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 전도사'인 팀 오라일리와 위키피디아 공동 창설자인 지미 웨일스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블로거 행동 규범(Bloggers' code of conduct)'이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블로거 행동 규범'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bynkii라는 익명의 한 블로거는 이들을 "점잖빼면서 자기 만족에 빠져 있는 거인의 얼굴'에 비유했다. 한 마디로 '잘난 척 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뉴미디어 전문 사이트인 910am은 아예 '대중적 무지란 무기'라고 꼬집었다.  

시민미디어센터(Centre for Citizen Media)를 중심으로 풀뿌리 저널리즘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댄 길모어의 비판은 조금 점잖은 편이다. 그는 블로거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손하라(be civil)"는 규범 뿐이라면서 블로거 행동 규범이란 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팀 오라일리와 지미 웨일스는 '블로그에서도 예의를'이란 모토를 내걸고 몇 개의 행동규범을 만들고 이를 로고를 통해 인증화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행동규범에서는 익명의 글쓰기가 불허되는 반면, B라는 규범에서는 '실망스러운 행위'로 제한되는 식이다.

물론 현재 블로고스피어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행동 규범'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무분별한 댓글에 대한 피해를 생각한다면 뭔가 조치가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을 문서화한다는 것은 다소 지나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블로거들이 과거의 언론 통제를 연상케한다고 반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좋은 의도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 방식으로 인해 매도당하고 있는 것이 다소 아쉽다. 저런 식보다는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이를테면 일단 여론을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아래로부터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 식으로 접근했더라면 좀 더 '블로거다운 발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오라일리나 웨일스의 선의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파워 블로거들 역시 '권력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그것도 아니면, 그들이 단순히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폭넓게 다루어지면서 본의아니게 '권력화된 듯이' 보이는 측면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게 나의 지나친 피해의식일까?
e메일로 보내기만 하면 바로 블로깅할 수 있는 쿨~~ 한 사이트가 등장했다. BlogMailr이란 사이트가 바로 그 주인공. 현재 이 사이트는 베타 테스트 중이다.

PC든 맥이든, 그도 아니면 전화든 하여간 메일을 보낼 수 있는 것이면 어디서든지 블로그를 퍼블리싱 할 수 있는 것이 BlogMailr의 강점이다. 타이프패드, 워드프레스 등 주요 블로그 소프트웨어들과 호환된다고.


사이버저널리스트닷넷는 Publish your blog from your email 이란 기사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해주면서 그냥 'cool new site'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제 '블로그 탄생 10주년' 이란 기사가 여러 곳에 게재됐던데, 중요한 건 블로그의 역사가 아니라 앞으로 진화해 나가는 방향이다. 특히 얼마나 손쉽게 유지 관리할 수 있느냐는 문제와, 다른 여러 서비스들과 어떻게 결합해 나가느냐는 것이 향후 관건이다. BlogMailr도 그런 진화 방향 중 하나로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할 듯.

얼마전 아거님의 블로그에 올라온 '기생 매체 or 공생매체' 라는 글을 소개한 적 있다. '공정 이용권'을 믿고 그 글에서 일부를 옮겨 온다.

영향력있는 보수파 정치 블로거 글렌 레이놀즈는 An Army of Davids (다윗의 군대)라는 책(p.93)에서 통신사에서 주는 기사를 받아 “분석”과 “의견”을 다는 신문사들은 자신들이 이렇게 할 때는 “value-added journalism” (부가 가치된 저널리즘)이라고 부르고, 블로거들이 하는 것은 “기생충”이라고 부른다고 비꼬고 있다.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을 연상케 함)


글렌 레이놀즈의 글과는 다른 관점에서, 요즘 보도자료 문제도 기자들을 괴롭히는 것 중 하나다. 최근 들어 보도자료만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도 생기면서, 일반인들도 직접 보도자료를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다. 보도자료를 거의 그대로 옮긴 기사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보도자료가 뉴스가 되는 오늘이 어이없다 라는 글도 바로 그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서도 몇 줄 인용한다.

