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인먼트 제로(Assignment Zero)는 제이 로젠을 비롯한 시민 저널리즘 운동가들과 와이어드가 공동 추진하는 오픈소스 저널리즘 프로젝트다. 아직은 베타 버전인 Assignment Zero의 일부 결과물들이 와이어드에 큼지막하게 게재됐다.

그 중 눈에 띈 글이 Open-Source Journalism: It's a Lot Tougher Than You Think 이다. 와이어드는 어사인먼트 제로에 올라온 80개 가량의 글 중 12개를 자신들의 사이트에 게재했는 데 이 글을 맨 앞에 올려놓고 있다.

이 글 필자인 안나 하인스는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long tail'이다. 예전에도 오픈소스 저널리즘 실험에 몇 번 참여했다는 그는, '문제는 관심과 지원'이라고 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글 제목 그대로 '오픈소스 저널리즘이란 것이 생각보다는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이다.
 
하인스의 글을 읽는 내내 공감했다. 오픈소스 저널리즘, 특히 크라우드소싱은 뉴욕대학교의 제이 로젠 교수가 요즘 들어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공공 저널리즘, 시민 저널리즘 이론가인 제이 로젠 교수는 어사인먼트 제로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 '민중'을 이야기할 때, 상당수 주도 세력들이 우리 사회의 최고 엘리트 세력이었던 것처럼, 오픈소스 저널리즘도 철저하게 식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일반 사람들은 오픈소스 저널리즘의 꼬리 노릇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 블로그를 관리하는 게 훨씬 실속 있을 수도 있겠다는 하인스의 얘기도 공감하는 바 크다.

제이 로젠 교수의 크라우드소싱 실험은 아직은 '베타 버전'에 불과하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집중적으로 '크라우드소싱'을 하겠다는 자체가, '비민중적인 사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긴 꼬리'들이 얼마나 뉴스란 것에 관심이 있을까? 또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크라우드소싱' 프로젝트에 긴 꼬리들이 얼마나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

소위 '온라인 시민 참여저널리즘'을 연구하겠다는 사람으로서, 지나치게 비관적인 전망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네트워크'를 '저널리즘'이란 관점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면 '갑갑해진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롱테일들을 '저널리즘'으로 엮으려고 하는 것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그들과 함께 하기보다는 그들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결말지어지기 십상이란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제이 로젠 교수와 와이어드의 실험은 계속 주시하고 있다. 어쩌면 새로운 온라인 시민 참여 저널리즘의 모델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기대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로젠 교수가 30여 년 전 미국에서 공공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사실도 이런 생각을 부추겨 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