각 합니다..

  • 기차니스트 2007.08.16 01:24 신고

    사보타주의 광고 클릭보다는 댓글쪽을 다는데,
    (읽은 글들은 무족건 댓글,.)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다녀가시는 분들도
    자신의 다녀감을 댓글로 남겨주시더군요.

    뭐, 이런건 자신의 생각과 움직임이니까,.
    각자의 판단에 맞겨야죠^^;

  • 월덴지기 2007.08.16 02:22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글 잘 읽었습니다.

    무플을 종식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작게나마 댓글 기부금 제도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댓글을 다는 분들도 조금이나마 뿌듯한 마음을 가지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직 효과는 미미하지만요. ^^

    소개하는 마음에서 트랙백 걸겠습니다.

  • 용희 2007.08.16 03:01 신고

    제 생각에는 방문객수 중에는 검색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실방문자가 적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당연히 사람도 적으니 댓글도 ^^;;

  • 뎅디리 2007.08.16 11:53

    우리나라의 토론문화 부재, 익명성 추구, 나서지 않는 성향 등으로 인해 댓글이 적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도(프랑스는 좀 다르지만) 댓글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대화를 위해' 블로그를 방문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시면 그 원인을 좀 더 정확히 찾아낼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화할 거리는 생각도 않다가, 우연히 댓글을 남겨 글에 대한 이슈를 생산하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죠 :)

  • 버트 2007.08.21 09:35 신고

    아마도 자신이 다른 이의 블로그에 꾸준히 리플을 달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리플을 잘 읽어보면 자신의 포스트를 잘 읽어본 사람이 그것에 대한 생각을 나열한다기보다 "좋아, 제목 잘 봤고 리플달았으니 내 블록도 함 방문해 다오." 식의 리플을 달기 때문이겠지요.

    부담스럽지만 그들의 리플이 그리울테니 자신도 대충 달아주고 와야하는 것들이 쌓이고 쌓이는 것이겠죠.:)

  • 쥬니캡 2007.09.10 13:23

    김기자님, 에델만 코리아의 이중대입니다. 첫 댓글을 다네요. 저도 예전보다 제 블로그의 방문자수와 방문자들의 댓글이 많이 없어졌네요. 아무래도 저의 블로그 토픽인 비즈니스 블로그, 쇼셜 미디어에 대한 블로거들의 관심도가 예전 같지 않은가 봅니다요. 즐거운 가을 맞이하시길!

  • 하늬사랑 2007.09.14 17:02

    토론문화의 부재라는 말씀도 일면 옳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는 저의 글이 지속성을 가지느냐가 신경쓰입니다. 한번 쓰곤 어디 있는지 잊어버릴 글이면 간단히 쓰거나 쓰려다 포기하는 쪽입니다. 반면 네이버 신문기사엔 꾸준히 쓰는 편인데 나의 댓글이 저장되기때문이죠. 얼마시간이 흐른 뒤 다시 보거나 댓글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아마 블로그에 댓글을 토론식으로 나중에 다시 보는 기능이 있는걸로 아는데 사용법이 까다로운거 같더군요. 아무튼 사람들이 자주 찾고 가치있다고 느끼는 블로그에 댓글이 많이 달린다고 생각됩니다.

Philos 님이 쓴 집단지성에 대한 회의 란 글을 읽었다. 짧은 글이고, 또 약간은 넋두리성의 글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거리를 던져준 것 같다.

발단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한국인 23명 피랍사건이다. 나 역시도 이 사건과 관련해 인터넷 공간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가슴 답답한 느낌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필로스 님의 다음과 같은 발언에 대해 적지 않게 공감했다.

도무지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글들이 블로고스피어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 블로그코리아의 자동편집기능(실시간 인기태그+인기글 조합 표현)을 활용한다면 '죽으려고 갔으니 죽어라'는 글이 블로그코리아의 메인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이걸 막고, 주말 내내 좀더 이성적인 글들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던 나는 메타블로그 운영을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의 판단에 맡겨 놓는 것이 메타블로그의 정신에 맞는 일일까.

나 역시 최근 들어 이런 회의를 많이 갖고 있다.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일을 하다보니, 네티즌들의 '광기어린(?)' 비판에 직면할 적이 적지 않다. 특히 이제 막 기자 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은 네티즌들이 무심코 던지는 돌들에 적잖은 상처를 받고 있는 걸 자주 본다.

그저께였던가. 같은 팀의 후배가 '다이하드 4.0'이란 영화를 본다기에, 컴퓨터 보안 관점에서 그 영화에 대해 한번 써보라는 미션을 줬다. 물론 쉽지 않은 소재이고, 잘못하다간 크게 비판당할 우려가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 크는 것 아닌가, 란 생각에 빨리 쓰라고 재촉을 했다.