매체와 기자가 가졌다는 힘의 원천은 독자 한 명 한 명이다. 문장을 만들어 내는 재주? '그 까이꺼'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독자 없는 기사와 매체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를 말하지 말고, 팩트를 검증하고 채운 올바른 정보를 담은 기사가 아니면 독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자. 독자는 그 노력을 분명히 알아준다.

기자들에게 상당히 아픈 지적을 하고 있다. 일찍이 댄 길모어도 <We the Media>란 뛰어난 저술에서 "앞으로는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저널리즘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오픈소스 시대'에 저널리즘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말이다.

시민단체 왜 꼭 기자를 통해 말하려 할까 란 글은 이미 저널리즘 지형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홍보대행사들이 직접 블로거 기자 같은 걸로 활동하면서 클라이언트들의 소식을 그냥 전해줘버리면 어떻게 될까?

물론 지금 당장은 어려울 것이다. 또 언론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것도 부담스러울테고. 하지만 그건 그 쪽 문제이고, 솔직히 기자들은 뼈를 깎는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명함에 기자라는 걸 박아가지고 다니는 내 입장에서도 이런 변화는, 한 편으로론 기대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 대부분(거의 모든) 언론사들이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여전히 보도자료를 옮겨 적고 있으며, 그렇게 나온 기사들이 지면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 적는 건 아니다. 나름대로 사실 확인도 하고, 또 때론 추가 취재를 통해 사안을 키우기도 한다.

문제는 개인 차원이 아니다. 물리적으로 그런 식으로 해서 쓸 수 있는 기사 건수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써야 할 기사 건수는 엄청나게 많다. 그러다 보니까 상당수 보도자료는 그냥 쓰게 되는 것이다.

변명 같겠지만, 보도자료가 그대로 기사가 되는 현실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기자들의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는 얘기는 꼭 하고 싶다. (이게 변명이란 건 나도 잘 안다.) 기본적인 언론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댄 길모어의 말처럼 이젠 '대화형 저널리즘' 시대가 왔는 데, 언론들은 여전히 독자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려 하고 있다. 그것도 오래 된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읽어주면서. 그 부분에 대한 각성과 변신이 필요하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형태는 새로운 매체의 출현에 부응하여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죽고 만다.

로저 피들러의 <미디어모포시스>에 나오는 구절들이다. 로저 피들러는 미디어 변형의 원리로 공동진화, 수렴, 복합성을 꼽고 있다. 특히 "새로운 형태가 나타나면 기존의 낡은 형태는 죽어 없어지기보다는 진화하거나 적응하려 한다"는 그의 주장은 매체 발전을 설명하는 데 상당히 유용한 이론적 토대로 작용한다.

두 가지 질문을 해봤다.

1. 블로그와 저널리즘은 어떻게 공동진화하고 있을까?
2. 언론사들의 기자 블로그는 왜 실패했을까?

블로그와 저널리즘의 관계에 대해 고민할 때 피들러의 미디어 변형이론에 기반하게 되면 '승자독식'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럼 2번 질문에 대한 해답은? 그것 역시 '공동진화'보다는 '외적인 모방'에만 너무 치우친 때문이 아닐까?

논문쓰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 몇 자 끄적여봤다. 질문이 너무 단선적이니까, 대답 역시 '지당하신 말씀'으로 연결되어 버리는 것 같다.

논문 참고 자료 뒤지다가 Master list of blog articles 란 자료를 찾게 됐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 같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

주의할 점. 너무 많은 자료는,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자료 욕심 내다가 잘못하면 망한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선 일종의 미니 블로그 서비스인 '트위터(twitter.com)' 열풍이 불고 있다. 트위터는 인스턴트 메신저와 휴대폰 문자메시지, 그리고 일종의 네트워킹 사이트 기능까지 한데 합쳐 놓은 새로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도 25일(현지 시간) 'Mini-blog is the talk of Silicon Valley' 란 기사를 통해 트위터 열풍을 전해줬다.

아래 내용은 파이낸셜타임스 기사 내용과 여기 저기 검색한 내용을 토대로 쓴 글이다. 아이뉴스24에 쓴 기사를 보실 분들은 실리콘밸리는 지금 '미니 블로그' 열풍 을 눌러 보시길.

