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KT문화재단에서 펴냈던 <웹 2.0 시대의 온라인 미디어>를 판매용으로 새롭게 출간하게 됐다. 제목은 <웹2 .0과 저널리즘 혁명>. 출판사는 역시 커뮤니케이션북스. 이렇게 되면 컴북스에서 벌써 세 번째 책을 내게 되는 셈이다.

지금 번역하고 있는(박사 논문 준비 땜에 중단하고 있긴 하지만) <하이퍼텍스트 3.0>까지 내놓게 되면 컴북스에서 (저술  수 면에선) 파워 저자가 되는 것인가?

이번에 <웹 2.0과 저널리즘 혁명>을 출간하면서 출판사에서 저자 소개를 좀 재미있게 써 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래서 쓴 저자 소개가 아래 글이다.

그에게 미디어는 소통이자 대화이다. 그래서 그는 미디어에 게재되는 기사뿐 아니라 그 기사를 매개로 한 대화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그가 많은 매체 중에서 유독 블로그를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런 생각 때문이다.

전자신문과 디지틀조선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한 그는 2000년 아이뉴스24 창업 멤버로 참여하면서 명실상부한 인터넷매체 기자로 탈바꿈했다. 한국 인터넷신문 1세대를 자부하는 그는 아직도 한국의 인터넷 저널리즘이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디지털 스토리텔링, 블로그, 웹 2.0 등으로 관심을 확대해 온 것은 그런 고민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인터넷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 <블로그파워> <웹 2.0 시대의 온라인 미디어> 같은 책들을 썼다. '대중적 학술서'라고 부름직한 그의 책들은 썩 많이 팔리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판매 부진의 이유가 지나치게 앞서 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기 확신을 갖고 있다.

그는 요즘 "현장 경험을 학술적으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바쁜 기자 생활을 하면서 석사 박사 과정을 끝마친 것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최근 성균관대 신방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그는 요즘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 공동체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출판사에 이 글을 넘기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별로 재미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넘겼다. 내 삶이 그리 재미 있는 스타일이 아닌데, 저자 소개가 재미 있을 리 있겠는가? 책은 10월 중이면 나올 듯하다.(관심 있는 분들, 사서 보세요.)

그리고 또 하나. <인터넷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3쇄를 찍었나 보다. 명절 직전 3쇄에 대한 인세를 받았다. 얼마냐구요? '비밀입니다.' 얼마인지 알면 깜짝 놀랄 듯. (많아서 놀랄 지, 적어서 놀랄 지는 노코멘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블로거들과 간담회를 가진 모양이다. 당연히 '바람직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권후보와의 만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무브온21 님이 쓴 권영길후보, 나는 웹2.0 후보다 는 글을 참고하시라.)

무브온21 님도 권 후보와의 대담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단 그 부분을 살펴보자.

이번 대선에서 권영길후보는 블로거에게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웹2.0후보라고 불러달라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인 방안들도 제시했습니다. 18일 참석한 블로거들에게는 언론사와 동일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취재도 허용하겠다고 했습니다. 블로거 대변인도 두고 오프와 온라인에서 답변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말햇듯이 권영길후보는 지금 블로거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것까지 제시하며 블로거저널리즘의 새역사를 쓰고있습니다. 이러한 권영길후보의 시도에 블로거들이 적극 호응(지지가 아닙니다. 오해 마시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다른 후보들도 권후보처럼 블로거들 앞에 나서게 되고 1인 미디어 세상은 활짝 열리게 될 것입니다.

권후보가 그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 1인 미디어세상이 펼쳐지면 한국의 심각한 언론문제도 많이 해결될 것이라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일단 블로거들을 기자들과 동등 대우하고 블로거 대변인을 두겠다는 발상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미국에서야 전당대회장에까지 블로거들을 초청하고 있긴 하지만, 국내 정당들은 아직은 '기성 매체' 기자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브온21님 역시 이런 발상들을 토대로 "권영길후보는 지금 블로거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것까지 제시하며 블로거저널리즘의 새역사를 쓰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른 편이다. 특히 "블로거 저널리즘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는 평가는 지나친 오버라고 생각한다.  

우선 18일 참석한 블로거들에게(내가 직접 참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에 한 해'인지, 아니면 그냥 이날 참석한 블로거들에게 일반적으로 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기자들과 똑 같은 대우를 하겠다는 권 후보의 선언 자체가 별로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민노당이 기자들을 여전히 특별 대우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블로거 대변인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 역시 내가 직접 들은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긴 하지만, 블로거 대변인을 두겠다는 것 정도로 "나는 웹 2.0 후보다"고 선언하는 것은 전략 부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권영길 후보가 '웹 2.0 후보'를 자처하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온라인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민노당은 지난 2004년 미국 대선 당시 돌풍을 불러왔다가 사그라들었던 하워드 딘의 사례를 좀 더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블로거 간담회 정도는 새로울 것 없는 이벤트라는 얘기다. (하워드 딘 역시 블로그 때문에 떠올랐지만, 반대로 블로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민노당이, 또 권영길 후보가 명실상부한 '웹 2.0 후보(오해 마시라. 웹 2.0이 특별하다는 게 아니라, 민노당이 생각하는 새로운 후보란 의미로 쓰는 것이니까)'로 자리매김하려면 블로거들과의 간담회 정도가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는 블로거들과 적극 대화할 수 있는 온라인 선거 운동 전략을 본격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조직력과 자금의 한계가 있는 민노당으로선 사실 그 방법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민노당 특유의 엘리트 의식(이것 역시 조심스럽다. '민중을 선도하겠다는 생각' 정도로 이해해주시길.)을 버리고 좀 더 겸허한 마음으로 블로고스피어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난 7월 중순에 민노당 블로거학교에서 강의를 한 적 있다. 당시 민노당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블로그를 대자보와 비슷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듯한 그들의 움직임이 다소 우려스럽기도 했다.

당시 강의를 하면서 '농반 진반'으로 그런 얘기를 한 적 있다. "절대로 블로고스피어에서 대자보를 쓸 생각하지 마라"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물론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 주요 의원들이 블로그 활동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 지난 번에 블로고스피어에서 벌어졌던 청와대와 심상정 의원간의 소위 '심청전'은 새로운 언론 환경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웹 2.0 후보'를 자처하는 권영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선 인터넷에 기반한 새로운 선거 전략을 선보이길 기대해 본다. 그래서 군소 정당의 모범적인 선거운동을 펼쳐 보이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게 진정한 의미의 '웹 2.0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