그리고 며칠 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취재한 기사가 출고됐다. 거기에 내가 살을 좀 붙여서 출고했다. 이 기사가 포털에 나간 뒤 네티즌들이 온갖 비판을 쏟아댔다. 주로 '기자 바보 아니냐'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또 내가 '프리즌 브레이크' 얘기를 약간 덧붙였는 데, 그 부분이 오류가 있었던지, 바보 같은 기자라는 '폭언(이 정도는 폭언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갓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에겐 엄청난 상처를 안겨주는 말이다.)'을 해댔다.

나는 그 동안 인터넷 공간에선 네티즌들의 자율적 정화 기능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걸 집단 지성에 대한 믿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인터넷 공간, 더 정확하게는 포털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집단지성'과는 거리가 멀다.

왜 그럴까? '집단지성'이란 설정 자체가 잘못된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던 난, "인터넷 공간에도 참여 장벽이 있다"는 쪽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려 버렸다. 집단지성이 가능하려면 '누구나 참가'해야 하는 데, 인터넷 공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말? 이라고 할 지 모르겠다. 내가 여기서 얘기하는 건 '가능성'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인터넷은 당연히,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다. (인터넷과 컴퓨터의 혜택을 볼 수 없는 사람을 빼면. 이 문제도 상당한 장벽이긴 하지만, 일단 논외로 하자.)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참여한다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일전에 포털 쪽에서 일하는 사람으로부터 "공감할 수 있는 기사보다는, 공분을 불러 일으키는 기사가 더 파급력이 크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바로 그 부분에서 '집단지성'이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것 아닐까? 즉 '공분'(이란 표현은 너무 점잖고, 직설적으로 화를 내는, 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까?)에 가까운 글을 쓰는 사람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니까, 전반적으로 필로스 님이 걱정하는 것 같은 현상이 생기는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집단지성은 절대로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집단지성이 발휘될 수 있는 시스템을 계속 고민하고 만들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메타블로그 사이트 같은 곳에선 이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게 집단지성의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비유는 어떨까? 한국 부자들에 비해 미국 부자들이 '사회 환원'에 훨씬 더 적극적이다. 상속세를 낮추겠다는 부시 행정부를 대대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도 바로 '부자'들이다.

그들이 왜 그럴까? 물론 도덕성을 갖추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뿐일까? 단지 미국 부자들이 한국 부자에 비해 더 도덕적이기 때문일까? 난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사회의 시스템이라고 믿는다.

(잘은 모르지만) 미국에선 기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 기업은 '탐욕스런 기업'으로 찍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바로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권 주자들 역시 '탈세 차원'이 아니라 '수입에 비해 납득할 만한 기부를 하지 않았을 경우'엔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된다. 이게 바로 사회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이 가동되는 사회에서 어린 시절부터 자라왔기 때문에 '부자의 도덕성'도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이다.

글이 두서 없이 길었다. 필로스 님의 '집단지성 불신론'에 대해서는 전폭적으로 공감한다. 당연히 그냥 놔두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타블로그 사이트가 어려운 것 아닐까? 메타블로그에 글을 보내는 사람들이 '집단지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게 꼭 감시시스템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말 납득할만한 당근이 있다면, 그것 역시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

따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의 판단에 맡겨 놓는 것이 메타블로그의 정신에 맞는 일일까."란 마지막 독백에 대해서는 "아니요"라고 말하고 싶다.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사람들이 수동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자동으로 구현되는 시스템.

(이런 진단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할 지 모르겠다. 나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할 순 있지만, '어떤 시스템'인지는 모르겠기 때문이다. 또 솔직히 말해, 내가 필로스 님 입장이라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식의 '뻔한 얘기'를 들으면 엄청나게 화가 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호흡 강한 걸음'으로 차근 차근 정진하길 바란다.  