◆ 최대 장점은 compact하다는 점

트위터의 가장 큰 강점은 '간명하다'는 점이다. 블로그에 글을 남길 땐 뭔가 그럴듯한 내용이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이다. 

간단한 메모를 통해 자신이 뭘 하고 있는 지를 주변에 알리는 데 적합하다. 이렇게 남겨 놓은 메모들은 자신이 볼 수도 있고, RSS 등을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또 휴대폰 문자 서비스와도 연동이 되기 때문에 문자 보낸 내용이 트위터에 그대로 추가되기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위터'에 푹 빠진 조나단 슈워츠 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려는 사람들에게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유튜브도 구글로부터 16억5천만 달러를 받을 때까지는 웃기는 현상에 불과했다"라고 꼬집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가인 로스 메이필드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는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 이래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첫 애플리케이션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이트가 차세대 유튜브가 되지는 않겠지만 광범위하게 퍼질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한 번에 글을 올릴 때 140단어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올린 글은 웹 사이트나 휴대폰을 통해 볼 수 있다. 서비스 이용료는 없으며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전송할 때만 이동통신회사에 요금을 내야 한다.

◆3월 중순 이후 관심 급증

이 서비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해 여름이지만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3월 중순부터다. 텍사스에서 개최된 기술 컨퍼런스에 참가한 기술 전문 블로거들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시작한 것이다.

트위터 서비스를 선보인 오브비어스(Obvious)의 비즈 스톤은 "하루 2만 개 정도였던 메시지 수가 7만 개 수준으로 늘어났다"라면서 최근 들어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히트와이즈에 따르면 텍사스의 기술 컨퍼런스 이후 트위터 사용 건수가 55%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히트와이즈는 트위터가 아직은 틈새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5년 초 쯤 나는 예전에 운영하던 블로그에 '펌글 문화에서 링크 문화로' 라는 글을 올려 놓은 적 있다. 당시 온신협이 막 시작한 '펌글 문화를 링크 문화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보면서, '의도는 모르겠지만' 취지는 좋다고 생각해 올려놨던 글이다.

오늘 레베카 블러드(R. Blood)가 니만 리포트 2003년 가을호 에 게재한 논문을 읽다가, 문득 그 글을 떠올리게 됐다. 우선 그 얘기부터 시작해 보자.

 Hypertext is fundamental to the practice of Weblogging. When bloggers refer to material that exists online, they invariably link to it. Hypertext, allows writers to summarize and contextualize complex stories with links out to numerous primary sources. Most importantly, the link provides a transparency that is impossible with paper. The link allows writers to directly reference any online resource, enabling readers to determine for themselves whether the writer has accurately represented or even understood the referenced piece. Bloggers who reference but do not link material that might, in its entirety, undermine their conclusions, are intellectually dishonest.

좀 길긴 하지만 원문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하이퍼텍스트가 블로그 활동에서는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데, 그 이유는 바로 링크에 있다는 것이 레베카 블러드의 주장이다. (사실 이런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다. 이런 틀릴 수 없는 명제는 이름 값 있는 사람 따라가게 돼 있다.)

특히 링크는 종이신문에서는 불가능했던 투명성(transparency)을 제공해 준다. 왜? 뭔가를 인용할 경우엔 반드시 링크해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대로 인용한 것인지 아닌지를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당연한 얘기이다. 지난 번에 올린 '내가 네이버 블로그를 떠난 이유' 란 글에서도 링크 얘기를 한 적 있다.

레베카 블러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뭔가를 참고해 놓고 원 글을 링크해주지 않는 블로거는 지적으로 부정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블러드의 이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종이에 글을 쓸 때는 그렇게 해 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원 자료를 보고 싶은 사람들은 직접 찾아봐야 했다. 필자들 입장에선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이 없으니까.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바로 연결해 줄 수 있는 데도, 여전히 링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기야 무차별적인 '펌질'도 적지 않은 편이니, 그나마 어디서 인용한 글이라고 밝혀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블로그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지적인 '투명성'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빌려온 아이디어나 글에는 반드시 링크를 걸어주는 센스를 발휘하자는 것이다. (물론 내가 자주 방문하는 블로그들 중에선 링크에 철저한 분들이 많다. 난 그 분들의 지적인 정직성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블로그의 성공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운동 사이에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역시 '니만 리포트 2005년 겨울호' 에 실린 Shayne Bowman & Chris Willis의 논문에 나오는 얘기다. 오픈소스란 게 바로 '소스 공개' 아닌가? 그런 점에서 '누군가의 글을 인용해 놓고 링크를 걸지 않는 사람은 지적으로 부정직하다'는 레베카 블러드의 주장은 꼭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A society characterized by generalized reciprocity is more efficient than a distrustful society, for the same reason that money is more efficient than barter. If we don't have to balance every exchange instantly, we can get a lot more accomplished. Trustworthiness lubricates social life. Frequent interaction among a diverse set of people tends to produce a norm of generalized reciprocity.  Robert Putnam. <Bowling Alone> p. 21

