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아이뉴스24에 쓴 기사입니다. 충격적인 매킨토시 광고를 떠올리면서 약간 오버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23년 전인 1984년 1월 22일(미국 현지 시간). 미국 텔레비전 시청자들의 관심은 온통 이날 벌어질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중계방송에 쏠려 있었다.

플로리다 주 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18회 슈퍼볼에 초대된 팀은 LA 레이더스와 워싱턴 레드스킨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사상 처음으로 슈퍼볼에 입맞춤을 한 LA 레이더스가 아니었다.

이날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애플컴퓨터와 스티브 잡스였다. 당시 애플은 슈퍼볼 중계방송 시간에 매킨토시의 탄생을 알리는 60초 짜리 광고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 텔레비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오웰의 '1984'와 IBM PC 맘껏 조롱

미래 사회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매킨토시 광고는 충격적인 메시지와 영상으로 광고사에 길이 남을 명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애플의 광고는 굳은 표정의 시민들이 극장에 앉아 대형 스크린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극장 내부엔 숨막힐듯한 분위기마저 연출되고 있었다. 대형 스크린에선 '빅 브러더(Big Brother)'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이 때 갑작스럽게 금발의 여성이 뛰어들어온다. 그는 경찰의 제지를 뚫고 강당으로 뛰어 들어와 스크린을 향해 해머를 던졌다. 스크린이 산산조각나는 순간, 뜻 밖의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1월 24일 애플 컴퓨터가 매킨토시를 소개합니다. 여러분들은 현실의 1984년이 어떻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처럼 되지 않을 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매킨토시의 등장을 알리기 위해 조지 오웰의 '1984'를 비틀었다. 물론 '빅브라더'로 묘사된 것은 당시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빅블루' IBM의 PC였다.

애플은 당돌하게도 매킨토시를 앞세워 IBM PC 시대를 끝장내겠다고 선언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 방송된 뒤 엄청난 성공

애플이란 회사를 전 세계에 알린 매킨토시 광고가 슈퍼볼 중계방송 전파를 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치아트 데이(Chiat/Day)가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란 슬로건과 함께 기본 컨셉트를 잡은 이 광고는 애플 컨퍼런스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애플 이사진들은 슈퍼볼 광고 금지령을 내려버렸다. 자칫하면 1980년대 최고 명작 광고로 꼽히는 매킨토시 광고가 그냥 조용히 사라져버릴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 때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이 분연히 일어섰다. 그는 이사회가 금지하면 자비로라도 슈퍼볼 중계방송 때 매킨토시 광고를 하겠다고 맞섰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방송된 이 광고는 당시 46.4%란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매킨토시란 새로운 제품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23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회사명에서 컴퓨터란 단어를 떼어내 버리면서 "더 이상 컴퓨터 업체로 보지 말아달라"고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애플이 던진 메시지는 강한 울림을 남기면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