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뉴스 시장을 향한 구글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 지난 주 AP통신을 비롯한 일부 언론들과 콘텐츠 계약을 맺으면서 아웃링크 일변도의 뉴스 서비스 전략에 변화를 꾀할 조짐을 보이더니, 이번엔 국내 언론사들과 본격적으로 콘텐츠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상은 조선일보 등을 중심으로 한 뉴스뱅크 회원사들. 내용은 아카이빙 구축 지원과 공동의 온라인 광고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 수익 공유 등이 골자인 것 같다.

구글의 이 같은 제안은 포털들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뉴스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 같다. 최근 포털들의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주요 언론사닷컴들의 이해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그 동안 뉴스뱅크를 중심으로 한 언론사닷컴들은 주요 포털들에 '콘텐츠 원형 유지' 등을 요구하면서 나름대로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각 사별로 생각하는 것들이 조금씩 달라 이들이 거대 포털들을 상대로 공동 전략을 제대로 펼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다소 의심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동아일보가 NHN가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각개격파'(이런 표현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로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갖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구글 변수가 생기면서 온라인 뉴스 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구글 안에만 뉴스 콘텐츠가 머물러 있도록 하진 않겠다'는 제안까지 한다고 하니,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화 발전해 나갈 지 그 귀추가 심히 주목된다.

구글의 이 같은 행보를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포털들을 무장해제하겠다'는 뜻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뭐, 그리 틀린 분석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난 구글의 이번 전략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그 동안 쉽지 않았던 한국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온라인 뉴스를 택한 것 아니냐는 게 바로 그것이다. Life is enjoy 님의 글을 보니 검색부분의 점유율은 구글이 3~5%의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네이버가 70% 이상이라고 한다.

검색 엔진의 성능 면에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구글이 왜 한국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 그건 바로 '지식인'과 뉴스 콘텐츠로 무장한 네이버라는 한국적 검색 서비스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식인 검색'에 익숙한 한국 네티즌들에게 구글은 사실 그리 위력적인 대상은 아니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한 마디. 나는 네이버 검색 보다는 구글 검색을 훨씬 선호하는 편이다.)

아마 이 대목에서 구글은 많은 연구를 한 듯하다. 한국 독자들을 유인하는 요인 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뉴스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는 말씀이다. 물론 구글이야 기본적으로 사이트 내에 가둬두는 구조는 아니니까, 포털들의 기존 뉴스 서비스와는 차별성이 있을 것은 분명하다.

어쨌든 구글로선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선 '순수 검색'으로 승부하는 것보다는 콘텐츠 제공업체와의 제휴가 더 빠른 길이라는 판단을 한 것은 아닐런지? 그렇게 함으로써 국내 시장의 양대 거목인 네이버와 다음을 약화시키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테고.

반면 그 동안 주요 언론사들을 달래느라 골머리를 썩였던 포털들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 돼 버린 느낌이다. 구글이 파격적인 제안을 한 만큼, 포털들의 말발이 약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이버와 다음이 굳게 지키고 있는 시장에 기반을 닦으려는 구글과, 10년전부터 몇 년 동안 온라인 뉴스 시장을 주도했던 화려했던 옛날로 되돌리려는 언론사닷컴의 이해관계도 상당히 맞아 떨어진다.

이제 곧 있으면 대선 정국으로 본격적으로 진입할 텐데,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는 대선보다 더 흥미진진한 한 바탕 승부가 벌어지려 하고 있다. 그 승부의 귀추가 심히 궁금하고, 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