로버트 퍼트남의 <혼자서 볼링치기(Bowling Alone)>에 나오는 글이다. 여기서 구체적 상호관계(specific reciprocity)와 일반적 상호관계(generalized reciprocity)란 개념이 나온다.

구체적 상호관계란 '즉각적인 주고 받음'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내가 친구에게 밥을 사면, 바로 그 친구는 나에게 밥을 한번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계이다. 학생 때 주로 이런 경우가 많다. 쓸 돈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특히 선후배 개념이 생기면서 이제는 대인관계가 조금 달라지게 된다. 내가 후배에게 밥을 사면 그 후배도 자신의 후배에게 밥을 살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마치 내가 선배에게 엄청나게 많은 밥을 얻어 먹었듯이. 이것을 퍼트남은 '일반적 상호관계'라고 묘사한다.

 퍼트남은 이런 관점에서 일반적 상호관계를 기반으로 한 사회는 신뢰성이 없는 사회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물물교환보다 화폐 경제가 훨씬 더 효율적인 것과 같은 차원이다.

서두가 좀 길었다. 블로그 공간에서도 '구체적 상호관계'와 '일반적 상호관계'라는 걸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할 때 나는 '구체적 상호관계' 때문에 '이웃맺기'를 한 경우가 참 많았다. 어떨 땐 '쪽지'로 이웃 좀 맺어달라는 요청이 오기도 한다. 이럴 경우엔 '인정상' 거절하기가 참 힘들었다.

블로고스피어가 좀 더 발전하고, 또 이슈 중심적인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 상호관계'에서 '일반적 상호관계'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관계라는 것이 말처럼 안되는 게, 문제긴 하다.

이런 생각을 할 즈음, Kaye Trammell과 Ana Keshelashvili가 공동 연구한 'Examining the new influencers: A self-presentation study of A-list blogs'란 논문을 읽게 됐다. <Journalism and Mass Communication Quarterly> 82-4호에 게재된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도 A-리스트 블로거들이 남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구체적 상호관계'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되어 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람 관계에서는 '정'이 참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MS)란 이름 앞에는 꼭 '악의 제국'이란 접두어가 따라다녔다. 그동안 MS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뇌리에 깊숙하게 박혀 있는 것이다. 수 년동안 반독점 공방이 끊이지 않았던 것 역시 MS에 '악의 제국'이란 가면을 덧씌워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최근 들어 'MS=악의 화신' 이란 등식이 상당히 흐려졌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그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로버트 스코블과 셸 이스라엘이 공동 저술한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는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블로그'에서 찾는다.

물론 이들이 자신있게 MS와 블로그를 연결시킬 수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책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로버트 스코블은 ‘악의 제국’이라 불리던 MS에 인간의 모습을 부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채널9' 블로그 운영자로 활동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채널9' 뿐 아니라 MS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던 '스코블라이저'란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했다.

MS의 대외 이미지가 지나치게 부정적이라는 점에 충격을 받은 몇몇이 처음 블로그를 도입할 때만 해도 회사 내에선 걱정도 적지 않았다. 행여 문제를 만들 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 CEO를 비롯한 경영진들은 결국 블로그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스티브 발머 CEO는 이렇게 설명한다.

