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초 쯤 나는 예전에 운영하던 블로그에 '펌글 문화에서 링크 문화로' 라는 글을 올려 놓은 적 있다. 당시 온신협이 막 시작한 '펌글 문화를 링크 문화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보면서, '의도는 모르겠지만' 취지는 좋다고 생각해 올려놨던 글이다.

오늘 레베카 블러드(R. Blood)가 니만 리포트 2003년 가을호 에 게재한 논문을 읽다가, 문득 그 글을 떠올리게 됐다. 우선 그 얘기부터 시작해 보자.

 Hypertext is fundamental to the practice of Weblogging. When bloggers refer to material that exists online, they invariably link to it. Hypertext, allows writers to summarize and contextualize complex stories with links out to numerous primary sources. Most importantly, the link provides a transparency that is impossible with paper. The link allows writers to directly reference any online resource, enabling readers to determine for themselves whether the writer has accurately represented or even understood the referenced piece. Bloggers who reference but do not link material that might, in its entirety, undermine their conclusions, are intellectually dishonest.

좀 길긴 하지만 원문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하이퍼텍스트가 블로그 활동에서는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데, 그 이유는 바로 링크에 있다는 것이 레베카 블러드의 주장이다. (사실 이런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다. 이런 틀릴 수 없는 명제는 이름 값 있는 사람 따라가게 돼 있다.)

특히 링크는 종이신문에서는 불가능했던 투명성(transparency)을 제공해 준다. 왜? 뭔가를 인용할 경우엔 반드시 링크해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대로 인용한 것인지 아닌지를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당연한 얘기이다. 지난 번에 올린 '내가 네이버 블로그를 떠난 이유' 란 글에서도 링크 얘기를 한 적 있다.

레베카 블러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뭔가를 참고해 놓고 원 글을 링크해주지 않는 블로거는 지적으로 부정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블러드의 이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종이에 글을 쓸 때는 그렇게 해 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원 자료를 보고 싶은 사람들은 직접 찾아봐야 했다. 필자들 입장에선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이 없으니까.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바로 연결해 줄 수 있는 데도, 여전히 링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기야 무차별적인 '펌질'도 적지 않은 편이니, 그나마 어디서 인용한 글이라고 밝혀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블로그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지적인 '투명성'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빌려온 아이디어나 글에는 반드시 링크를 걸어주는 센스를 발휘하자는 것이다. (물론 내가 자주 방문하는 블로그들 중에선 링크에 철저한 분들이 많다. 난 그 분들의 지적인 정직성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블로그의 성공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운동 사이에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역시 '니만 리포트 2005년 겨울호' 에 실린 Shayne Bowman & Chris Willis의 논문에 나오는 얘기다. 오픈소스란 게 바로 '소스 공개' 아닌가? 그런 점에서 '누군가의 글을 인용해 놓고 링크를 걸지 않는 사람은 지적으로 부정직하다'는 레베카 블러드의 주장은 꼭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