  • snowall 2007.07.26 15:08

    제 생각에는 한국어로 된 집단지성은 아직 규모가 작아서 쉽게 변화에 휘둘리는 것 같습니다. 아직 "지성"이 되기에 작다는 뜻입니다. 집단의 크기가 훨씬 커진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올바른 집단 지성의 모습이 드러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필로스 2007.07.26 15:09

    논평 감사드립니다. 참여의 possibility와 probability 그리고 실제 참여와의 차이에 대한 지적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네요.
    무한한 격려 덕분에 항상 힘을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Draco 2007.07.26 15:34

    엉뚱한 이야기지만, 10여전전에 나온 '블러드 뮤직'이라는 하드 SF가 있습니다. 인간의 임파구 세포에 유전자 변형을 가해서 세포 자체가 사고를 할수 있게 바꾸었을때 파국을 그린 이야기인데요, 인간단위가 아닌 세포단위의 사고가 이루어 졌을때 그 사고하는 주체의 숫자와 파급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네티즌과 일부 포탈 댓글 참여자의 숫자는 상당히 제한 되어 있습니다. 엑스리브리스님의 기사에 댓글 단 사람들도 따지고 보면 집단지성이라는 불꽃이 일기에는 너무 작은 불씨...(불씨라기엔 거의 약간 높은 온도 수준)에 불과할겁니다.
    적은 인구 자원으로 집단지성이 일어날려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하고, 더 자주 참여하고, 더 많은 커넥션과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며 그것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 그 기사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 제 생각에 "공분을 일으키는것이 파급력이 크다"라는 이야기는 댓글에도 적용됩니다. 좋게 본 사람은 댓글 안달고 나쁘게 볼 꼬투리라도 찾은 사람이 댓글 달기 마련이에요. 악플달렸다고 절대적인 의미로 나쁘게 평가받은게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힘내세요.

  • 푸른가을 2007.07.26 17:19

    어쩌면 집단지성은 없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

    아참, 저도 네이버에서 해당 기사를 본 것 같은데 악플달 정도의 글은 아니었던거 같은데.. ^^

    • 엑스리브리스 2007.07.26 22:37 신고

      그래도 집단지성에 대한 믿음까지 버린 건 아닙니다. 단지 집단지성이 구현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 lovol 2007.07.26 19:08

    참여의 possibility와 probability 그리고 실제 참여와의 차이는 투표행위와 선거제도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집단지성에 대한 회의는 passions간의 경합을 interest의 스케일로 잴 때 생기는 오차때문일런지.

    http://armarius.net/ex_libris/archives/000913.html

    http://cafe.naver.com/nonsulart.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075

  • 이승훈 2007.07.27 23:30

    저는 엑스리브스님의 생각과는 다릅니다. 저는 이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글들, 조롱, -심지어는 배종규목사가 피살당한 날에도 네니즌들은 일일시트콤 탈레반이라는 패러디 이미지와 패러디 씨엠송을 가지고 여전히 배목사와 선교봉사단원들을 모욕을 하기까지 합니다- 딴 것이 아니라 이것이 바로 집단 지성입니다.

    인터넷세상에 빠져보면 압니다. 자기가 네티즌이 돼보면 색즉시공 공즉시색, 그냥 보면 집단적 광기로 보이는 이것이 사실은 광기가 아니라 바로 집단지성이라는 것을 느끼게되고(아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왜 네티즌들이 그런 말도 안되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처럼 행동하는지를 느끼게됩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은 농담도 아니고 반어도 아닙니다. 진심이고 진지한 이야기입니다. 언젠가 미디어교육의 관점에서, 온라인상의 의사표현방식에 관해서 이 문제를 좀 더 깊이 다뤄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지금 네티즌들의 태도는 집단적으로 볼 때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지극히 이성적인 행동입니다. 지금 집단지성이 구현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고 집단지성이 잘 발휘되고 있습니다.

    ps: 오래간만에 찾아뵙습니다. 저 이번에 인터넷신문 뉴스보이를 창간했습니다. 네티즌의 말과 행동은 결국 언제나 옳다는 것을 모토로하는 신문입니다.

    www.newsboy.kr 한 번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엑스리브리스 2007.07.28 19:29 신고

      뉴스보이 복간 소식은 들었습니다. 번창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집단지성에 대해선, 저랑 생각이 많이 다르시네요. 좀 더 깊이 있는 토론이 필요한 부분인 듯 합니다.

  • delight 2007.07.30 16:42

    울나라 집단지성의 위치가 여기까지겠지요. 가야할 길은 있는듯. 아직은 감정의 표현이 지나치게 많고.

    블로고스피어에 올라오는 글들이 반이성적으로 보이기는 해도 솔직하다는 생각은 들때가 있어요. 톡까놓고 말하는게 좋아보일때도 있고.

    꼭 블로고스피어의 여론이 사회적인 잣대와 맞아야 하는건지 하는 생각도 들때도 있고.

    하여튼 헷갈립니다.^^

  • nooe 2007.08.09 18:10 신고

    좀 작게 시작하더라도 '촘촘하게 엮여야' 집단지성이란게 생길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국 블로그 사이트들 아쉬운 부분이 많아서 그냥 지나가다 살짝 답글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