"직원들이 블로그에서 자신을 표현하게 한다는 것이 밖에 나가서 스스로 고객을 만나게 하는 것보다 더 리스크가 있는 일이 아닌 겁니다. 블로그는 그저 더 많은 사람들을 접촉할 뿐이죠. 사람들이 훈련받을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훈련을 시킬 겁니다. 하지만 난 블로깅이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아주 훌륭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29쪽)

이처럼 MS를 변화시킨 것은 바로 블로깅과 대화 마케팅이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의 저자들은 블로그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블로그가 대화 채널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블로그를 통한 대화는 신뢰를 구축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준비하던 1년여의 집필 기간 동안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의 유명 블로거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 그들이 관찰한 내용과 대화를 블로그에 올렸다.

그리곤 책을 집필해 나가는 과정에서 댓글 형태로 참여한 방문객들의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참여과 공유라는 정신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영국의 한 무명 재단사가 블로그를 시작함으로써 일약 세계적인 재단사로 유명세를 떨치게 된 마혼의 블로그, 제품을 제조한 회사보다 소비자에게 더 신뢰를 받는 트레오너츠 블로그, 소비자 가격이 4.95달러짜리의 아이디어 상품을 블로그에 소개한 후 아마존과 미국에서 두 번째 규모의 할인점 체인인 타깃과 공급이 체결된 일화 등 개인이 블로그를 이용해 성공을 거둔 사례 등 이 책에서는 블로그를 비즈니스에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들을 자세하게 소개해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외적인 사례들이 아니다. 이 책 원제인 'naked conversation'이 잘 나타내주듯이, 블로그는 바로 '하나의 거대한 입소문'이라는 점을 깨닫는 데 있다.

실제로 이 책 저자들은 소비자들이 미사어구로 현혹시키는 기업의 대변인과 잘 짜여진 각본같은 보도자료에 대해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매스미디어의 광고에 대해서는 싫증을 넘어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저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는 더 이상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블로그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참여 정신이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이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을 듯하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불편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MS에 대한 과도한 애정과, 상대적으로 MS의 대척점에 서 있는 기업들에 대한 소홀한 대우가 심심찮게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주장하듯이 "MS의 이미지가 달라졌는지"에 대해서도 솔직히 자신있게 얘기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저자들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을 이런 종류의 편애가 이 책의 가치까지 훼손하지는 못할 듯하다. '변해야 산다'는 당위 명제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그가 기업의 체질을 바꾸려 한다면, 적어도 '진솔한 대화'를 하려는 마음가짐은 꼭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고객이든, 아니면 자기 회사 직원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대화하려는 열린 마음이다. 그리고 블로그는 그 마음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최상의 도구이다. 그 마음을 깨달은 경영자라면, 그는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큰 복을 안겨줄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르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열린 마음'과 '블로그'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다소 극단적인 질문을 받는다면, 난 주저없이 블로그 대신 열린 마음을 선택하겠다. 이 책 저자들 역시 나의 이 같은 선택에 공감하리라 믿는다.

그런 차원에서 블로그를 통해 진솔한 대화를 실천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블로깅과 오픈소스 둘 다가 새로운 '참여의 시대'를 도래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는 그(조나단 슈워츠)에게 이 새로운 시대에 블로깅의 역할은 무엇인지 질문했다. 그는 "불 붙은 기름이지요, 참여의 시대는 이메일이 등장하면서부터 인터넷에 이미 존재했어요. 거기서 블로깅으로 이동하는 것은 통신용 비둘기에서 전화로 옮겨가는 것과 같죠. 블로그의 등장은 우리가 초기의 조잡한 도구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어떻게 모든 것이 관련되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합니다."  (77쪽)
그만님과 떡이떡이님이 기자 블로그에 대해 좋은 글들을 올려주셨다. 그들의 주장에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는 전제 하에 몇 마디 덧붙인다.

몇 년 전 주요 일간지들이 기자 블로그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난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란 얘기를 한 적 있다. 왜 그런 얘길 했을까? 내가 특별한 통찰력이 있어서? 절대 아니다. 기자 블로그 제도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것도 아니다.  

당시 기자 블로그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던 대다수 신문사들은 기자들에게 '블로그'라는 또 하나의 '지면'을 메울 것을 강요했을 뿐, 본지와의 연결고리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다. 종이신문에서 블로그로 가는 통로는 열려 있었지만, 블로그에서 종이신문으로 향하는 정보 통로는 완전히 막혀 있었다.  

