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통신사인 AP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물론 불황 때문이다. 토머스 컬리(Thomas Curley) AP 최고경영자(CEO)는 16일(미국 현지 시간) 경영 혁신 전략을 발표하면서 불황 탈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AP통신이 제시한 전략 중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하나는 전통 매체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구글, 야후 같은 인터넷 매체(우리 기준으로는 포털?) 의존도를 높이겠다는 방안이고, 또 하나는 포털과 유사한 '패키지형 뉴스 제공'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광고 수입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인터넷 비중 확대 부문을 살펴보자. 컬리 CEO는 올해 신문, 방송사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제공료를 3천만달러 가량 인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내년에는 인하폭이 4천5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AP가 콘텐츠 제공료를 깎아준 것은 미국 언론사들의 딱한 사정을 감안한 조치다.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면서 언론산업 자체가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 입장에선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AP통신의 지난 해 매출 규모는 약 7억4천800만달러 수준. 매출 증가율은 5%였다. 하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서부터 AP통신의 고민이 시작된다. 쥐어짠다고 더 이상 돈이 나올 턱이 없는 기존 언론사들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쪽박차기 딱 알맞은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AP가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인터넷 매체들. 특히 구글, 야후, MSN 같은 대형 포털들이다. 구글과의 계약은 올해 연말 종료되기 때문에 지금쯤 재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구글과 AP는 지난 2006년 논란 끝에 한 차례 기사 제공 협약을 체결한 전력이 있다.
야후 역시 AP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 실시간 뉴스 서비스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야후는 AP 입장에선 최우량 고객으로 꼽히고 있다. 야후 역시 앞으로도 계속 구글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관심이 간 것은 '패키지형 기사' 제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AP 뿐 아니라 신문, 방송사들의 뉴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예를 들어 A국회의원의 병역비리가 드러났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AP통신이 생산한 기사 뿐 아니라,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신문사와 ABC 같은 방송사들의 기사를 패키지로 묶어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뉴스 제공 방식. 어쩐지 많이 귀에 익은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바로 포털이다.
AP통신이 패키지형 뉴스 서비스 서비스를 토대로 구글, 야후, MSN 같은 거대 포털들에 버금가는 'landing page'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방안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 아직 시스템 개발 중이라니, 실제로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AP통신의 몸부림을 보면서 '미국이나 한국이나 상황은 똑같군'이란 생각을 했다. 뉴스가 한 데 모여있는 포털에 익숙한 독자들을 잡기 위해선 그 비슷한 방식을 도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이런 서비스를 토대로 광고 수입을 올려보겠다는 것이 AP통신의 계획인 모양이다. 이렇게 될 경우 신문, 방송,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체들에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이 주 수입원이었던 AP통신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AP통신의 변신 몸부림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다.
* 이 글은 에디터&퍼블리셔 자료를 토대로 썼다. 원본 기사를 보고픈 분은 Curley: AP To Lower Newspaper Fees Again -- But Gain New Revenue from Web Sites 를 참고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