여기서 잠시 시간을 몇 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내가 전에 몸담고 있던 신문사에서 기자들에게 인터넷신문에 올릴 기사를 작성할 것을 적극 독려한 적 있다. 당시 연합 기사 쓰는 문제 때문에, '골치 아플 바에야 아예 자체 조달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발상이었다.

제법 파격적인 '당근'도 내걸었다. 이를테면, 주요 기사를 연합보다 30분 정도 먼저 출고할 경우엔 '온라인 특종'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기자들에겐 '건당 얼마'식의 당근보다는 매력적인 인센티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전략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결국 한 달인가, 두 달만에 백기를 든 기억이 있다.

2년 전 쯤 반짝했던 기자 블로그는 몇 년 전 내가 경험했던 것보다 '인센티브'가 더 적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블로그의 글이 신문 지면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경로가 (내가 알기론) 거의 없었다. 기자들에겐 '(어느 정도의) 돈'보다는 자신의 기사가 널리 인정받는 것이 더 매력적인 유인 요인이란 점을 감안하면, 당시 신문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했던 기자 블로그 제도는 애당초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하루 기사 막기로 버거운데, 블로그까지 메우라니. 그것도 전혀 기사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그렇다면 기자 블로거는 의미가 없나?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기자 블로거가 의미 없다고, 혹은 가능성 없다고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답답하긴 하지만, 충분히 해볼만한 시도라고 본다. 기자 개인 차원에서 드넓은 대지를 한번 개척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힘들다. 하루 하루 기사 막는 것도 버거운데, 무슨 열정이 남아 있어서 블로그를 운영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건 단순히 취미의 문제가 아니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장기적으로 신문 기자로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느냐 못하느냐는 생존의 문제다. 게다가 블로그 공간에서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 내지는 아이디어도 무시못할 매력 덩어리다.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가 대표적이고, 또 서명덕 기자 역시 소통이란 측면에서 상당히 앞서 나가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기자 개인 차원에서는 블로그를 활용할 방안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조직이 해결해주면 좋겠지만, 조직이 가만 있다고 해서 그냥 넋 놓고 있을 문제는 아니다. (나중에 조직이 평생 직장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앞으로 기자들도 개인 브랜드가 상당히 중요한 시대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사실 우리는 그 동안 기자 개인보다는 조직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가 어떤 기자이냐는 점 보다는, 어느 매체의 명함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미국도 다르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처럼 심하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론 개인 브랜드가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왜 그럴까? 독자들의 뉴스 소비 행태가 '건별 소비' '맞춤형 소비' '주제별 소비'로 바뀌어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뉴스 시장 역시 음반 시장 쇠퇴 혹은 변화 과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런 추세에 불을 지핀 것이 포털이었고, 앞으로 더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RSS와 태그 같은 소품들이다. '웹 2.0'이란 식상한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고, 이건 그스를 수 없는 추세다.

그럼 기자들은 어떻게?
 
그래서 난 지금부터 변화될 환경에서 살아남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아니, 미래의 일도 아니다. 지금 포털 뉴스 코너에 가보라. 스포츠 섹션 같은 곳에서는 벌써 개인 브랜드가 구축되어 가고 있다. 특정 기자들의 기사에는 열혈팬들이 따라다닌다.

15년 쯤 전에 나는 고종석 기자의 팬이었다. 그로부터 5년쯤 전에는 김훈 기자('칼의 노래'를 쓴 그 김훈이다.)의 글을 읽기 위해 한국일보를 구독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난 한국일보에서 김훈 기자의 기사(더 정확하게는 '문학의 고향'(?)이란 시리즈물) 말고는 읽은 기억이 별로 없다.

블로그 공간에서는 이런 상황들이 더 잘 일어나지 않을까?

그만님이 지적한 것처럼 언론사 관계자들은 기자 블로그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여러 가지 고민을 폭넓게 해야 한다. 하지만 기자 개인 차원에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변신을 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첫 출발점은 '블로그 공간을 통한 독자와의 직접 소통'과 '개인 브랜드 구축하기'가 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